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처음으로 소설 롤리타를 완독했어. 험버트는 끊임없이 배심원을 찾으며 자신을 변호해. 더 소름끼치는 점은, 험버트의 님펫을 향한 묘사와 서술들이 아주 교활하다는거야.
어찌나 온갖 미사여구로 포장을 잘 해놓는지 대충 보면 요망한 여자애한테 놀아나는 남성으로 보일 정도더라고. 자신의 첫 여자친구인 애너밸의 죽음으로 그 나이대의 여자아이에게 끌리게 되었다는 건 어차피 정당화일 뿐이야.
그와중에 그 시절의 자신을 님펫의 남자 버전인 faunlet(파운렛)으로 셀프 모에화한게 좀 어이없고.
그리고 돌로레스도 꽤 흥미로웠어. 마치 농담하는 듯한 말투로 험버트를 향해 경찰에게 당신이 나를 강간했다고 불어버리겠다 라고 말하는거나, 어린 나이에 비속어를 달고 사는거나... 나이에 맞지 않는 선정적인 물건이나 행동에 대한 집착이라거나. 어찌 보면 어린 시절부터 성적인 착취를 당한 아이 특유의 후유증 혹은 방어기제처럼 보였거든.
돌로레스가 후반부엔 험버트를 아빠라고 부를때마다 기분이 이상했어. 간접적인 근친상간이 된 셈이잖아. 돌로레스는 그걸 원했을까? 아닐 것 같아. 정작 돌로레스는 10대 후반에 아이를 낳다가 죽어버린게 너무 허무해.
롤리타란 소설은 온통 험버트의 자기연민과 합리화로 가득 차있어. 생각보다 더 역겨운 길티 플레저인 소설이야. 갑자기 호기심에 깐 tor 브라우저에서 딥웹 전용 서치 사이트에 갔다가 포르노 광고 배너로 덕지덕지 붙어있던 헐벗은 아이들이 생각났어. 물론 일부러 보려고 한건 아니지만.
마치 본인들이 원해서 자유의지로 그런 것처럼, 발칙하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순진한 표정으로 있는. 자유로워 보이는 것처럼.
그게 소름끼치도록 자연스럽고 정상인 것처럼. 평범한 일상의 한때고 아이들의 철없는 놀이라는 것처럼. 푸른 들판에서, 가정집에서 웃는 얼굴로 도발적인 포즈를 취하고 노는 것처럼 그런 짓을 행하는 아이들. 그래서 이런 착취물이 너무 역겨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