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시집을 제외하면
문학 비문학 가릴 것 없이 매번 중간에 하차하곤 했는데
포크너 덕분에 문학의 재미를 알게된 거 같아
영화를 좋아해서
특히 작년은 무성부터 70년대까지의 고전을 국가와 사조 가리지 않고 두루 챙겨봤는데
올해는 문학을 즐긴 해로 기억될 것 같아
이번에 윌리엄 포크너의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민음사)를 완독했어
좋은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이미지를 꾸러미처럼 내 머리 속에 담아두고 생각날 때마다 꺼내어 곱씹는 걸 즐겼고 또 그 과정이 참 소중했는데
포크너의 글은 분명히 문장임에도 영화가 내게 주었던 것보다 훨씬 풍부하고 다양한 층위의 감정들을 이끌어내서 읽는 동안 얼마나 감탄했는지 몰라
첫번째 장, 첫번째 문단부터 문장들이 내 머리속에서 이미지로 승화되는 그 순간의 짜릿함은 잊지 못할 것 같아
내가 책이랑 담을 쌓고 살아온 사람이라 읽는 속도는 느려서 많은 책을 읽지는 못하겠지만 ‘글을 읽는 재미’를 알아버렸으니 당분간은 영화보는 걸 줄이고 읽기에 시간을 더 할애해야겠어
영화방에서 덬들이 관심 없어할만한 고전 추천글도 종종 썼는데 이젠 여기에서 짧게나마 읽은 책들 감상 적어볼게
지금은 집 책장에 방치돼있던 하루키의 단편집인 4월의 어느 맑은~ 읽고 있는데 요거 후딱 해치우고 포크너 소리와 분노 읽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