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노리스가 여기 있나요?” 앤이 묻는다. “아직 그가 내 오명을 씻지 않았나요?”
“죄송합니다만 그렇지 못합니다.” 킹스턴이 말한다. “자기 오명도 씻지 못했습니다.”
그때 앤에게 무슨 일인가 일어난다. 훗날 돌이켜봐도 크롬웰은 그게 뭔지 확실히 알 수 없으리라.
앤은 마치 흐물흐물하게 녹아 킹스턴의 손과 자기 손에서 스르르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액체로 변해 손으로 잡아도 잡히지 않는 느낌이었다.그러다가 앤이 다시 여자의 형체로 돌아왔을 때는, 자갈길 위에 손발을 짚고 엎드려 고개를 젖히고 통곡하고 있었다.
울프홀 다 읽고 시체들을 끌어내라까지 다 봤는데 두 작품다 좋은 문장 넘쳐나지만 이 부분은 그 중에서도 압권이었음
왕마저 제 뜻대로 주무르던 왕비가 몰락을 깨닫고 절망하던 그 순간으로 작가가 직접 독자들을 그 시간 그 장소에 데려다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