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사 챌린지가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움을 드리기 위해 각을 좀 재던 중에 또 늦어졌슴미다 죄송합니다(...) 근현대사 책이 워낙에 많기도 하고 정상의 탈을 쓴 비정상(aka 2020년 전후해서 나온 뉴라이트 계열의 저작 대부분)도 있고 해서 추천도서 목록이 있는게 좋겠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하고 있었거든. 관련 추천도서 원하는 글에 댓글로 몇번 남기긴 했는데 나도 기억에 의존하는거라 가끔 헛소리하기도 해서 각잡고 정리하는게 좋겠다 싶었다가 이번을 기회로 이렇게 한번 정리를 해보겠다고 합니다. 예.
※ 『시민의 한국사』는 챌린지 도서이니 만큼 이 목록에는 넣지 않겠으나 역시 추천도서.
1. 역사학연구소, 『함께보는 한국 근현대사』, 서해문집, 2016.
내가 개인적으로 서해문집 최고의 아웃풋이라고 생각하는 책이기도 함. 아마 『시민의 한국사』의 근현대편 외에 또 다른 좋은 근현대사 관련 도서를 고르라-고 하면 나는 망설임 없이 이 책을 가장 먼저 선택할 것. 나는 학부 때 수업에서 이걸 부교재로 읽은 터라 구판만 갖고 있긴 한데 2016년에 개정판이 나왔으니깐 이걸 읽고 싶은 사람들은 개정판을 읽으시면 되겠다- 하는 것.
(좀 더 전문적인 내용을 원한다면 한국근현대사학회, 『한국근현대사강의』, 한울, 2020을 추천.)
2. 한중일 3국 공동역사편찬위원회, 『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전2권), 휴머니스트, 2012
2000년대 일본 우익 교과서 파동이 일어나면서 국내외 진보적인 학자+교사들이 함께 볼 수 있는 대중 역사서를 기획한 경우가 많았는데 그 중 한 권. 근현대사는 인접 국가의 역사와 떼어놓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병렬로 쭉 조망할 수 있는 책이 필요하지만 또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적당한 난이도를 갖추기가 어려운데 이 책은 나름대로 난이도도 일반 대중이 읽기에 적당해서 좋다. 아무래도 간행 시기의 차이가 좀 있긴 하지만 이번 『시민의 한국사』 챌린지에서 부교재처럼 생각하고 같이 읽을만한 책으로 손색이 없지.
(조금 더 깊이 있는 시각을 원한다면 박태균 외, 『함께 읽는 동아시아 근현대사』, 창비, 2016을 추천.)
3. 박찬승, 『한국 근현대사를 읽는다 : 개항에서 남북정상회담까지』, 경인문화사, 2010
현역 시절에는 한역연 내에서도 대표적인 근대사 연구자이셨고 이번 『시민의 한국사』 근현대편의 기획위원이기도 한 박찬승 한양대 명예교수의 한국 근현대사 개설서. 박찬승 선생님 연구는 거의 이제는 근대사 파트에서는 정설의 위치에 속하기도 하고 명예교수인 지금도 대중강연 같은거 활발히 하고 계시는데 책도 아주 좋지.
4. 강만길, 『고쳐 쓴 한국 근대사』/『고쳐 쓴 한국 현대사』, 창비, 2018
아마 8090세대들이 주로 읽었던 근현대사 관련 도서들의 기본적인 시각을 제공한 분이 강만길 선생님(고려대 한국사학과 명예교수)인데 지금은 이미 전통적인 시각-이 되어버렸을 정도라고 해야 할까? 지금 우리가 읽는 책의 시각이 왜 나왔는지 궁금하면 이 책을 읽어도 좋을 듯. 원래 1990년대에 나온 책인데 선생님 대표저서 중 하나다보니 여러차례 개정을 거쳤고 이제는 2018년, 강만길 저작집(선생님 나이가 이제는 워낙 고령이시라...)에 수록된 판이 가장 최신 개정판. 90년대에 이 책이 나올 때까지만 해도 뉴라이트 따위는 기도 못폈었는데... 참 지금 생각하면 이런 상황 때문에 격세지감이 느껴지기도...
