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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독서 광인 보고 싶으면(?) 오에 겐자부로 <읽는 인간> 추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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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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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책의 초중반부에 걸쳐서 본인의 독서 습관을 소개하는데 놀랍더라 


번역서를 일단 보고 거기서 좋은/이해 안 되는 부분을 별도로 표시함

그러고 나서 원서에서 그 부분을 찾고, 사전을 펼쳐서 단어들의 여러 뜻을 다 연필로 기록하는 거야

그 뒤에 다시 번역서 원서 보고 마지막엔 원서만 읽음 


게다가 기간을 정해 두고 한 작가 작품과 관련 평론, 논문들 챙겨보는 건 그렇다쳐

삼개월도 아니고 몇 년 단위로 그렇게 함  


보면서 이거는 읽는 걸 사랑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독서에 미쳤다 싶더랔ㅋㅋㅋ

존경스러웠음 


제목이며 윗 얘기는 약간 오바하면서 말한 거고 

보면서 이 작가의 인생, 작품이 궁금해졌고 보면서 울기도 웃기도 했어.


하나 찡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자면,

아들이 두개골 이상으로 지체장애가 있었는데 그 때문에 6년간 부모와 대화를 못할 정도야.

어느 날 교사가 물어. 꿈을 꾼 적 있나요? 

그 말에 아들은 버럭 성을 내며 말해. 자기는 꿈 꾼 적 없고 꾸었대도 잊어버렸다고.


그 이후 태풍이 오는데도 아들이 빡빡 우겨서 별장으로 부자가 여행을 가게 돼

폭풍을 정통으로 맞으면서 겨우 도착은 했는데 별장은 정전이야. 부자는 벽난로 불만 겨우 켜 놓은 채 있음

책 볼 상황도 아니니까 아버지는 술을 마시면서 시만 중얼중얼 외워 

그러면서도 계속 불안해지는 거야. 

자신이 죽고 아들이 남겨지면 세상사도 모르고 세상도 모르는데 병이 들어 혼자 괴로워하면서 두려움에 빠져 사는 거 아닌가 싶음

그러던 중에 깜빡 잠이 들었는데, 

아버지가 앓는 소리를 내었는지 아들이 흔들어 깨우면서 

'괜찮아요! 꿈이니까! 꿈을 꾸고 있는거니까!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하고 아버지를 지켜줘


그 다음은 책을 인용할게


나는 이요가 맨 처음 꾸는 꿈이 아마도 괴로운 꿈일 것이며, 그때는 이미 내가 죽은 뒤라 이요 옆에 있어주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요는 꿈을 꾸는 그 자신을 향해, 괜찮아요, 괜찮아요, 꿈이니까, 라고 말할 수는 있다. 내가 가슴 아파할 이유가 무엇인가. 이요는 자기 자신을 향해 거듭 말하리라. 꿈을 꾸고 있는 거니까! 아무것도, 전혀 두려울 것 없습니다! 꿈이니까! (p.110)


이 부분에서 나도 모르게 울었음 ㅠㅠㅠㅠ



그리고 웃겼던 부분은 

작가 자신이 쉰 두살 쯤에 책을 썼는데 암만 봐도 자기 작품 중에 제일 잘 써진 것 같은거야 그래서 잘 팔릴 것 같다 근거 없이 생각함 

그래서 일본 돌아와서 출판사 직원한테 '제 책이 잘 팔립니까?' 물어봤더니 '아니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럼

이튿날에 집 근처 큰 서점에 갔더니 책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자기 책은 몇 권만.. 부끄럽게 있음

그 산더미처럼 쌓인 책이... <노르웨이의 숲>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 하필 같은 시기에ㅠㅠㅠㅠㅠ



독서 습관부터 시작해서 자기 친구, 가족, 그 외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나오는데 

오에 겐자부로의 작품과 언급되는 고전들을 읽었으면 더 재밌을 것 같아 

하지만 그냥 봐도 나름 재밌었어 추천할게!



일부 좋았던 부분 소개하면서 마무리할게 ㅎㅎ


왜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가 하면, 여러분도 중요한 책이라기에 읽기는 읽었는데, 인생에 별반 도움이 안 된다고 여겼던 책이 몇 권쯤 있을 겁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그것이 빛을 발하게 될 때가 올 테니, 기대하고 계셨으면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p.13)


이때 우리는 단순히 책을 읽는 게 아니라, 마치 뭔가 새로운 극장으로 이끌리듯 자신도 한 단계 높은 곳에서 살아가는 정신이 되어 사이드 (저자)와 함께 있는 경험을 합니다. 그러한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책을 읽는 행위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p.50)


젊었을 때는 슬픔이 격렬합니다. 난폭할 정도로 말이지요.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며 슬픔도 온화해지고 고요해진다고, 실제로 마흔 대여섯 때부터 그렇게 느꼈어요. (중략) 하지만 저보다 나이 많은 친구 하나가 "아니, 그렇지 않아"라고 편지에 써 보냈죠. "젊은 시절 격렬했던 슬픔은 분명 어느 연령이 되면 고요한 슬픔이 된다. 온화한 슬픔이 되어 내게 다가온다. (중략) 그러나 조금 더 나이를 먹으면 이번에는 고요해야 할 슬픔이 거꾸로 더 광포하고 격렬한 슬픔이 된다. 그렇게 역전되어 자네에게 돌아올 거다."라고 경고하는 편지였죠. (p.120)


정신 차리고 지속적으로 책을 읽어나가면, 저절로 고전이 한 권, 두 권, 그것도 일생에서 아주 소중한 무언가가 될 작품이 여러분에게 다가오기 마련입니다. (중략) 어렵사리 만난 고전이 손에서 멀어져 갈 때도 있습니다. (중략) 하지만 어떤 기회가 생겨 그 책이 다시 제게 돌아와요.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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