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인지 모르겠어
어느순간부터 내방이 너무 복잡하다고 느껴져
밖에서 8시간 일하고 힘들게 집에 오는데 거의 기어온다는 느낌 들 정도로 힘든 날 내 방 보니 잡동사니가 너무 많다고 느껴지는거야
정신적으로 지쳐있어서 그랬는지 그걸 보는데 대체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어졌어
일부러 잘 보이게 늘어놓은 좋아하는 피규어, 방 꾸민다고 붙인 감성 엽서들, 책상 위에 둔 장식품 이런거..
그게 그냥 너무 질리는거야 지긋지긋하고
이게 무슨 위안이 되나 난 지금 그냥 당장이라도 눕고 싶을 뿐이야 이 생각만 가득했어
지금 내 방에 정말 필요한거 그거만 남기고 흰벽으로 두고 싶어졌어 책상이랑 의자 이 정도만 두고 싶어졌어 침대는 원래 없었고 눈에 거슬리는거 다 치우고 싶어..
원래 꾸며져있는거 보고 예쁘고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저 눈이 피로하고 마음도 피로하고 사랑할 마음이 안들어
딱 사는데 필요한 것만 두고 살고 싶다
월급 받으면 장바구니 가득 담아서 샀던 가방들 옷들 생각해보면 몇번 쓰지도 않고 그냥 옷장에 다 처박혀있고
흰벽 보면서 쉬고 싶어
한 때는 예쁘다고 사모았던 것들 쟤들이 나한테 더이상 위안이 안돼
일이 힘들어서 시발비용으로 산건가 이 생각도 들고 다 치우고 싶어졌어
바다나 실컷 보고싶어
그냥 내방에 바다가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