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도시로 자신의 전부를 새로 옮겨 심는 일. 그 일이 어떤 건지 도진은 이젠 너무도 잘 알았다. 정류장을 찾고, 익숙하게 거리를 걷고, 파스타가 가장 맛있는 식당이나 핫초코는 맛있지만 불친절한 카페를 파악하게 되는 것, 이 동네에서나 쓰는 말이 귀에 익고, 좋아하는 산책로가 생기고, 자주 가는 가게의 얼굴이 익은 점원의 이름을 알고, 계절의 변화를 꼭 이 도시를 배경으로 떠올리는 것. 뿌리를 내리기 전엔 사방에서 닿아 오는 모든 감각이 무서울 정도로 따가웠다. 그러다 결국엔 천천히, 완벽하진 않더라도 미지근할 정도로는 이 공간에 섞여 익숙해지는 것. 비일상이던 장소가 일상이 되고 마침내 그 일상을 사랑한다고 인정할 수 있기까지.
캔버스에 유채 (외전2) | 유아히 저 리디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297070904
눈물 줄줄임ㅠㅠ아껴뒀다고 뒤늦게 외전보고 눈물 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