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그 반대까진 잘 충족되지 않아서 요즘 뭔가 답답함을 느낌
사실 책을 진득히 다시 읽게 된지 얼마 안 되서 그런 거 같긴 해
나는 본래 매체 불문하고 '이야기'를 좋아해서 글 취향도 장르적 색깔이 짙을수록 선호하거든
한국 기성문단에 대한 편견도 있었어서 한창 책을 가까이 했던 학창시절에는 거의 외국소설만 읽었어
예컨대 추리소설이면 고전, 본격, 사회파, 코지미스터리, 하드보일드, 스릴러 등등
세부장르도 작가별로 도장깨는 식으로 SF, 판타지, 호러, 그 모든 게 뒤섞인 환상문학류까지 엄청 탐독함
그러다가 십여 년만에 다시 독서에 재미를 붙였는데.. 예전만큼은 번역투 소화가 잘 안 되더라고
번역 스타일에 적응하느라 도입부을 넘기며 몰입하는데에 시간이 더 걸린다고 느끼고
잘 읽다가도 매끄럽지 못한 표현에 한 번씩 과속방지턱에 걸린듯 읽는 호흡이 덜컹 흔들리기도 하고..
역자의 실력만을 탓하기엔 영어나 일본어의 경우는 원문의 구조가 짐작될 때가 많은데
우리말로 옮기면 이 정도가 최선이겠지 하는 생각이 들수록 원문이 가졌을 말맛을 상상해보며 아쉬워하게 됨ㅋㅋ
어릴 때는 그냥 담겨진 내용만 열심히 좇아가기 바빠서
그릇인 문장은 가독성이 심각한 수준만 아니면 신경 안 썼던 거 같은데 말야
그래서 근 몇 년은 한국소설을 많이 찾으려고 했고 나름대로 좋아하는 작가들도 생겼는데..
한국 장르문학(not웹소설) 저변이 넓지 않아서일까 이야기 그 자체의 구성과 밀도, 스케일 면에서는 또 충분한 만족감을 얻기 어렵네
장르적 요소는 소재나 배경 선에만 머물면서 대단히 감상적이거나 사변적인 글이 많은 편 같고..
(이게 싫다기에는 시의성 있는 주제 -몇 가지 키워드로 꼽힌다는게 아쉽지만- 나 문장이 주는 울림은 분명히 크다고 느낌ㅠ)
계속 다양히 읽다보면 둘다 꼭 내 취향인 작가님도 만나게 되려나.. 혹시 나랑 비슷한 벗들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