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잡담 나 중고서점에서 한 25년전쯤에 초등학교 저학년때 읽던 책 샀어
650 11
2024.10.17 10:07
650 11

 

그 책이 뭐냐면 나한테는 할머니의 유품같은거야.

초등학교 2학년때인가 3학년때 감기 걸려서 너무 아파하니까 학교에서 집에 전화 해 줘는데

엄마아빠는 일 가시고 할머니가 계셔서, 할머니가 나 데리러 왔었거든.

할머니 손잡고 병원갔다가 할머니가 우리 애기 할머니가 책이라도 사줄까? 해서 할머니랑 서점에 갔는데

그 때 아동 청소년 도서 쪽에서 어린이 소설 있었거든

그 때 할머니가 나한테 이 책이 예쁘다면서 사줬어. 파란색 표지였거든. 내용을 다 읽어 볼 순 없으니까 표지 보고 골랐음..ㅋㅋㅋㅋ

근데 그러고 몇 달 있다가 할머니가 뇌출혈로 돌아가셨거든. (어릴때라 돌아가신것만 알고 나중에 뇌출혈이라는 걸 알게 됨..)

그래서 뭔가 할머니가 나한테만 사 준 유일한 물건이라는 생각에 엄청 소중히 대한 책이었는데,

내가 고등학교를 기숙학교로 가게 되면서 그 책을 집에 놔두고 왔고~ 대학도 타지방으로 가면서 또 집이랑 멀어졌는데

대학 졸업하고 본가 와서 보는데 엄마가 언제 그랬는지도 모르게 어릴때 보던 동화책이나 장난감들 정리하면서 그 책도 같이 버렸더라고...

당연히 정리해야 맞다는걸 알면서도 왜 말도 없이 정리했냐고ㅠㅠ 짜증도 내고 그랬는데도 갑자기 생각하려니까 책 제목이 생각이 안 나는거야

그럴만도 한게 초등학교 2,3학년때 읽은 책이고 그 때 나는 20대 중반이었으니까.... 그냥 할머니의 추억이 있는 책이었을 뿐이고.. 반복해서 읽은 건 아니었거든.

아무리 생각을 하려고 해도 책 내용은 좀 기억이 나는데 표지의 그림도 기억이 나는데 제목이 기억이 안 나는거야. 제목이 좀 길었거든.

그래서 중고로도 구할 수 없겠는거야. 중고서점에 물어봐도 어린이소설인데다가 유명하지도 않은거라 모르고 있어서...

할머니와의 소중한 추억이 없어졌어ㅠㅠ 하고 살고 있었어. 최근의 거의 모든 날에서는 그 책의 존재도 의미도 잊고 있었어.

 

근데 며칠전에 아파트 단지 분리수거쪽에 누가 옛날 책을 우르르르 버린거야. 

그 사이에서 주황색 표지의 책을 보는 순간 갑자기 그 파란색 표지의 책이 생각이 났어.

왜냐면 그 책이 같은 출판사에서 같은 때에 만들어진 책이었거든. 책 날개에 보면 뫄뫄 출판사의 다른 책들 하면서 소개되어 있는 그런 책.

책 제목이 독특해서 기억하고 있었고(생각을 하거나 하진 않았지만), 그 책 제목을 보자마자 어 저거? 저거????? 싶더라.

그래서 그 책을 꺼내서 먼지를 털고 책 날개를 보는데 정말 거기에 내가 잊고 있었던 할머니가 사 준 책이 있더라.

아 제목이 이랬으니까 내가 기억을 못 했지 싶고... 그래서 인터넷에 검색했더니 중고로 판매하는 게 줄줄이 뜨더라고ㅠㅠ

그래서 바로 주문했고, 어제 도착했어.

택배상자를 열어서 책을 꺼냈는데, 누렇게 빛바래진 종이, 약간 탁해진 표지의 파란색 이런게 왜 이렇게 반가워? 그냥 눈물이 났음.

구어체로 되어 있는 것 같은 문장들이 요즘 소설들이랑 너무 달라서 와 고전소설 같아 싶긴 했고, 다시 읽으니까 어릴때 읽었던 것 만큼 당연히 재밌지도 않고 유치했는데 그래도 너무너무 좋더라고.

 

그리고서 자는데 꿈에 할머니 나왔어.

나 아파서 병원갔다가 책 산 그 날이더라. 나는 거실 바닥에 이불 펴고 누워 있고, 할머니는 그 옆에서 내 손 잡고 내 머리카락 쓸어주시더라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할머니가 너무너무 보고싶더라.... 나 어릴때 돌아가셔서 잘 기억도 나지 않는 할머니인데도..

마침 또 다음달이 할머니 기일인데 할머니랑 있던 소중한 추억 하나를 찾게 되서 너무 기분이 좋아

너무 기분이 좋아서 도서방에 한번 써봤어

 

 

목록 스크랩 (0)
댓글 1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도브X더쿠💙 [도브ㅣ미피] 귀여움 가득 한정판 바디케어 체험단 (바디워시+스크럽) (50명) 633 05.18 24,19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188,11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447,59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151,03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750,793
공지 알림/결과 ✅2025 도서방 설문조사 결과✅ 23 01.01 5,502
공지 알림/결과 📚도서방 챌린지 & 북클럽 & 오늘의 기록 & 올해의 책📚 65 22.01.14 113,802
모든 공지 확인하기()
57640 잡담 키메라의 땅 읽어본 사람 있어?! 1 17:19 16
57639 잡담 검색하다 보니 탱크2 12월달에 20만원대로 샀다는 글이 나오는데 8 16:14 249
57638 잡담 이케아 빌리 책장 두개 쓰는데 낮은거로 두개 더 삼 1 15:49 85
57637 잡담 뭔가 예술병?같은건 아닌데 6 15:10 302
57636 잡담 완독병있어서 읽으면서 고통스러운책들도 다 꾸역꾸역 읽는데 다 읽고나면 좋은게 하나씩은 남는듯 7 14:34 179
57635 잡담 타나토노트 재밌어? 8 14:33 120
57634 잡담 페르난두 페소아 불안의 책 읽고있는데 2 13:43 162
57633 잡담 엘리펀트 헤드 같은 책 추천해줄 덬 7 13:25 131
57632 잡담 근현대사에 관한 책 추천해줄 수 있을까?? 4 13:23 113
57631 잡담 책 읽고 기록하는 덬들 있어? 어디에 해? 25 12:12 386
57630 잡담 양귀자 희망 재밌어?? 9 12:09 194
57629 잡담 올가 토카르추크 최근 집필작에서 AI 쓴다고 얘기하네 9 11:33 399
57628 잡담 예스 24 우수리뷰 선정되기 어려워? 11:24 62
57627 알림/결과 [아동청소년 원서 챌린지] 🫳 When You Reach Me - ch.44-48 10:53 16
57626 잡담 9월에 충남독서대전 예정이래 3 10:53 198
57625 알림/결과 [원서 챌린지] 🧙 Harry Potter and The Philosopher's Stone - ch.2 3 10:52 30
57624 잡담 희망 읽다가 이부분 웃겨 ㅋㅋㅋㅋㅋㅋㅋ 1 09:23 327
57623 잡담 제노사이드 쩐다는 글 많아서 읽고왔는데 잼있긴하다 1 08:55 215
57622 잡담 출판 마케터.. 지원해볼까 고민 중인데 혹시 출판 업계 잘 아는 덬 있어? 8 01:21 772
57621 잡담 부크럼 정도면 출판사 중에 규모 어떤 편이야? 3 00:48 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