5. 강준만, 『한국 근대사 산책』(전10권), 인물과 사상사, 2008 / 『한국 현대사 산책』 (전23권), 인물과 사상사, 2011
스토리텔링-이 가능할 정도로 읽어보고 싶다면 이 시리즈를 가장 먼저 추천함. 일단 책이 권수는 많은데 각 권별 쪽수가 그리 많진 않아서 손에 쥐고 읽기에 편하고 문체도 평이하고 읽기가 편한 편. 현대사 산책의 2000년대 편은 보기에 따라서 호불호가 좀 갈릴 수도 있는데 나는 뭐 충분히 이견으로 접수할만한 수준이라고 생각. 여튼 하술할 서중석 선생님 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근현대사 관련해서 가장 널리 읽혔던 시리즈 중에 하나이기도 함.
6. 서중석 외,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전20권), 오월의 봄, 2020
서중석 선생님(성균관대 사학과 명예교수)은 한국 사학계에서 현대사로 가장 처음 박사를 따신 분으로 다른 게시글에도 이 양반 언급될 때마다 나오는 말이 그거지. 여튼 선생님이 개설서도 몇 쓰긴 하셨는데 개인적으로는 지금은 사진자료를 본다던가 연구를 위해 필요하다던게 아닌 이상 이 책만 읽어도 선생님의 시각이나 한국 현대사 공부를 완성화는데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함. 대담식인데 기본적으로 이 분야에 대해서 선생님 자신의 연구나 시각이 확고해서 뭐 관점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도 없고 딱이지.
참고) 서중석 선생님이 현대사 1호 박사인건 그 이전에 한국 현대사에 대해서 연구를 안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고, 한국 현대사 영역은 정치학이나 경제학 등 사회과학에서 연구되어야 할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기도 함. 그래서 지금도 한국 현대사 쪽은 사회과학 전공자들이 글을 많이 쓰시기도 하지. + 이건 딱히 선생님들이 강하게 얘기하진 않으시지만 필화사건 문제도 크다고 봐야 함. 솔직히 사회과학 전공자들은 유학이라도 가면 되는데 한국사 전공자들은 연구분야 특성상 유학도 못가고 필화에 얽히면 그대로 인생 종치는 거라... 동백림 사건에 대한 공포가 처절하게 학습되기도 했고. 여하간 이 필화 사건은 서중석 선생이라고 안겪은게 아니라서 선생님 자신도 고문 피해자이심. 그래서 내가 알기로는 약 없으면 잠 못 주무신다고...)
참고2) 이 책은 전20권이 맞음. 내가 전에 17권이라고 댓글을 단적이 있었는데 그때 미쳤었나봄 (...) 17권짜리 다른 책 얘기하다가 댓글 쓰는 바람에 잘못쓴ㄷ...ㅠㅠㅠㅠㅠㅠ 댓글로 달았다가 여기 다는게 맞을것 같아서 여기다가.
7.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20세기 한국사 시리즈(전10권, 역사비평사, 2014)
(각 권마다 제목이 달라서 우선 시리즈명을 달아 놓고 아래에 각 권별로 저자 등을 붙여놓겠음.) 각 권이 시대순으로 되어 있진 않고 20세기 한국사의 주요 쟁점을 토대로 글이 기획되었다고 보면 될 듯. 기본적으로는 현대사 3권이 시작이고 그 뒤를 북한사 2권, 근대사 3권, 주제사 2권이 이었음. 이제 다들 중견 이상급 되는 학자들이 참여했고 위에 다른 강준만 책이나 서중석 선생님 책이 너무 방대하다 싶으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음.(아예 이걸로 시작하는 경우도 꽤 있긴 함.) 아래 출간년도에 따라서 각 권의 구성을 적어 놓겠음.
