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
일본 인류학자가 홍콩 청킹맨션에 거주하는 탄자니아인들과 이웃으로 살면서 그들의 경제활동과 사회에 대해 쓴 책이야.
그 사람들 대부분이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살아가고, 합법인 사업을 하더라도 서로를 속고 속이니까 분위기가 나쁠줄 알았거든? 근데 신기하게 서로를 신뢰하지 않는데도 친구로 지내고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는 최대한 도와줘. 초면인데도 동포라는 이유만으로 매일 밥값을 챙겨주거나 자기 집에서 재워주기도 할 정도로..
이런 유연한 공동체 얘기도 그렇지만 이 사람들이 하는 사업(천연석, 중고 휴대폰, 중고차 거래, 비공식 송금업자 등) 얘기도 너무 다른 세상 같아서 재밌었어.
근데 이걸 다른 사회에 적용하기는 힘들 것 같아서 딱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 정도로만 생각하면서 읽었음. (누구 말마따나 더 일반적으로 적용될 내용이었으면 책이 아니라 논문으로 나왔을듯)
- 아름답다 추하다 당신의 친구
보기왕이 온다 작가가 쓴 호러 + 추리소설인데 재밌었어.
책 소개글만 보면 선입견이 생길 수도 있는데 여자애들끼리 외모로 급 나누면서 질투하고 싸우다가 결국은 외모같은거 다 필요없고 내면이 중요하다! 만으로 끝나는 얄팍한 내용은 아니야.
외모지상주의가 여성을 어떻게 옭아매는지 잘 묘사하고 문제를 여성 개인의 탓으로 돌리지 않아서 좋았어.
주술이라는 비현실적인 요소가 나오지만 추리가 불가능하게 쓴 책은 아니야. 추리 할거면 메모하는거 추천해ㅋㅋ 범인이 반 안에 있으니까 추리하라는 의도인지 학급 애들 이름을 다 알려줘서 좀 정신없더라.
초중반에 비해 결말이 약한 건 아쉽지만 그거 감안해도 재밌게 읽었어.
근데 외모 콤플렉스 있는 사람한테는 비추야. 현실에서 일어나는 차별 묘사가 좀 자세해서 마음이 안좋아질 수도 있음...
- 하얀 방
아름다운데 어딘가 슬펐던 그림책.
상상놀이를 하는 주인공 아이가 왠지 쓸쓸해 보였는데 그냥 내 마음 상태가 그랬던 것 같음 ㅋㅋ 슬픈 내용은 없어
- 에피타프 도쿄
다 읽고나서도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모르겠음
(근데 난 이 작가 글을 좋아하니까 그냥 읽었음)
- 우리가 두고 온 100가지 유실물
유선 전화, 종이신문 등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라진 것들에 대한 에세이. 물건 말고 티켓 분실, 마침표 같은 것도 얘기해.
주로 80 ~ 90년대 얘기라서 그때 어린이였던 사람들은 많이 공감될거야. 읽으면서 생각해보니까 세상이 진짜 많이 변했더라 ㅋㅋ
미국 책이라서 생소한 고유명사나 문화차이(청소년들이 파티에 차 가져간다던가..)도 나오지만 대체로 우리나라랑 비슷해서 무리없이 읽혔음
문장이 좀 번역체 같은데 일부러 그런 느낌을 살린것 같고, 내가 번역체를 싫어하지 않아서 거슬리진 않았음
- 육교 시네마
온다 리쿠 단편집. 이 작가 다른 단편집이랑 비슷하게 아이디어랑 분위기 보는 재미로 읽어야 됨.
삼월 시리즈랑 느낌 비슷한 구근이 제일 맘에 들었어.
- 라면: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
내 기준에는 음식 이야기가 너무 적어서 아쉬웠어.
라면이 얘기거리가 많은 음식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얘기를 할수도 있었을텐데..
주로 추억 얘기를 하는데 라면 자체에 대한 추억보다는 라면을 먹던 그 시절 나, 같이 있던 주변사람들에 대한 추억으로 느껴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