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후기 대온실 수리 보고서 후기 (스포 있음)
447 1
2024.12.26 23:35
447 1

파이아키아에서 이동진님이 추천하셨다는 썸네일만 보고

바로 동네 서점에서 사와서 읽었어.

 

아주 두꺼운 장편은 아닌데도, 여러 레이어의 이야기가 얽혀있고,

이 이야기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결말을 맺는게

정말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라고 감탄하면서 읽었어.

 

불호 후기도 봤고, 어떤 지점이 불쾌한가도 이해했어.

 

근데 이런 목소리를 역사에 담을 필요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얼마전에 <알쓸신잡 3>을 다시 봤는데,

부산에서였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김영하 작가가

'일제강점기 조선에 건너온 일본인 중에 그대로 한국에 남은 사람들,

특히 한국인과 결혼한 여성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들의 삶이 어떤지 잘 모른다.'

이런 내용의 말을 했었거든.

잘 알려지지 않은 목소리들이 역사의 테두리 안에 들어오면,

오히려 역사를 더 분명히, 선명히 알 수 있지 않을까.

 

문자 할머니의 이야기가 나올 때 저 이야기가 떠올랐어.

식민지배 가해국 출신에서 갑자기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이 되었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이게 주인공 영두의 이야기, 그리고 산아와 스미의 이야기로 연결되는 부분이

너무 좋았어 나는.

 

근대사 소용돌이에 휩쓸린 문자 할머니,

서울에서 상처받은 영두, 서울과 석모도에서 상처입었지만

좋은 친구를 얻은 스미의 이야기가

어쩌면 창경궁 대온실의 지금 모습과 닮아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고.

 

영두와 리사의 이야기 결말을 보면서 조금 멍해지기는 했어.

리사는 끝내 이기적이고, 잘못을 남에게 돌리고, 

조금도 성장하지 못했고, 마지막까지 영두를 어떻게든 이용하려고 하잖아.

근데 그런 사람도 있겠구나. 나 역시도 영두보단 리사에 가깝지 않나? 싶어지더라.

어린 나이에 너무 큰 상처로 크게 아파했던 영두였지만,

단단하고 좋은 어른으로 자란 모습이 너무 부러웠어.

'아픈 기억을 어떻게 잘 기억해야 하는가. 그 권리는 누구에게 있나'이런

질문도 하게 되는 소설이었어.

김금희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봐야겠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화제의 '환승연애' 시리즈가 스핀오프로 돌아왔다!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 또 다른 시작> 출연진 예측 이벤트 198 01.09 80,39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08,16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4,747,58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322,26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893,600
공지 알림/결과 📚도서방 챌린지 & 북클럽 & 오늘의 기록 & 올해의 책📚 60 22.01.14 76,940
모든 공지 확인하기()
37385 잡담 도서관에서 외국소설 빌렸는데 새로운 이름 등장할때마다 연필로 동그라미 쳐져있어 1 13:56 21
37384 잡담 애틋한 연애소설 없나 웹소 이런거 말고 1 13:38 60
37383 잡담 오늘의 책갈피 : 3 13:23 122
37382 잡담 리더기 2개 당근했어...🫠 2 13:16 131
37381 후기 이상한 집 sns에서 알티 엄청 타길래 오늘 바로 빌려서 완독했는데 6 12:39 202
37380 잡담 조심스레.. 아무튼 디지몬 ㅂㅎ였던 벗들도 있을까? 5 12:39 178
37379 잡담 6인치 샀는데 오랜만에 신간만화책 나와서 보려니까 작더라구 4 12:31 80
37378 잡담 얘들아 잉크팜 반글화 작업 안 어렵니...? 쉬워...? 🥹 2 12:11 63
37377 잡담 gv빌런 고태경 읽는데 뭔가 한국영화 보는 느낌이 나 12:10 70
37376 잡담 내가 산 책이 리커버로 나왔는데 너무 예쁘면 속으로 아.. 함 3 11:47 212
37375 잡담 이미 도서관에서 두권 빌려왔는데 추가로 더 빌리는거 가능해? 2 11:35 121
37374 잡담 김애란 작가 나랑 안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잘 읽었다 2 11:34 81
37373 잡담 GV빌런고태경 나는 별로였어 9 11:25 187
37372 잡담 작은 땅의 야수들 사서 읽을만해? 7 11:18 131
37371 잡담 고전..? 세계문학...? 추천받을 수 있을까? 6 10:23 132
37370 잡담 예사에 호러단편 50년 대여 떴는데 괜찮은걸까? 1 10:18 79
37369 잡담 겨울 감성 책 추천해줘 문학 비문학 다 받음 9 09:43 153
37368 잡담 난 지금 봤지만 여름에 읽으면 더 좋을 책 ㅊㅊ 3 09:14 219
37367 잡담 드디어 리더기 샀어!! 4 08:43 223
37366 알림/결과 [종의 기원] 6장 이론의 난점 08:20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