서중석, 『이승만과 제1공화국 : 해방에서 4월 혁명까지』, 2007 (현대사 1)
조희연, 『박정희와 개발독재시대 : 5.16에서 10.26까지』, 2007 (현대사 2)
정태헌, 『문답으로 읽는 20세기 한국경제사』, 2010 (주제사 1)
정해구, 『전두환과 80년대 민주화운동 : '서울의 봄'에서 군사정권의 종말까지』, 2011 (현대사 3)
김성보, 『북한의 역사 1 : 건국과 인민민주주의의 경험, 1945~1960』., 2011 (북한사 1)
이종석, 『북한의 역사 2 : 주체사상과 유일체제, 1960~1994』, 2011 (북한사 2)
서영희, 『일제 침략과 대한제국의 종말 : 러일전쟁에서 한일병합까지』, 2012 (근대사 1)
정재정, 『주제와 쟁점으로 읽는 20세기 한일관계사』, 2014 (주제사 2)
박찬승, 『한국독립운동사 : 해방과 건국을 위한 투쟁』, 2014 (근대사 2)
이준식, 『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 : 식민지 조선의 삶과 근대』, 2014 (근대사 3)
나는 저거 나올 때마다 읽어서 저 순서대로 읽었지만 공부를 위해서라면 시간순서대로 근대사-현대사-주제사대로 읽는게 좀 더 편하지 싶음.
8. 최규진, 『근대를 보는 창 20』, 서해문집, 2007
한국 근현대 일상사, 생활사도 참 재미있는 주제인데 이 글은 이 일상사, 생활사 주제 관련 도서들로 끝을 맺어볼까 함. 그 중 처음은 역시 이 책이 되어야 하지 싶음. 애시당초 대중교양서로 쓰인 책이고, 테마도 있어서 처음 '생활사'나 '일상사'라는 개념이 뭔지 알아보는데 매우 도움이 되는 책. 최규진 선생님은 성균관대 사학과 출신으로(이걸 밝히는건 동명이인에 현대 한국 문학 연구자가 계시므로...) 일제강점기 공산주의자들의 항일 독립운동이 원래 전공이신데 이쪽으로도 관심을 오래 두셔서 일가가 되셨고, 지금도 현장교육 하시면 저 주제 많이 말씀하시는 것으로 앎.
9. 정연태, 『식민지 민족 차별의 일상사 : 중등학교 입학부터 취업 이후까지』, 푸른역사, 2021
위 책이 근대가 (폭력적으로) 이식되는 과정에서 한국인의 일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대해서 서술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이 책은 그 '폭력적 이식'의 이면에 있던 식민지 당국의 식민지 차별을 일상사를 통해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라고 할 수 있음. 개인적으로는 작년에 푸른역사에서 나온 책 중에 가장 좋은 책 3권에 꼭 포함시키는 책이기도 한데- 조금 어렵긴 하더라고. 정연태 선생님이 이런저런 자료들을 많이 참조하셨는데 전공자 입장에서는 그 자료 보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함.
10. 김종엽 외, 한국 현대 생활문화사 시리즈 (전4권), 창비, 2016
현대 생활사 관련해서는 이 책이 가장 좋을것 같은데 책도 컴팩트하고 이 컴팩트한 책에 도대체 이 많은 학자들이 참여했다니! 싶을 정도로 저자들 수가 엄청 남. 각 권마다 1950년대, 1960년대, 1970년대, 1980년대를 다루고 있는데 부제도 다 다르고 대표저자도 달라. 출간 당시 기준으로 정용욱 선생 같은 중견학자부터 오제연 선생 같은 신진학자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만큼 재미있는 현대사 책도 드물지 싶네. 위에 서중석 선생님 책이랑 짝을 이뤄서 읽으면 참 좋음.
여기서 끝낼라 했는데 하나만 더 쓰자. 생각해보니 하나를 빼먹었어.
임경석, 『독립운동 열전』(전2권), 푸른역사, 2022
아직까진 따끈따끈한 신간.(나온지 벌써 몇달 됐ㅈ...) 일제 강점기 좌익 계통 항일 독립운동에 대해서 다룬 책. 원래 임경석 선생님이 이쪽 전문가(1920년대 한반도 내 공산당 및 공산주의자의 항일운동이 연구 주제. 위에 최규진 선생님이랑 친하시기도 하고 두분이 같은 주제로 같은 시기에 박사를 따셨지.)이기도 하고 근래 신문에 연재하시던 얘기를 묶어서 책으로 낸 것. 나는 신문 연재까진 챙겨 봤었는데 책은 아직 못샀음. 근데 신문연재 보면서 든 생각이 책 나오면 꼭 산다! 였었던지라.
아고.. 시작하기 전에 썼어야 했는데 미루고 미루도 이제야 다 쓰네 ㅠ 다들 챌린시 시작하기 전에 보게 했어야 했는데 늦어서 미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