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책이 재밌었어. 물론 각자 등장인물이 이야기하면서 범인찾기에 반전을 주는 구조는 식상한 점이 있지만 옛날소설인걸 감안하면 그 당시에는 참신했을 거라고 생각해.
감상은... 한 어린아이가 백주대낮에 살해되었는데 누구 한 사람 그 아이를 진심으로 불쌍하게생각하고 안타까워 하지 않는 것 같아서 씁슬했어. 특히 사토코의 시아버지 시어머니 태도가 소름돋았는데 게이조(시아버지)가 전처한테 배신당한 분노를 죄없는 소녀를 죽이는 것을 정당화하고 아키요(시어머니)는 그것을 운명 운운하며 감싸주었지. 심지어 게이조는 아키요가 살인을 옹호하고 부추기기까지 했다고 우기는데 너무 화가났어. 유키코와 류스케가 처제 형부지간에 불륜도 모자라 아이까지 낳았는데 류스케는 아키코와 관계가 드러날까봐 자기손으로 딸을 흙구덩이에 매장하고는 잘 보내주라는 아버지 말때문이었다고 정당화하는것도 막장스럽고.
이런 내용을 계속 읽으니 구역질 나고 인간적으로 정말 환멸이 느껴졌는데 일본의 과거사 관련한 태도도 떠오르더라. 전쟁이 명백한 과거인데도 마치 없었던 것처럼 굴고 과거를 인정하고 올바른 행동으로 나아가야하는데 과거를 모르는척하다가 그 후폭풍이 오면 뒤늦게 자신이 운명의 피해자인양 괴로워하는거. 하지만 진정한 피해자에 대한 사과나 과거에 대한 반성은 결여된 점.
책 끝에 역자후기가 공감되어서 올려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