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나는 학자금 대출 빚 엄청 있고 집도 곰팡이 천지에 여름되면 바닥에 물 스며나오는 집 살았거든 그래서 7월쯤 되면 방 바닥에 꼭 신문지를 여러겹 깔고 그 위에 이불을 펴야 잘 수 있는 집에 살았음
그 후에 몇년동안 진짜 부지런히 애썼더니 이젠 학자금 대출도 다 갚고 집도 더 나은 집으로 이사도 함
환경이 워낙 변했으니까 난 그대로 나자신도 나아질 줄 알았음 근데 아니더라고 좋은 아파트로 이사하고 부채감이 사라지고 이런것들이 나를 더 나은 환경에 데려다놓긴 했지만 그때 느낀 우울감 불안 이런것들 안사라지더라
아무리 좋은 걸 먹고 좋은걸 봐도 그때뿐이야
힘들었던 시절에 내면에 어두운게 너무 응축 되어 있었는지 거기서 빠져나오긴 힘들더라
내 맘에 드는 가구들로만 픽해서 꾸며둔 그 좋은 방에 밤마다 누워서 울 때도 있어 비싸고 좋은걸로 둘러싸여도 결국 내 마음 하나 제대로 못 잡으면 어디있든 별반 다르지 않다
지금 있는 이 곳에서 행복하지 못하면 어딜가든 행복은 못느낀다는 말이 그거 같음 결국 사람이 마음이 편안해야 최고지 뭘해도 불안하고 쫓기는 기분이면 그거 고치는걸 가장 우선순위에 두는 게 좋은 것 같음
소비로 푸는거 잠깐이고 내 마음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내가 느끼고 생각하고 보고 떠올리는거 결국 나 자신이 편안해야 다 편해져
내가 조용한 숲속에 있어도 내 마음이 시끄러우면 아 여기가 내가 누울 흙밭인가 싶은 생각밖에 안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