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에 쓴거 복붙해 온거라 약간 문체 이상하고 왔다갔다 할수있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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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소설이 다른 독자들에게 페미니즘/메갈소설로 읽히는게 낯설다.
거룩하게 억압받는 여자들편에서니 어쩌니하지만 여자들이 몸을 제대로 안놀렸으면해서 죽였다는 찌질이랑 별로 다를게 없는거 아닌가. 다른게 있다면 성별 한가지다. 이 점에서 독자들은 나소망을 미러링 소설, 페미니즘 소설로 인식하는데 반해 정작 서사를 뜯어보면 미러링의 목적을 전혀 달성하지 못함.
1. 강민주 본인 스스로도 페미니스트 정체성은 없었고 남자보다 남자에게 환상을 갖는 여자를 더 혐오함. 페미니스트 보다는 남혐활동가나 테러리스트에 가까운 인물이라고 생각됨. 가장 적성에 맞아보이는건 펨돔여왕님
2.강민주-황남기의 관계에서 표면적으로 강민주는 황남기라는 ‘도구’를 폭력과 가스라이팅으로 지배하는 ‘주인’으로 비춰짐. 얼핏 현실의 남녀 권력구도를 전복한것으로 보이는 이 관계는 착시에 불과함.
예를들어 BDSM 플레이에서 언뜻 돔/새디스트쪽이 관계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돔의 지배/가학행위는 결국 섭/마조히스트이 허락한 선안에서 이루어지고 그 선을 넘으면 관계는 파탄난다. 실질적 차원에서는 섭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것.
그래서 독자는 여전히 남성이 최종 권한을 쥐는 구도를 보고 있음. 황남기가 죽인게 백승하가 아니라 강민주인것만 봐도 ㅇㅇ
3. 현실에서의 남자 가해자-여자 피해자 구도는 이 소설속의 납치극으로 뒤집어진다. 그런데 백승하가 요구한 이오네스코의 단막극 <수업>연극에 의해 여-남 구도가 또 다시 역전된다. 이를 통해 허구 속의 허구로 보이는 연극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실 그 자체가 됨. 그렇다면 허구 속의 현실은 어디로 가는가? 강민주가 죽음으로 퇴장하면서, 여성 주도 서사는 영원히 실현 불가능한 어둠으로 사라짐
4. 소설 전반부에서 강민주는 구구절절 '남자는 쓰레기다 여자들아 유니콘 같은건 없으니까 제발 남자 좀 놓고 정신차리자'라고 educate(=백승하 가면벗기기)를 시도함. 그런데 후반부로 가서는 당초 목적은 달성되지 않았고 오히려 본인이 남자를 연민하고 사랑에 빠졌다가 또 다른 남자에 의해 살해당하는 결말에 다다름.
이런 서사는 여성독자들이 기대했던 대리만족을 박탈시킬 뿐만 아니라 ‘사랑 앞에서 무너지는 여성’이라는 여성혐오적 편견을 강화하는 도구로 소모된다.
5. 미러링을 통해 상위 권력 집단(여성 차별 및 폭력의 주체자로서 남성)에 대해 조롱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이미 소수자이거나 약자 위치에 있는 개인·집단에게 미러링을 하는 것은 또 다른 차별의 재생산과 다를바 없다.
전형적인 ‘한남’이 아닌 백승하에게도 남성-여성 차별구도에 대한 연좌죄를 물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소설을 통해 어느 정도 해명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백승하의 아들에게까지도 연좌를 묻는것(납치)이 타당한가? 백승하의 자식이 '딸'이 아니라 '아들'로 설정된 점을 들어 이를 정당화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성인여성과 남자 아동을 1:1 비교 한다면 명백히 성인여성쪽이 강자다. 전형적인 아동 납치범의 수법으로 백승하의 아들이라는 약자를 유괴해온 것을 미러링으로 봐야 하는가? 이는 미러링이 아니라 또 다른 폭력의 재생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