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 박은빈 "애매한 재능은 비극…연기 재능있나 고민했었죠" [인터뷰①]
박은빈의 디테일한 연기는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취업이 어려워 장래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는 20대 중후반, 예체능계 학생 그리고 그 나이를 지나온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가혹한 현실에 상처 받아 눈빛이 흔들려도 이내 중심을 잡고 잔잔히 자신의 방향을 찾아가는 채송아는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다.
박은빈은 채송아와 싱크로율에 대해 “채송아가 가지고 있는 기운, 성격이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있다. 나도 남의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하고, 친구들도 내게 상담 많이 한다. 누군가에게 청자가 되어주는 것이 살면서 중요한 역할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나 채송아나 들어주는 걸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채송아가 페이지 터너로서 페이지를 넘겨주는 것에 되게 의미가 있다라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 작가, 감독님 만났을 때 뒤로 갈수록 인물들의 페이지 넘겨주는 게 채송아고, 채송아가 주인공으로 유의미한 존재라고 말씀을 하셨다. 페이지 터닝을 하는 게 그런 의미가 있겠다 싶었고, 페이지 터너로서 역할을 시시때때로 상기시키면서 연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박은빈은 이런 ‘재능’에 대해 “‘애매한 재능은 비극’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쪽에 마음이 가더라. 애매한 건 내세울 만큼 잘하는 것도 포기할 만큼 못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스스로 확신을 얻기에 어렵게 선택지를 주는 게 애매한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지점에 있어서는 사람을 시험에 들게 하는 부분이다. 결론은 박준영과 채송아 입장 모두에 공감을 했다”며 “‘애매한 재능은 비극’이라고 말해준 건 음악을 하는 친오빠다. 나로 대입해서 본다면 ‘재능이 있나’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나보다 재능이 넘치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기질적으로 보면 그렇게 나서는 성격이 아니었고, 누군가의 눈에 확 띄게끔 표현하는 스타일도 아니어서 내 적성이 이 일에 맞나 싶기도 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재능은 무엇일까 생각을 많이 했다. 일단은 지금까지 지치지 않고 버티면서 연기를 했던 걸 보면 내게는 인내심이라는 재능이 있는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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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 박은빈 "진입장벽 높지 않게 열려 있는 드라마" [인터뷰②]
먼저 박은빈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브람스’에 대해 “클래식을 라이트하게 좋아하긴 했지만 브람스라는 사람은 잘 몰랐다. 드라마를 하게 되면서, 브람스 곡을 하게 되면서 브람스라는 사람에 대해 알게 됐다. 결혼도 아니고, 평생을 클라라라는 사람을 짝사랑하면서 살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순애보 가득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한결 같이 순수한 열정을 간직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내가 좋아하는 이상향 같은 사람이었다. 평생을 바쳐서 무엇을 열망하고, 충분히 마음으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박은빈은 “채송아는 과거보다 현재를 충실하게 사는 사람이다. 감정에 대해서도 자각이 빠른데, 나의 현재 상태를 언제든 잘 체크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10년 동안 좋아했다라고 생각한 윤동윤(이유진)과 사랑도 그래서 빠르게 정리할 수 있었고, 나아가 박준영(김민재)에게 마음이 쏠린 것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사랑하는 음악을 통해 그동안 받아본 적 있나 싶었던 위로를 대신 전해줬다라는 게 채송아가 박준영에게 스며든 계기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은빈은 “실제로 설렜던 적은 많이 없다. 캐릭터와 나의 삶을 분리해서 하고 있기에 실제로 설렐 일이 많이 없다. 내가 심장이 강인한 편인가 보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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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 박은빈 "내년이면 서른, 큰 압박감은 없어요" [인터뷰③]
박은빈은 이러한 ‘열일 행보’에 대해 “일을 할 때는 정말 최선을 다해서 하지만, 일을 하지 않을 때는 특별한 취미를 하는 게 없다. 온전히 이불 속에서 아무 것도 안하는 게 내 생활 패턴이다. 열심히 일했으니 휴식을 취해야 한다라는 강박은 없다”고 말했다.
열일 속에 필모그래피를 빼곡하게 채운 박은빈은 이제 두 달 후면 서른살이 된다.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기에 남다른 감회가 있을 수도 있지만 박은빈은 “‘언제 서른?’이라는 느낌이긴 하다. 어쩌다 보니 나이를 크게 연연해하지 않으며 살긴 했는데, 특별하게도 29살의 캐릭터를 이야기하다보니 곧 서른이라고 동네방네 이야기하고 다닌 것 같다. 하지만 앞자리 바뀌는 것에 대한 압박감은 없다. 서른살이 되고, 30대 되면 어떤 목표를 이뤄야겠다고 설정한 건 없다. 작품 하나씩 잘 끝내는 게 내 목표다”고 이야기했다.
열심히 달리고 있는 박은빈. 그는 자신의 인생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마지막회 부제 ‘크레센도’처럼 되길 바라고 있다. ‘크레센도’는 ‘점점 세게’를 뜻하는 음악 용어다.
마지막회 부제가 ‘크레센도’가 될 것이라고 류보리 작가에게 귀띔을 받았다는 박은빈은 “처음에 작가님이 ‘크레센도’를 이야기해주시면서 ‘지금이 가장 작은 상태인데 커질 일만 남아있다’면서 마지막회 부제가 ‘크레센도’가 될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작가님이 스포일러를 해주신 셈인데, 그 마음을 갖고 ‘채송아는 행복해질거야’라며 나를 북돋았다. 크레센도라는 말이 뭔들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다라는 뜻 같은데, 채송아 뿐만 아니라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 내 인생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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