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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무명의 백성이 쓰는 이번 랭킹 전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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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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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훨씬 후에 입덕한 아기백성들이 물어오면 어떡하냐고요 

얘들아 23년도 가을 겨울에 어땠어? 

그리고 백성들의 한짤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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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023 시즌 겪은 걸로 멘탈이 단련됐다고 믿었던 어리석은 나

이제 웬만한 일은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착각했던 나 

피겨의 신이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는 줄도 모르고 

https://x.com/CHOONSAM__27/status/1642946529022599168

 

 

준환이 선수 인생에 이렇게 굴곡들이 많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쉽게 풀린 시즌은 단 하나도 없고 이쯤 되면 피겨신이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거 아님??????
https://x.com/kmuknow/status/1717115257481552327

 

 

하지만 그프 시즌에 일어난 시련을 통해 원덬도 드디어 깨달은 것이 하나 있었으니... 

어그로들아 너희가 팀코에게 무슨 영향을 끼칠 수 있겠니 걔들 국대 경력 다 합치면 불혹의 나이도 넘어갈 텐데 인생 반평생을 국대 달고 살 만큼 강한 준환이와 팀코 털끝 하나 건드릴 수 있겠냐 이런 인간들 말에 에너지를 쓰는 일은 진짜 인생을 낭비하는 일이다 미간에 주름이 잡히는 것조차 아까움 내 미간이 걔들 1000000명보다 더 소중함 앞으로 무슨 지뢰를 밟아도 유튜브에서 정신머리 나간 댓글을 실수로 보게 된다 해도 언제나 '하지만 상원아...!'를 마음에 품고 덕질할 것을 결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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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라진 멘탈에도 불구하고 준환이의 쾌유를 기원하는 전세계 피겨팬들과 궁궐에 있는 백성들 때문에 간신히 사람꼴은 하고 있었던 원덬 

랭킹을 앞두고 준환이 부상이 아직도 좋은 상태가 아니라는 기사가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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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형 원덬이 진짜 이 질문 하나로 사람 유형 구분 가능하다고 생각함 

이런 상황에서 랭킹 실시간으로 볼 용기 있음ㅠㅠ? 

https://x.com/dagam_pk/status/1718832261251174691

 

 

 

랭킹 직관을 준비하는 나의 마음가짐

: 쌉소리하는 인간들이 눈에 뜨이면 그 자리에서 즉결처형 예정 

어그로들 밤길 조심해라 낮길도 조심해라 무협지에 나오는 악인 엑스트라 1이 돼서 생을 마감하는 수가 있어 

https://x.com/Dangerplanet/status/1719672710643712433

 

 

 

랭킹을 준비하는 백성들과 준환이 팬들의 마음가짐 

: 우리 사랑이 다친 너를 지키는 방패가 될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고 믿고 가야지 그렇다고 생각해야지

아니라면 어떻게 준환이를 얼음 위로 혼자 내보낼 수가 있을까 

https://x.com/dasan_books/status/1731554030500065541

 

 

그 차준환인데 잘할 거야 걱정하지 마

라고 생판 남은 말할 수 있겠지 그렇지만 우리는 팬이란 말이다 

사랑해서 가슴이 아플 정도로 걱정할 수밖에 없는 백성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더라도 

단 하나만 건진다는 마음으로 

곁에 있어주겠다는 다짐 하나를 지키기 위해 

대회 전부터 강해지려고 애쓰고 밥 잘 먹겠다고 약속하고 

랭킹 때문에 일정 조절하고 일 몰아서 하고 무리해서 상경하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스캐 이후부터 랭킹 이전까지 궁궐... 복습할 때마다 눈물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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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은 못 보고 쇼트부터 보러 간 나... 저어어어어기 위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속이 타들어감 

아무 것도 못 먹고 못 마시고 불안초조강박 증세에 시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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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날 프리날 아침에 이런 노래만 30번 듣고 갔는데 안 듣는 것보단 나았던 듯^^!
https://x.com/vvvewww/status/1732275006493884768

 

 

 

사진이랑 영상 찍는 능력이 1도 없어서 쌩눈으로만 봤고 너무 긴장하면서 덜덜 떤 나머지 기억이 싹 다 사라져서 그럴 듯한 후기를 남길 재간이 없음 무슨 점프나 스텝 어디가 좋았다 같은 말도 못 쓰겠음 너무 떨어서 옆에 있는 분이 팔 잡아주셨다고ㅠㅠ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남들 눈치를 하도 많이 보는 타입이라 어떤 공간이나 집단 안에 있을 때 분위기 변화에 극도로 예민한 편인데 그래서 경기가 끝났을 때 내가 몸으로 느낀 사람들의 그 비언어적인 분위기만 또렷하게 생각남

 

