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신데렐라 동화에 나오는 왕자는 신부를 찾기 위한 무도회에서 처음 등장하기 때문에 좀 더 성숙한 남자가 떠오르지만

당시 준환이 나이를 생각해보면 더프린스 프로그램이 표현하고자 했던 건 처음 사교계에 데뷔하는 열여섯~열아홉 즈음의 사랑스러운 소년 왕자님

잘 웃고 다정다감한, 해사한 얼굴을 가진 섬세한 막내 왕자님 

손 위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유리구두, 머리 위에는 무거운 보석 왕관이 아니라 들꽃으로 엮은 화관을 씌워주고 싶은 

왕관을 쓰지도 않았고 긴 망토를 걸친 차림도 아닌데 그냥 봐도 왕자님이라는 걸 알아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단 말이야ㅋㅋㅋㅋㅋㅋㅋ
품위 있는 블랙 셔츠, 시스루 위를 장식한 같은 색 레이스, 조명을 받으면 은빛으로 반짝이는 비즈들 

늘 착용하던 목걸이를 하지 않아서 더 말갛고 단정해보이는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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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흐르면 

춤추는 왕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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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함께 손을 잡고 빙그르르 도는 왈츠를 연상시키는 레이백 스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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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시 종이 쳤을 때 신데렐라 아닌 왕자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상상해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 

이건 어디까지나 신데렐라만의 이야기지 왕자는 그냥 막연한 대상에 불과함 그런데 준환이를 보면 무도회에 들어선 왕자, 12번 울리는 종소리, 눈앞에서 사라지는 소녀, 딱 하나 남겨진 유리구두가 선명히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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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즌에 한 프리 프로그램 로미오와 줄리엣 

원작의 중세풍이 아니라 각색된 현대판 느낌으로 의상의 메인 컬러는 제비꽃 같은 보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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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 바이올렛, 라일락, 라벤더 모두 사춘기~청년 시기의 우울과 불안을 나타내기에 적합한 색상이고 

오랫동안 상류층만 독점해왔던 고상한 보랏빛으로 로미오의 높은 신분을 표현함 

빨강과 파랑이 섞여있으니 뜨거우면서 서늘하고, 신비롭고 나른하면서도 매혹적이고 

<소나기>에서 보듯 죽음으로 끝날 사랑의 비극을 암시하는 역할도 겸하고 있음 

결국 독을 삼키는 로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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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환이가 차준환 자신으로 있을 때는 이런 눈빛이지만

연기를 시작하면 상당히 무모하고 불안정하다 못해 광기까지 넘치는 로미오가 됨 

아름다운 베로나(la belle Vérone)에서 가장 아름다운 귀공자 그러나 파멸로 치닫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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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편

영화가 아니라 원작 속 섬약한 느낌이 좀 더 살아난 로미오 

조명과 하얀 의상 때문에 발레 <지젤>에 나오는 희미한 유령처럼 보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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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을 다 바쳐 온몸으로 줄리엣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로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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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은 영국 작가 셰익스피어가 이탈리아 베로나를 배경으로 쓴 희곡인데 

1996년판 영화는 미국에서 찍었고 준환이가 연기한 로미오는 왠지 프랑스적인 자유분방함이 느껴짐 

그런데 아이스쇼 버전 로줄 갈라는 똑같은 이탈리아라도 베로나보다는 꽃의 도시 피렌체에서 나고 자란 로미오 같음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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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알지 '디저트 가게에서 파는 꽃잎사탕이 주식일 것처럼 생긴' 그런 느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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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별과 함께 태어난 이 소년은(Boy with a Star) 아무래도 물의 도시 베네치아 출신인 듯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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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프린스는 동화, 로미오는 풋풋하고 미성숙한 로맨스 장르의 주인공 

청년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어리고 소년이라고 하기에는 아이 티를 많이 벗어 곧 성인이 될 나이, 딱 그 시기에만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어서 좋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