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섬세한 감정선 묘사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완전 추천하고싶은소설!
같은 작품에서 선후배로 만난 배우 공,수가 열등감/오해에서 시작해 육체적 관계 이후 사랑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 내용이야
1권이 공 시점에서 진행돼서 장님 코끼리만지듯이 수가 어떤인물인지를 추론하게 만들고, 2권에서는 수의시점으로 같은상황을 다르게 보여주는데 이게 ㄹㅇ 존잼
맛도리포인트
1)완벽한 이미지의 공이 수의 연기에 열등감을 느끼고>다루기 쉬운 어린애라고 생각하다가>수가 돌아서니까 감정자각하고 플러팅 갈기는 변화과정
2)연기천재만재 갓기수인데 과거 가폭(+성적학대)으로 삶의 이유를 못찾는 상태가됨(이와중에 연기관두면 과자공장이나 절 들어가는 생각중)
3)위험한상황에서 공 감싸고 다치는 수 실존 나 진짜 이거 없못먹
4)쌍방 L 개꽉낌 서로 질투도 많이하고 자기가 가진거 다 상대방 주고싶어하고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게 서로고 걍 사랑꾼들이셔
밑으로는 전개스포 가득한 후기---------------------------
1.이 소설은 어떻게 보면 '오만과 편견'이다. 희태(공)는 우위에 서는 인생을 살았고 시현(수)을 자신이 좌지우지할 수 있으리라는 오만에 빠져있다. 반면 시현은 학력, 외모, 경력 모두 좋은 희태가 그 드라마 속 캐릭터와 같은 완벽한 인물이리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공을 동경하는 수와, 가볍게 생각했던 수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뒤늦게 자각한 공. 어떻게 보면 익숙하고 도식적인 플롯을 공수 시점 교차서술과 유려한 감정선 묘사로 새롭게 풀어내는 게 매력적인 소설이다.
오해의 발단부터 해소를 납득되게 풀어내고, 사랑이 어떻게 인물을 바꾸는지를 시간을 들여 설득한다.
2.1권은 희태(공)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희태의 시점에서 본 시현은 알 수 없는 존재이다. 태도가 일관되지 않고 거짓말을 하며, 자신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내어주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며 시현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 같이 보이긴 하나 그 감정의 깊이와 형태를 알기는 어렵다. 종국에는 내가 좋긴 하지만 사귀지도, 섹스하고 싶지도 않다고 한다. 자신은 이미 신호를 보냈다고 하면서.
반면 2권 시현(수)의 시점에서 바라본 희태는 그야말로 개새끼다. 자신을 싫어하는 것 같다가, 호의를 베풀더니, 자신과 자자고 한다.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저 동료사이라고 선을 그어버린다. 얼마 뒤에는 또 태도를 바꾸어 섹스를 하자고 하더니 왜 자신이랑 자냐는 물음에는 답을 얼버무린다. 시현은 깨닫는다. 저 사람은 좋은사람이 아니고 이 관계는 끝내야한다고.
3.우리는 타인을 처음 만났을 때 상대방의 행동을 통해 피상적으로밖에 파악하지 못한다. 자신의 상식을 기준으로 상대를 이해하고 평가한다. 이는 정보의 왜곡과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달리 말하면 행동과 발화의 맥락을 이해한다면 더이상 상대방을 오해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우리 삶속 보편적 경험으로 확장된다. 지나치게 크게 말하는 노인들의 행동이 나이가 들며 청력이 감퇴하기 때문임을 알게 될 때, 화난듯이 말하는 게 짜증이 아닌 사투리라는 걸 알게 될 때. 타인의 맥락을 알게되면 이해의 범위도 넓어진다.
희태와 시현이 서로의 비밀을 교환하며 이야기는 전환을 맞는다.
희태는 부모님의 결혼이 파국으로 치닫는 걸 목격했다. 그 과정에서 아이는 소외되었고, 그 아이는 자라서 사랑과 운명을 무시하는 염세주의자로 자라난다.
시현은 부모님과 할머니를 잃고 학창시절 삼촌에게 육체적, 성적 학대를 당한다. 자신의 구원자인 줄 알았던 첫사랑은 시현에게 이용가치가 없어지자 버린다. 희태가 삶에서 배운 것은 수용, 복종, 체념이고 잃은 것은 생의 의미이다.
상대방의 맥락를 파악하고 둘은 서로를 비로소 제대로 마주한다.
동시에 이해받는 경험은 자기긍정감으로 전이된다. 나에게 타의에 의한 나쁜 과거가 있다는 사실이 나를 판단하는 잣대가 되지 않는다. 자신은 누군가가 좋아할 가치가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4. 희태와 시현은 서로를 통해 자신을 더 잘 알게된다. 그리고 더 나은 자신으로 나아간다.
희태는 시현으로 인해 더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자 하는 욕구를 갖게 된다. 자신이 무언가를 쟁취하기 위해 분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사랑의 존재를 믿게 되었다.
시현은 희태를 만나고 처음으로 좋아하는 음악이 생겼다. 돈을 벌어서 하고 싶은 것이 생기고, 살아갈 이유가 생겼다. 과거에서 불행이 아닌 행복의 조각을 찾고, 자신의 몇 년 뒤를 기대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정적과 수용으로부터 탈피해 역동적인 사랑을 맞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