쇼트를 마쳤을 때는 어떻게든 오늘을 넘겼다는 안도의 한숨소리가 컸고 프리가 끝났을 때... 그때는ㅠㅠ

그 커다란 박수소리와 환호에도 불구하고 들리지 뭐야... 이를 악물고 입술을 깨물면서 흐느낌을 간신히 참는 소리가ㅠㅠㅠㅠㅠㅠㅠ 흡, 하고 숨을 들이쉰 다음 저 멀리 있는 준환이한테 우는 대신 웃어보이려고 애쓰는 그 마음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 극장에 있으면 모두가 같은 타이밍에 웃고 울 때도 거의 다들 같은 타이밍에서 휴지 꺼내서 눈물 닦고 그러는 일체화된 경험들을 하는 것처럼 그것보다 한 15000배 정도 되는 크기로 여기 있는 사람들이 지금 전부 다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게 와닿았어... 느껴지는 거 있지 다들 여기에 각오 단단히 하고 온 거야 무슨 일이 일어나도 피하지 않고 보겠다는 생각으로... 이미 연습 영상과 직캠들을 통해서 준환이 상태가 진짜 안 좋다는 걸 다 아는데도 왔음... 나는 준환이가 그 시간 그 자리에서 거기 있던 사람들 사랑을 한 톨도 남김없이 받아갔다고 믿고있음 절대로 모를 수가 없었다니까 태어나서 처음 준환이를 본 사람이 있다고 해도 알아챘을걸 여기 있는 사람들은 저 선수를 정말 많이 좋아한다고 

 

그날 함께 있었던 사람들이 공유했을지도 모르는 마음

https://x.com/songoffeather/status/1629060863960424448

 

 

이건 자의식 과잉 따위가 아님 우리는 실질적으로 준환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음 내가 뭐라고 누구를 지킬 수 있겠어 그 자리에 그걸 모르고 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응원이라면 그것만은 반드시 해주겠다는 애정을 품은 이들이 거기 서 있었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손으로 만질 수도 없지만 바로 그래서 더 강하게 느껴짐... 결계와도 같은 보호막을 치고 있던 사랑들 

 

 

랭킹 시상식을 지켜볼 때는 문득 이런 마음이 들어서 울 뻔했음
본인을 본딴 스핀이 새겨진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서(시상식 볼 때는 몰랐던 사실) 준환이가 어떤 고생을 했고 그걸 지켜보면서 우리는 또 어느 정도로 마음고생을 했느냔 말이야... 그런데 그 괴로움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이 순간을 마음저리도록 그리워할 거라는 예감이 들면서 눈물이 
https://x.com/pringopring/status/1713199276602339828


 

 

 

춥고 배고프고 낡고 지친... 거의 상거지 꼴로 귀가하면서도 내 발걸음은 위풍당당했다 

왜요? 제가 랭킹 우승한 짱강아지 팬처럼 보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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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고뇌를 혼자 짊어지고 나갔다가

개선장군이 되어 돌아온 나를 본 가족들 

: 준환이가 우승했지 네가 우승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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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에게 썰 푸는 나 

: 아니 글쎄 우리랑 준환이가 서로를...! 어디 가?

현장에 있었던 내 말을 못 믿는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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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 우리 짱강아지 

장하다 우리 팬들

장하다 나 자신 서서 박수친 거 말곤 아무 것도 안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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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힘든 일이 있었을 때 오래된 덬들은 어떻게 버텼냐고 아기백성이 물어본다면

궁궐이 있었으니까 살았지 뭐... 
https://x.com/eomju_/status/1732919102291996683

 

 

스캐 이후 까딱 잘못하면 이 상태로 몇 개월 보낼 뻔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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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류애는 오로지 백성들 때문에 유지 중임... 

백성들이 나한테 어떤 사람인가를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거기 있어주기만 하면 그걸로 다 된 거다 
https://x.com/bad_orchestra/status/1718439785071857855

 

 

 

덕질에도 벗이 있고 적이 있지 않겠어? 언젠가 우리가 백 년 뒤(까지 살아있겠지 의학 발전이 그쯤은 해내리라 믿는다 그래서 준환이가 한 40년 더 선수생활 할 수 있기를)에 지금 덕질을 떠올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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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덬 약 280세)

 

 

나는 적보다 벗이 훨씬 더 많았다고 추억할 거야 그건 전부 백성들이 있어서다 

백성들도 외롭게 덕질하지는 않았다고 기억할 거라고 다들 약속해(강제적 협박)

 

 

 

 

 

 

 

 

 

후기의 후기 

개쫄보 극회피성향 소심함의 극치 쓰리쿠션인 원덬은 어떻게 부상 중인 최애 직관을 다녀올 수 있었나 

인간이란 스트레스가 한계치를 뚫어버리면 미친 짓을 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른 후유증으로 1주일 넘게 고생함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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