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서문밖에 못 읽었지만 읽으면서 기시감이 들다 못해 소름이 끼침
작가가 약간 자기 가정사+기자생활하면서 본, 일 관두고 전업주부 된 수많은 여성들의 삶 관찰하고 쓴 책이란 말야
덕분에 일이라는 게 여자한테 어떤 의미이며 커리어 놓는다는 게 뭘 포기한다는 건지 가감 없이 다룸
근데 진짜... 진짜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인생에 대한 경제권은 내가 쥐고 있어야겠더라
심지어 작가 7-80년대부터 직장생활한 완전 찐 중노년이신뎈ㅋㅋㅋ 2025년에 봐도 위화감이 안 듦
모계 3대에 걸친 역사부터 풀어놓는데 진심 골때림
- 작가 외할머니
조선시대 사람이랑도 말 통할 거 같음
전형적인 그 시대 여성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버는 건 남자들의 일 + 여자는 가정 내조와 자식들 잘 키우는 게 그저 행복이고 덕목이라는 말 굳게믿음
그만큼 가사 요리 육아 전반에 있어서는 웬만한 프로 뺨때리실 정도였다고 함
근데... 아들딸 아직 초등학교나 겨우 들어갔을 즈음에 남편이 바람남 (딸이 훗날의 작가 어머니)
남편(작가 외할아버지)은 집 나갔고, 생활비는 당연히 끊겨서 가정상황은 곤두박질함
외할머니가 어떻게든 생활하다 도저히 안 되서 직장 가지려 하니까 외할머니 자매들(!), 그러니까 이모할머니들 이 뜯어말림
그게 오히려 가정에서 남편의 지위를 없애는 거다 (ㅅㅂ 이미 처자식 다 버리고 나간인간한테 뭐요?)
네가 조용히 그리고 충실히 가정을 지키고 있으면 돌아올거다
언젠가는 그 상간녀 버리고 정신 차릴거다 하면서 일 못하게 함
덕분에 작가네 어머니는 성장기 내내 유년기가 걍... 불안정 그 자체였음
집 계속 안좋아지고 허름해진 건 당연 + 오빠는 가출 + 엄마라는 사람은 남편 바람난 충격으로 2년 동안 '누워만' 있었...
그나마 이모할머니들(정확히는 이모할머니 남편들)이 금전적으로 좀 보조해 줘서 겨우겨우 살았던 거 같음
더 압권은 이 외할머니가 돈 없는 집안 출신도 아니었음
집안 내 파워 게임에서 밀려서 남편에게 죽어살 수밖에 없는 입장도 아니었던 거야
외할아버지 건축가였는데 막 기업이랑 일대일 네고해서 일 따오고 하는 포지션 -> 20세기 초 미국에서 이 정도면 못해도 중-상류층은 될 거잖아
(근데 대공황오고 그때 즈음 바람나서 싹 다 망함 ㅠㅠㅠㅠ)
그에 걸맞게 외할머니도 상당한 집안 출신임
묘사만 보면 미 서부에 농지 엄청(great deal) 가지고 있었음
그리고 작가 어머니가 집이 그런데 공부하고 대학 지원하고 하는 걸 이상하게 여겼다는 묘사가 전혀 없음 = 진짜 집안 계층 자체가 중산층 이상
(밥 굶어도 자식 공부는 시킨다는 문화 ㄹㅇ 동북아권 외에 별로 없음)
근뎈ㅋㅋㅋ 당연히 상속받았을 외할머니 몫을 그 형제(삼촌할아버지)가 슈킹함 ㅅㅂ ㅠㅠㅠ
진짜 완전 '전업주부이자 육아하는 여성'으로만 길러져서 재산관리고 나발이고 집안에서 하나도 교육 안 시켰나봐
그래서 처음에는 '명의는 외할머니+관리는 삼촌할아버지' 식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나중에는 뭐... 네 사람 사는 데 다 똑같습니다...ㅎ
- 작가 어머니
위에 썼듯 외할아버지 덕에 인생 난이도 유년기부터 핵불맛이셨음
심지어 이 인간 덕에 대학도 붙어 놓고 못 감
위에 대학 지원했었다 썼잖아 근데 진짜 인간승리다 싶었던 게 한 번에 바사 칼리지 붙음
('그' 재키 케네디가 이 대학 출신임. 나중에 다른 데로 편입하긴 했지만
작가 어머니가 30-40년대에 청년기셨을 거 생각하면 진심 어마어마한 거)
문제는 ㅋㅋㅋㅋ 외할아버지가 학비 내준다 했는데 안 내줬어 끝끝내 안 내줬어
그리고 그걸 어머니는 대학 기숙사 가려고 짐 다 싸놓고 출발하기 하루 전에 알게 됨...
