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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에 대해서 쓴 글인데 사실 이게 아니고 틀리면 어떡하지 불안 증상에 시달리는 중
틀린 얘기면 반드시 사방에서 지적 바람
이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걸 다들 염두에 두고 읽어주면 고맙겠어용
시작부터 틀릴 수도 있단 쿠션을 몇 개 까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번 준환이 프리 배트맨에서 제일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
pivot
1. (회전하는 물체의 균형을 잡아 주는) 중심점, 축
2. (가장 중요한) 중심(축), 핵심
3.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다[돌다], 회전시키다[돌리다]
리듬체조의 피봇
피겨팬들 눈에는 백 번을 봐도 스핀으로밖에 보이지 않지만 리체 용어로는 한 발을 축으로 삼아 회전하는 피봇이라고 부름
https://x.com/mj_teadrinker/status/1422530278388473860
https://x.com/dalspiral/status/432567942350254080
발레의 pirouette(회전, 소용돌이)
제자리에서 한발을 축으로 하여 돌다
피겨 룰북에서도 아예 Solo Spin(Pirouette)이라고 되어 있으니 스핀의 유래는 피루엣이 분명함
사교댄스에도 있는 피봇
부드럽게 빙그르르 턴
제일 중요한 건 매끄러운 회전을 위해 중심을 잡아주는 축, 무게를 지탱하는 발
상체 신경쓰기 전에 발부터 잘 써야 한다는 말 진짜 댄스 발레 피겨 어디를 가도 나오는 명언ㅋㅋㅋㅋㅋ
농구에도 있음 피봇 플레이라고 부름
한 발을 축으로 방향전환하면서 상대편 수비수를 제치는 기술
한 발은 붙이고 다른 발을 돌려가면서 방향을 바꿈
센터나 포워드가 상대 수비수와 등진 상태에서 죄우로 방향을 틀며 한발을 내딛는 동시에 슛을 던지거나 패스를 하는 공격 형태
피봇은 롤러 스케이트에도 아이스하키에도 심지어 엑셀에도 있음 피벗 테이블이 바로 그거
야심찬 설명을 하고 싶었지만 이미 체력이 소진된 관계로 넘어간다 어쨌든 중요한 건 기준이나 핵심을 담당하는 축이 있다는 것
다시 피겨 스케이팅에서의 피봇
한쪽 발, 한쪽 토를 중심축으로 삼은 다음 다른 쪽 블레이드로 도는 동작
아래는 차례대로 인사이드-아웃사이드 피봇, 축이 되는 발 말고 다른 발 엣지가 안쪽이냐 바깥쪽이냐를 보면 됨
페어팀의 데스 스파이럴
남자 선수가 하는 동작이 피봇
https://x.com/charmin21/status/1646775191945756673
https://x.com/Stsquence/status/1611237092549627905
다들 솔직히 털어놓자 데스 스파이럴 볼 때마다 컴퍼스로 원 그리는 거랑 똑같다고 생각했지
피봇도 똑같음 선수가 토 픽으로 위치 잡고 엣지로 원을 그리는 기술이 피봇이니까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데스 스파이럴은 원을 2개 그리는 기술이라고 봐도 되려나
컴퍼스에 바늘이 있는 것처럼 스케이트화에도 톱니바퀴 모양으로 만들어진 토 픽(Toe Pick)이 있음
토 점프인 토룹, 플립, 러츠+플라잉 카멜 스핀 때 얼음을 콕 찍는 부분
그리고 점프 착지할 때도 블레이드보다 빙판에 먼저 닿아 착지 흐름을 제어할 수 있도록 도움
토 픽을 빙면에 콕 찍어서 고정시키는 지점을 피봇 포인트라고 부름
그 피봇 포인트를 중심점으로 삼아서 회전이동하는 동작이 피봇
남자 선수의 토 픽이 못 박힌 것처럼 고정되어 있음
제이슨 브라운 선수의 피봇 시범
스플릿 점프-팬 스파이럴-피봇
https://www.facebook.com/watch/?v=155245326490424
발레~피겨~리체에 많은 회전 동작이 있는 건 사람들이 '아름답게 빙글빙글 도는 행위'에 대해 갖고 있는 환상 같은 게 커서라고 생각함
피겨만 해도 그와 관련된 중요한 기술이 몇 개나 있음
1. 공중에서 선회하는 점프
2. 제자리에서 팽이처럼 도는 스핀
3. 스핀과 달리 이동하는 매력이 있는 트위즐
4. 피봇 ^^;
모르는 사람 눈에는 스핀, 트위즐, 피봇이 모두 거기서 거기 같아 보이겠지만 다른 둘과 피봇의 차이점은 역시
피봇은 두 발을 다 쓰는 요소이기 때문에 양쪽 발이 모두 얼음에 닿아있어야 한다는 거(스핀도 투풋 스핀 있지만;;)
