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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단편집 읽었는데 마음에 드는 단편 하나가 생겼어

무명의 더쿠 | 14:48 | 조회 수 51

내가 읽은 건 <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 (하)> 황금가지에서 나온 거고

이하 단편 '총알 차 타기' 스포 있음 (약간 기억 가물가물함)

 

 

 

주인공은 대학생이고 유일한 가족은 엄마뿐이야

지금은 엄마와 떨어져 대학에 다니고 있는데 어느 날 엄마 친구로부터 전화가 와

엄마가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심각한 건 아니라는 전화였는데

그래도 주인공은 엄마가 입원한 병원으로 가기로 해

단, 주인공의 차가 고장났기 때문에 히치하이킹을 해야 함

 

첫 번째로 얻어탄 차는 운전자가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았지만 악취가 심했어

주인공은 자기 일정을 바꾸면서까지 더 태워주겠다는 운전자의 권유를 뿌리치고

다른 차를 얻어 타려고 계속 걷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아

그냥 그 차를 계속 탈 걸 그랬나? 하고 후회하면서 걷는데 공동묘지가 나옴

주인공은 '조지 스타우트'라는 이름의 묘비에 평소 어머니가 자주 하던 말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보고 공포에 질리는데

다시 정신을 차려 보니 문구는 다른 것으로 바뀌어 있고

마침 차가 오길래 얻어 타

 

그런데 그 차의 운전자는 조지 스타우트임. ㅇㅇ 죽은 사람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에 탄 채 주인공은 어린 시절의 일을 떠올려

더운 여름날 어머니와 둘이서 놀이공원에 갔는데

주인공은 '총알 차'를 타야 하니 줄을 서겠다고 고집을 부렸고, 어머니는 만류하려 했지만 결국 같이 줄을 서 줬는데... 오래 기다려 막상 자기 차례가 된 주인공이 안 타겠다고 하자 어머니는 주인공을 때렸어

주인공과 엄마의 관계는 그런 식이야 아예 죽고 못 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친밀하지 않은 것도 아닌 어찌보면 보통의 부모자식

 

그리고 조지 스타우트는 주인공에게 물어

너랑 너희 엄마 중 내가 누구를 데려가면 될까?

 

병원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주인공은 끊임없이 엄마와 자신을 생각해

지원금을 받기 위해 비굴해져야 했던 엄마,

자신에게 짜증도 내고 때리기도 했던 엄마,

그렇지만 돈이 남으면 늘 대학 등록금으로 모아 두었던 엄마...

그 돈은 등록금을 충당하기엔 턱없이 모자랐고

주인공은 돈을 벌기 위해 허덕이며 일해야 했어

아직 제대로 된 인생을 시작해 보지도 않은 셈이야

 

더 이상 시간이 남지 않았을 때 주인공은 대답하지

"엄마를 데려가요."

 

주인공이 눈을 떠 보니 공동묘지에 누워 있었어

그런데 가슴팍에 조지 스타우트가 달고 있던 배지가 달려 있네?

어쨌든 주인공은 친절한 트럭을 얻어타고 겨우 병원에 도착해

자신이 도착했을 때는 엄마가 이미 죽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병원 원무과로 향해 엄마의 이름을 대면서도 주인공은 엄마가 죽었을 거라고 생각해

보통 이런 류의 이야기는 그런 식이잖아?

그런데 엄마는 잠들기 위해 수면제를 맞았을 뿐 멀쩡히 살아 있어

 

엄마는 잠들기 전 주인공의 손을 잡고 말해

어렸을 때 너를 놀이공원에 데려갔던 날의 꿈을 꿨다고, 그때 널 때렸던 걸 사과하고 싶다고,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고...

자신에게 사과하는 엄마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주인공은 평생 자신에게 강인한 여자였던 엄마가 처음으로 약해 보인다고 생각해

 

주인공은 그 이후에도 끊임없이 엄마가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리지만

엄마는 무사히 퇴원하고 일도 다녀

주인공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

둘은 따로 살지만 종종 만나서 함께 카드게임도 하고 영화도 봐

 

그렇게 7년이 지난 어느 날 주인공은 자신이 서랍에 잘 넣어 두었던 배지가 사라졌다는 것을 발견하고

하루이틀 뒤 엄마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아

이번에는 엄마가 죽었다는 전화야

 

장레를 치르고 주인공이 엄마의 집을 정리하다가

침대 아래에서 그 배지를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끝나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사람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징그러운 장면이나 피가 튀기는 장면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난 이 이야기가 되게 여운이 오래 남더라고

엄마 병문안을 마치고 온 주인공이 전화벨 소리에 심장이 내려앉았다가 '앞으로 평생을 어머니의 죽음을 알리는 전화가 올까 봐 두려움에 떨어야 하나?'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인상깊었고

나 vs 내가 사랑하는 사람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 자체는 클리셰라고 할 수 있는데 그로 인해 촉발되는 심리묘사가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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