입학 수속 아무것도 안 되어 있다고...
그리고 그 때 집안 상황 더 안좋아져서 일단 일부터 시작하고 나중에 대학가심
더 ㅎㄷㄷ한 건 이때 붙은 대학이 바너드(현재 컬럼비아 대학 산하)
쨌든 그렇게 어찌저찌 대학 나오고 가정 꾸렸는데 역시나 순탄치 않음
20살 정도(!) 차이나는 남자랑 결혼하고 장모 부양 부탁했는데 거절 -> 결국 본인이 일하러 나감
일하는 동안 외할머니께 작가+작가 남동생 맡기고 그 대가로 돈 드리는 형식이었다고
그나마 다행인 건 워낙 가사 요리 육아에 진심이셨던 분이라 일하는 엄마 빈자리는 차고 넘치게 채워 주셨다고 함
아이들 놀 때 필요한 코스튬 -> 문제없음 직접 만들어 주마
아이들 간식 -> 오브코스 핸드메이드
아이들 학교 끝나고 지하실에서 노는 거 -> 당연하지 그동안 내가 어른으로서 잘 돌보마
약간 이런 식
덕분에 작가는 성장기 때 '유일한' 맞벌이 가정 아이였음
그럼에도 어머니는 일도 가정도 늘 완벽해야 했대
- 퇴근하자마자 탄단지 완벽 밥상 차려
- 아버지가 퇴근 후 TV 앞에 뻗어 있을 때 아이들 학교 행사 준비해야지
- 집안 꼴 개판이면 안되니 못다한 빨래 다림질 청소 설거지 끝내
- 내 근무 일정은 절대적으로 집안 행사, 아이들, 남편 일정 우선으로!
- 내 가정을 위해서라면 일은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함
아이들이 예민할 시기다? 내 딸이 결혼을 한다?
무조건 관둬 1년이든 반년이든 필요할 때까지 있은 다음에 새 일 찾는다
등등...
(슬폈던 건 그럼에도 어머니는 행복해하셨다고 함.
자기 유년기 생각하면 이렇게 가정 꾸리고 엄마 된 거
+내 어머니도 내가 부양할 수 있다는 거 자체를 행운이라 생각하셨대)
와중에 이 집 남자들 생각하면 더 열받고 골때리고 아무튼 다함
- 작가 외할아버지
끝끝내 안 돌아옴 결국 상간녀랑 가정 꾸리고 살다가 죽음 거의 40년을..
외할머니는 그 40년 동안 본인 좋다는 남자 나타나도 바로 뿌리치고 끝까지 집안 지켰는데...
- 작가 아버지
퇴직 후 연금 성격으로 우리사주 모으고 있었는데 은퇴 직후 회사 합병 이슈로 몽땅 휴지조각 됨
진짜 싹 다, 한푼도 남김없이...
책에는 아예 '전 재산이 날아갔다' 고 써져 있음
주가가 떨어지든 난리부르스를 추든 뭔가 시그널이 있었을 텐데 그걸 그냥 보고만 있었던 거
덕분에 작가 대학 졸업반 당시 가장이 어머니였음 ㅋㅋㅋㅋㅋ
어머니가 아니 주가 떨어지는 건 알았을 거 아니냐 왜 안 팔았냐 하니까 '도로 오를 줄 알았지' 시전함
(당연히 어머니는 이해 못 하셨다고...)
그래도 아버지 은퇴하고 나니까 '에휴 그래도 적적할 거 아니냐 부부는 같이 있어야지' 하면서 커리어 버리고 페이 낮지만 근무시간 탄력적인 포지션으로 옮기셨음 ㅠㅠ
이부분 내가 다 마상...
아직 극초반부밖에 못읽었는데 ㄹㅇ 극사실주의 호러 한 편 읽은 부분임
근데 뒤로 갈수록 더 현대의 사례들,
전문직 커리어 포기하고 내조했더니 남편 불륜하고 이혼 요구받은 사례나 아이들에게서 대놓고 무시당한 사례 더 나온다고 해서 읽어보고 있음
그리고 여성이 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까지 다루나 봐 그래서 한번 끝까지 읽어보려고 함
근데 넘 재밌어섴ㅋㅋㅋ 여기 한 번 써봤어
+) 추가
덬들아 이거 찾아보니 2013년에 국내에 번역 출간됐었다! 제목은 '여자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비즈니스 정글보다 더 위험한 스위트홈에 대하여'
지금은 절판이지만 ㅠㅠㅠ 아마 개관한지 좀 된 도서관 가보면 있을 거 같아!
(원서가 2007년 번역서가 13년 출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