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번역은 원문을 거의 직역하듯이 살려서 번역해서 처음엔 오오 하다가 나중가니까 점점 안읽혀서 읽다말았었고
천병희 번역은 훨씬 읽기 편하게 시보다는 산문에 가깝게 풀어서 한 번역이다보니 그냥 소설책 읽듯 되게 몰입해서 읽었고, 끝까지 다 읽은 기억이 있음
이거 두개는 몇년전에 취준할때 봤어...시간빌게이츠시절에...
이번에 읽은 박문재 번역은 개인적으로는 천병희판보다 더 쉽게 풀어 쓴 번역이라고 생각해
시각자료가 많아서 그것도 (호불호 갈리겠지만) 오디세이를 처음 읽어보는 사람이라면 흥미로울만한 요소일 것 같달까...? 개인적으로는 그림 들어있는거 좋았음
그리고 오디세이아는 주석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책인데, 굳이 뒤로 넘겨볼 필요 없이 페이지 바로 하단에 주석 달아둔 것도 좋았어
근데 주석의 양이 방대하다보니 심하면 위 이미지처럼 한 페이지 안에 원문 텍스트가 반밖에 없기도 해서, 주석 바로바로 보는 성격인 사람이 아니라면 별로 안좋아할 수도 있을거같기도 하고(난 좋았음)
이준석 번역에서 느껴지는 운문감?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시적인 느낌은 거의 없고 그냥 줄바꿈 많이 한 산문 느낌이 강해서 서사'시'로서의 텍스트를 원한다면 좋은 번역이라고 느끼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처음에도 말했지만 천병희판보다도 좀 더 쉽게 풀어쓴 느낌이라 이것도 호불호 갈릴 요소인 것 같긴 해. 그만큼 번역가의 주관이 많이 개입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그치만 나는 애초에 원서가 아닌 번역본을 읽는 시점에서 그건 어떤 방식이던 번역가의 의도가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결국 아무리 원서를 살려서 번역하더라도 그건 원서와 다른 또 하나의 창작본이라고 생각하거든
번역한 시점에선 더이상 원작자의 언어가 아닌 번역가의 언어니까. 그냥 개인적 사견임
아무튼 그래서 나는 풀어쓴게 불호의 요소는 전혀 아니었어
그리고 그림 개많은거 이거 뭔가 겸사겸사 미술공부하는 느낌도 좀 나서 재밌는거같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런 느낌이구나! 하고 좀 더 직관적으로 와닿기도 하고
만약 오디세이아를 읽어본적이 없고, 그리스신화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박문재판 읽어보라고 추천할 것 같음. 읽기 편한 느낌은 확실히 있어
그게 아니라 그리스신화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만화보다 좀 더), 혹은 이미 일리아스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천병희/이준석판 추천할것같음. 둘중엔 그냥 첫 몇페이지 읽어보고 취향껏 보라고 할거같달까 둘 다 워낙 좋은 번역이니까
이준석 선생님이 추구하는 번역과 박문재 선생님 번역판의 지향점이 완전히 다른 느낌이라, 책 나왔을 때 트위터로 평할 가치도 없다고 깐거 어떤 포인트에서 그랬는지 알 것 같긴 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이 과하긴 했다고 생각하지만 걍 거의 둘이 다른 장르 수준으로 다름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