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변요한은 어디서부터 읽어야 좋을지 모르는 책 같다. 동시에 어디서부터 읽어도 좋을 책이기도 하다. 탄생부터 한 장 한 장 넘어가는 연대기적 전개와 성장의 서사 혹은 장르적 구분이 적용되지 않는 이 묘한 배우는 기승전결을 깨고 등장부터 '절정'을 보여주기도 했고 여전히 '발단'의 단계에서 관객들과 밀고 당기는 중이기도 하다.
한예종 연극원 시절부터 크고 작은 작품을 통해 그를 쭉 지켜보아왔던 관객들에게 변요한은 거대한 의문부호였을 것이다. 양과 음, 서툼과 노련함, 정의와 비열함의 챕터 어디에도 쉽게 속하려 들지 않는 그는 그래서 쉽사리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대상이다. (중략)
하지만 직업인으로서의 배우 변요한은 한결같다. "역시 현장이지 말입니다"를 외치던 <미생>의 한석율처럼 그는 천 번의 머릿속 시물레이션보다 끊임없이 돌아가는 다채로운 현장의 카메라 앞에서 현재의 자신을 확인하는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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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모 모음짤이랑 같이 보니 매우 좋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