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onair 독서캠프) 중간 쉼표 = 절망
204 0
2020.09.12 02:14
204 0



매년 제가 있는 학교에 졸업생이 와서 사상사를 전공하고 싶다고 말하면, 상당히 곤혹스럽지만 그만두라고 하는데 그때가 가장 괴롭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까닭은 힘들게 공부해서 박사가 되더라도 전혀 취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연구자가 자리를 잡기란 쉽지 않습니다만, 어쨌거나 역사가 오랜 학문 분야는 대부분 대학에 강좌가 있기 때문에 아직으 사정이 좋습니다. 사상사의 경우는 결국 강좌가 없기 때문에, 설사 운좋게 자리가 있어도 애써 노력했던 사상사 공부를 잠시 접어 두고 다른 강의를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래서 또 사상사 전공자를 양성하기 어렵다는 악순환이 일어납니다. 아마 역사학의 사상사에서도 사정은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마루야마 마사오 / 고재석 역, 「사상사의 사유 방식에 대하여 : 유형, 범주, 대상」, 마루야마 마사오 외, 『사상사의 방법과 대상』, 소화, 1997, 14쪽.


  마루야마 마사오는 일본의 정치사상사 연구에 있어서 20세기 연구 성과, 경향을 상징하는 인물.(그래서 별명이 '일본 정치사상사 연구의 덴노')

  동시에 일본 전근대 유교 정치사상을 연구하면서 '유교 정치사상'에 대해서 한, 중, 일 삼국에 여러모로 영향을 미친 인물이기도 한데

  그런 사람이 첫머리부터 저렇게 사상사 연구자에게 현실의 팩폭을 던지고 중간 절망에 빠진 전공자 덬이었습니다 (...)

  저게 20세기 일본 상황인데 여기 상황은 20세기 일본보다 더 심한 지경. (...)


  사상사 전공, 거기에 지도교수가 프로젝트 따위 거들떠도 안보는 사람- 결국 같이 공부하던 다른 사람들(=타대)은 전부

  박사 진학에 유학에- 근데 나는 석사 마치고 아무것도 못하고 근근히 입에나 풀칠한다고 잘난 '박사님'들 치다꺼리나 하고 있고...


  몇번 읽었던 책이라 책은 다 읽었는데 첫머리에 나온 저 말이 아직도 뇌리에 박힌다.(....) 사실 읽을 때마다 그렇긴 했는데

  근래 상황이 상황인지라 더 한숨에 짜증이... ㅋㅋㅋㅋㅋㅋㅋ (...) 응, 이젠 틀려먹은거 아닌가 싶은 생각을 요즘 하긴 하고 있어서

  주절주절 좀 늘어놔 보았습니다 (...) 다음 책은 좀 말랑한걸로 갈아탈래 (...)

  

목록 스크랩 (0)
댓글 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티르티르] 티르 패밀리 세일 & 1억 1천만 원 상당의 초호화 경품 이벤트(+댓글 이벤트까지!) 236 06.21 43,339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462,813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244,74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718,104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주의] 16.05.21 22,946,188
공지 알림/결과 📚도서방 챌린지 & 북클럽 & 오늘의 기록 & 올해의 책📚 59 22.01.14 59,298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680 잡담 7인치 이북리더기 하나 사려는데 마스 vs 페이지 vs 리프2 12:59 5
29679 잡담 낼모레 도서전 1시 이후에 가도 괜찮을까??? 3 12:42 30
29678 잡담 오! 도서전 프로그램 취소난 거 잡았다!!!! 11:45 94
29677 잡담 책 좋아하는 친구한테 선물할 거 7 10:51 228
29676 onair [도서방 오늘의 기록] 240624 3 10:42 69
29675 잡담 나 최근에 히가시노 게이고한테 속았잖아 5 09:49 349
29674 알림/결과 📚 삼체 챌린지 30일차 (3부 사신의 영생 ~350 페이지 / 44%) 2 09:36 52
29673 잡담 전쟁과 죄책 읽고있는데 2 09:36 140
29672 알림/결과 채털리부인의 연인 14회차 2 09:02 47
29671 잡담 신형철 몰락의 에티카 읽는데 이 책 어렵다 2 08:00 149
29670 알림/결과 [토지챌린지 시즌2] 22주차 6월 24일 2 07:12 91
29669 잡담 요즘 나오는 책 극혐인 요소들 38 02:42 845
29668 잡담 양귀자 모순 읽으면서 책에 대한 애정이 조금 돌아왔음 2 02:33 273
29667 잡담 도서방 덬들이 꼭 같이 읽어줬으면 하는 블로그글 9 00:25 587
29666 잡담 포크5s랑 포크5랑 차이 많이 나??? 2 06.23 256
29665 잡담 브로콜리 펀치 제일 앞 챕터? 빨간 열매 읽었는데 (조금 ㅅㅍ 7 06.23 221
29664 잡담 미스터리 다룬 책 추천해줄 수 있어? 3 06.23 261
29663 잡담 너네 빠릿빠릿한 이북 리더기 나온 거 아니 10 06.23 910
29662 잡담 다짜고짜 책 추천해달라하면 추천해줄 책 있니 12 06.23 644
29661 후기 완전한 행복 뒷북 후기 7 06.23 4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