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감독님이 소속된 한국영화아카데미는 어떠한 방식으로 미래의 영화감독을 배출해내는지 궁금합니다. 또, 이번 영화를 만들기 위해 거쳤던 ‘장편제작연구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궁금합니다.
A: 한국영화아카데미에 입학하면 1년간의 정규 교육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 기간 동안 실기 위주로 실습작품, 단편영화 촬영 등을 하게 됩니다. 1년이 끝나면 졸업생들 중 장편제작연구과정에 진입할 사람을 선발해요. ‘트리트먼트(시놉시스보다 구체적인 장편 시나리오)’를 제출하면 검토 후 1년에 3-4명이 선발되고, 선발된 사람들은 1년 동안 한 편의 장편 영화를 준비하고 겨울에 촬영해서 개봉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Q: 말씀을 들어보니 감독님 본인의 성향이나 평소 느끼신 것들을 <들개>속에 많이 녹여내려고 하신 것 같은데요. 작품 속에서 특별히 애착이 가는 장면이 있을 것 같습니다.
A: 두 가지가 있습니다. 내용 면에서 좋아하는 장면과 내용과 상관없이 좋아하는 장면인데요. 먼저 내용 면에서 좋아하는 장면은 주인공이 담당 교수를 살해하려고 쫓아가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상황이 급격하게 전환되는 장면입니다. 또 내용과 상관없이 제가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장면은 영화 속 가장 마지막 컷인 ‘지하철 씬’입니다.
Q: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은 어떻게 함께 일하게 된 건가요?
A: 제가 직접 섭외를 했습니다. 다른 영화에서 봤던 배우들과 직접 접촉하여 출연 의사를 타진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변요한 분)은 어떤 분께 추천을 받고 오디션을 거쳐 주인공으로 최종 발탁했습니다. 아, 등장인물 중에 서울대 경영학과 06학번 이시원 씨도 있네요. 학창시절 연극동아리에서 만났던 친구인데 이번 작품에 출연해주었습니다.
Q: 서울대에 입학해야겠다는 생각은 종교와도 같았다고 말씀하셨는데, 그토록 서울대에 입학하고 싶어 했던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저는 전형적인 ‘강남 아이’였습니다. 부모님을 포함해서 주위 많은 사람들이 서울대학교 출신이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서울대에 입학해야 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던 것 같네요.
Q: 그럼 실제로 입학해서 겪어 본 서울대에서의 생활은 만족스러우셨나요?
A: 서울대학교에 진학하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이미 입학을 한 순간 제 목표는 달성된 거였어요. 입학 후의 생활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입학해서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열심히 놀았을 뿐, 열심히 해서 많은 돈을 벌겠다는 식의 목표는 없었습니다.
Q: 비록 ‘놀았다’고 표현하셨지만, 감독님께서는 대학생활을 하면서 본인이 진정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저희와 같은 이 시대 젊은이들은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을 찾기보다는 주위 시선에 얽매여‘남들이 보기에 번듯한’ 일을 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감독님께서도 이러한 현실을 영화 속 ‘정구’의 모습을 통해 그려내고자 하셨던 것 같은데요. 끝으로 인생 선배이자 학교 선배로서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20대 청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어떤 일을 해야 즐거움을 느끼고,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지는 20대 때 경험을 통해 알아나가야 해요. 자신만의 길을 찾지 못하면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기 힘듭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을 가져도 본인이 행복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는 게 아닐까요. ‘스스로에게 솔직해져라.’ 이것이 제가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입니다.
역시 효민이랑 정구는 감독님의 두 자아였어
http://cba.snu.ac.kr/ko/pr-resources?mode=view&listtype=L&bbsidx=74170&cateidx=&stype=&sword=&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