순서대로 스핀-트위즐-피봇
피봇은 스핀, 트위즐과 다르게 빙판에서 떨어진 프리 레그 free leg가 없음(프리 레그의 반대말은 스케이팅 레그 skating leg)
점프 착지와 스핀에서 프리 레그를 어떻게 처리하는가 하는 부분도 선수의 신체 컨트롤 능력 및 표현력을 판단하는 요소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어
준환이로 보는 스핀-트위즐-피봇
트위즐은 금방 알아볼 것 같고
아주 짧은 피봇이 어디에 들어갔는지 찾아보세요
이 피봇이 본격적으로 쓰인 예시 하나
스파이럴로 비행을 묘사한 후 6초부터 이어지는 피봇을 통해 백조가 천천히 날갯짓을 멈추는 듯한 감각을 선사함
어려운 스파이럴 포지션을 계속 유지하지 않고 피봇으로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스파이럴이 주는 분위기를 이어서 잘 살릴 수 있음
스핀에서 피봇으로 넘어가는 것도 보기를 추천
https://x.com/04ho23/status/1355717839689142272
그리고 의외로 경기 오프닝에서 많이 쓰는 기술이기도 함
https://x.com/baosadas/status/1555977982648279042
https://x.com/mavhanna/status/1677430895538585601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감성적이고 얼음 위라서 더 예쁘게 보이는 동작임에도 불구하고
다들 이 기술명을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이유는
1. 페어 경기가 아닌 한 해설에서도 많이 언급하지 않음
2. 안무의 일부로 눈에 띄지 않게 녹아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굳이 이거 하나만 단독으로 집어 말하기가 좀 뭐한
3. 의외로 이게 잘 보일 때는 점프와 스핀의 마무리 트랜지션으로 쓰이는 경우인데, 마치 앞에 한 기술의 일부처럼 너무 자연스러워서 그냥 오 방금 그거 예뻤다~ 하고 지나가기 쉬움 하지만 아련한 여운은 오래 남지 그게 피봇의 매력 아닐까 함 물론 날카롭고 공격적인 표현도 가능
배트맨 피봇은 선공개부터 반응 좋았지
일반적으로 하는 피봇보다 몸을 깊숙히 숙여서 드라마틱하고
하이드로 블레이딩을 떠올리게 만들 정도로 선수가 원을 크게 그리는 느낌이 들어서 더 좋은 것 같음 온몸을 다 쓰잖아
보통의 피봇보다 동작을 크게 하고 엣지를 깊게 쓸 수밖에 없는 이유
1. 연기하는 캐릭터가 히어로 배트맨임
2. 날개를 연상시키는 망토를 휘감고 있음 바람에 크게 펄럭이는 망토가 안무의 중요 상징 중 하나임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날개와 망토를 눈에 보이는 것처럼 형상화하는 것도 이번 시즌 준환이가 해내야 할 과제
https://x.com/chacha_2127/status/1708318119150887174
https://x.com/luvthisport/status/1708203764581278034
https://x.com/jhc1021_/status/1709920902425763866
https://x.com/1by1_jun/status/1708068504476471544
3. 다른 동작들도 1과 2에 맞게 몸 전체를 던지는 듯 짜여있음 갈라 버전 로줄보다 더 강렬한 런지... 4-3 뛰면서 이런 걸 해야 하다니 차준환 체력 ㅎㅇㅌ
경기 2개밖에 안 치렀는데 벌써부터 명작 사진들이 쏟아짐
네펠라 프리 사진 뜨자마자 기립박수침 이목구비 하나 안 보이는데도 이것이야말로 폭룡적 아름다움이라 할 만하다
엣지 깊이 무슨 일인데... 이 자세 어떻게 컨트롤하는 건데
이런 포즈를 아름답다고 느끼게 만드는 차준환 진짜 너무 대단함...
그러나 무게중심이 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 궁금하단 이유로 따라하다간 극한의 고통만을 맛보게 될 것임
죽무와 흑조에 이어 돌아온 '새'
박쥐는 포유류 아니냐고 산통깨지 맙시다 시적 허용 부탁함
카메라들이 잘 잡아주길 빌며
그프에 포진하고 계시는 수많은 금손 찍사분들도 믿습니다
실컷 써놓고 무책임하게 이런 말하면 어떡하라고 싶겠지만
원덬이가 잘못 알았을 가능성도 항상 염두에 둬주세요...
잘 아는 사람이면 댓글로든 뭐든 정정할 사항 꼭 알려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