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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재능에 눌린 채송아를 위한 나의 작은 공감... [리뷰북동의][수정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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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30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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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재능으로 판이 갈리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송아를 보고 있으면 더 냉정하게 보게 되고 답답하면서도 

한 편으로 너무 이해가 돼서 탈임.


실력은 갈고닦으면 어느 정도 반열에 오르지만

재능은 타고나야 함. 이건 어쩔 수가 없더라.

나도 좋아해서 일을 시작하고 직업을 삼았지만

재능 때문에 밤을 지새우며 우는 날이 많았음.

그래서 하루에도 수십 번 그만둬야 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결국에 그 좋아한다는 마음 때문에 놓을 수가 없었어.


송아도 그래 보였어. 

분명 아니라는 거,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다는 거, 본인이 제일 잘 알 거임.

근데 너무 좋아하니까 놓을 수가 없는 거야.


좋아하는 마음은 모든 걸 이겨버리는 힘을 가지고 있어서

최고의 선택이 뭔지 머리로는 아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만 하게 만들어.

남들이 볼 때는 답답하지.

잘하는 게 있는데 왜 굳이 마음고생하면서 그러고 있어, 하며. 마치 송아네 가족처럼.


근데 내가 이걸 하면서 상처를 99개를 받아도 행복한 1개가 너무 간절하고 달콤해.

송아도 칭찬 하나에 어쩔 줄 몰라 하잖아.

그게 영혼이 있고 없고는 중요하지 않아.

일희일비하고 싶지 않아도 어중간한 재능러, 올라갈 곳이 없어 보이는 재능러에게는

그게 독이 든 성배라도 계속 마시고 싶어져.


그냥 칭찬이라는 의미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봐, 나 인정받았잖아, 나 계속해도 되잖아, 나 너무 밑바닥은 아닌 거잖아,

라는 위로가 되고 혹은 합리화가 돼.


비교하지 않고 싶지만 재능은 참 무서워서 늘 시험대에 날 올려.

그리고 원하지 않는 비교를 당하며, 비교가 아닌 상황에도 자격지심이 생기곤 해.

저 사람도 분명 노력한 시간이 있을 거 아는데, 그럼 난 뭐 노력 안 했나?

근데 저 사람은 저만큼이고 나는 이렇네.

어쩔 수 없이 자존심도 자존감도 모두 바닥으로 떨어져.

주변에서 아무리 아니라고 말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아.

왜? 내 기준치가 있으니까.

그게 안 되니까 나만 미치고 나만 나만 나만….


근데 노력에도 머리가 필요하다는 걸 재능에 부딪치면서 알았어.

송아를 보면 연습하는 방법을 몰라. 실력을 늘리는 방법을 몰라.

그냥 무작정 연습만 해. 누군가에게 평가받기보다는 방구석에 박혀 혼자만 해.

좋아하는 마음만으론 프로 세계에선 아무것도 가져다주지 않아.

차라리 더 비교당해서 깨져서 내가 뭐가 잘못된 건지 알든, 선생님을 더 알아보든 해야 해.

그런 많은 것들도 노력이라는 말이야.


하고 싶어서 대학원에 가는 걸 덥석 잡았지만 말이야.

난 송아가 더 똑바로 직시하고 욕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

바른 욕심이 송아에게는 필요해.

내가 탑클래스 못 될 거 인정하고, 쿨하게 내 갈 길 갈 수 있는 재능을 아껴줘야 해.

그렇게 내가 날 똑바로 봐줘야 해.


사실 이건 송아에게만 하는 말이 아니라 나한테도 하는 말일지도 몰라.

그리고 이걸 보는 어떤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릴 말일지도 모르지.


어차피 재능으로 상처받을 거, 거하게 넘어지고 시원하게 울고 툭툭 털고 걸어가자.



아, 그래도 난 송아가 부러워.

좋아하는 마음이 여전히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난다는 거.

그것도 재능이야.


이것 봐 송아야, 누군가는 늘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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