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올래?”
재희는 몇 걸음을 내디뎌 내 바로 앞에서 긴 몸을 벽에 기대고 섰다. 골목의 좁은 간격 탓에 재희와의 거리는 고작해야 손바닥 한 뼘 정도였다. 입술 사이를 뗀 재희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선배한테서 술 냄새 나요.”
가까이에서 재희의 숨결이 느껴졌다. 달콤한 숨은 불쾌하지 않았다.
“마셨으니까 나겠지.”
“……담배 냄새도 나요.”
“그것도 피웠으니까 나겠죠.”
내 대답에 재희는 뺨을 더 붉게 물들였다. 고양이가 감기에 걸렸나, 의문이 들었다.
“……원래 피워요?”
“술 마실 때만.”
“그때만?”
“……글쎄.”
애매한 답을 하고선 잡고 있던 재희의 얼굴을 내게로 가져왔다. 그리고 뺨 위에 짧게 입을 맞췄다. 재희는 잠시 감고 있던 눈을 서서히 떴다.
“어두우니까.”
밖이 어두우니 주는 상이었다. 재희는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려 내 입술이 잠시 닿아 있었던 뺨 부근을 어루만졌다.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
하 권준영 유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