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자 다루는거 보면 상대방 눈빛, 표정, 행동 보는 눈치 백단이고
말 돌리기, 논점 흐리기 스킬 개쩔음. 그러다가 적시적소에 한번씩 스트레이트로 꽂는 기술 장난 아니고
몰아붙여서 어리광 부리는거 감상할거 다 하면서도 결론은 안 받아줌. 존나 단호함ㅋㅋㅋㅋㅋ
§ 첫키스 한 다음 날 한기자 출근 시키는 윤태성
얼른 윤태성의 차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차를 멈추고, 잠겨 있는 조수석의 문을 열어 주지 않는 상태를 기다린 시간은 딱 7초였다. 속으로 일곱까지 세고-셋은 좀 짧아서 내리고 싶어 하는 게 티가 날 것 같았고, 다섯이나 열은 속으로 숫자를 센 것이 티가 날 것 같아서 7초로 정했다- 결국 잠금장치를 풀어 주지 않는 윤태성을 대신해 직접 잠금을 풀었다. 금세 달칵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잠겼지만.
나를 제외한다면 이 차 안에서 조수석 문을 잠글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뿐이다.
'한 기자님. 우리 연애하죠.'
§ 사귀기로 한 날 바로 자기집으로 한기자 델꼬 가버리는 윤태성 (+어버버하다가 어느새 남의 집 와버린 한지원씨ㅋㅋ)
자연스럽게 자신의 집이 있는 15층의 버튼을 누르는 뒷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집에 데려다 주는 거 아니었어요?"
내 물음에 대한 대답 없이 윤태성은 아파트 현관 비밀번호와 제집의 도어락 번호를 외웠냐고 물었다. 각각의 네 자리 번호를 불러주자 잘했다는 칭찬이 돌아왔다. 칭찬에 마음이 약간은 풀어졌다.
"또 도망갈까 봐요."
"......네?"
"그때도 멀쩡히 출근시켜 놨더니, 오후에 바로 소개팅한다고 했잖아요."
지은 죄가 있으니 저절로 입이 다물렸다.
§ 돈도 없고 옷도 없는 애인을 자기집에 놓고 출근하는 윤태성
"나 집에 언제 가요? 생각해 보니까 지갑이 없어요. 데려다주는 거 아니면 택시비라도 빌려줘야 하는데."
"옛날에 한기자님이 했던 말이 좀 이해가 되네요."
"뭐가요? 내가 무슨 말 했었는데요."
"결혼하고 내조 받으면 성적 오른다는 거요. 별로 이해 못하던 말이었는데, 오늘 보니까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아서요."
날 집에 데려다주거나, 집에 갈 택시비를 지갑에서 꺼내서 달라니까.
전혀 다른 곳으로 튀는 화제에 뭐라 대꾸할 수 없었다. 지갑이 들어있을 겉옷 주머니에 눈이 갔다. 수상한 눈빛을 읽었는지, 윤태성의 커다란 손이 익숙하게 양 볼을 감쌌다.
"기사 쓸 거 있으면 저쪽 방에 노트북 써도 돼요."
"네."
"몰래 돈 찾아서 도망가지 말고."
"......사람을 무슨......네."
§ 첫 XX를 위한 판 까는 윤태성
"나 술 먹여서 뭐 하게요."
"오랜만에 예쁜 짓 하는 것 좀 보게요."
윤태성이 말하는 '예쁜 짓'이라는 게 언제를 의미하는지 바로 알았다. 순간적으로 얼굴에 열이 올랐다.
§ 말끝 짧아진 윤태성
정신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윤태성의 말이 묘하게 존대와 반말을 오갔다. 애인끼리 뭘 그러냐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이 차가 제법 나는 편이라 아직까진 신경 쓰인다. 게다가 나는 꼬박꼬박 존대하잖아.
"저기요."
-네?
"나 박신우 선수랑 동창이에요."
-휘정고 나왔어요?
"......네."
-좋은 데 나왔네요. 공부 잘했나 보네. 아, 그 회사 들어가려면 공부 잘해야 되나.
별로 학교 자랑을 한 건 아닌데. 저번부터 대화를 할 때 묘하게 핀트가 어긋나는 건 기분 탓인가.
§ 야한 플레이 시켜서 울먹울먹한 한기자님
지금 울면 이런 창피한 짓을 시킨 걸 물러 주지 않을까. 이런 얕은 생각을 하며 커다란 손에 얼굴을 슬쩍 비볐다.
"화는 안 났는데, 그래도 잘못을 했으면 벌 받아야지. 그래야 다신 안 그러잖아."
"또 안 그래요......"
"원래 어린애랑 개 키울 땐 칭찬이랑 벌을 자주 해 줘야 된대요."
(화를 내세요 한기자님.... 화를 내도 되는 상황입니다ㅋㅋㅋㅋㅋ)
§ 윤태성한테 받은 반지 너무 비싼거라서 부담 느끼는 한기자
- 사람 선물을 그렇게 돈으로 판단하면 안 돼요.
"그 말을 이럴 때 쓰는 거예요?
(공부는 못했지만 논리갑 윤태성)
§ 닭볶음탕 만들어주려는 한기자님
"맛없을 수도 있으니까 조금만 만들어 놓을게요, 그럼."
"맛있을 것 같은데. 맛없어도 별 상관은 없고."
"왜 상관이 없어요."
"이상한 맛이라도 재밌을 것 같아서요. 아, 이런 맛을 내는구나, 하고."
맛이 없는데 왜 재미가 있냐. 도저히 어린 연인의 속은 알 수가 없다. 하나도 재미없다고 대꾸하며, 속으로는 블로그 레시피대로 만들어 코를 납작하게 해 주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넷에서 찾지 말고 원래 먹던 대로 만들어 줘요. 궁금하니까."
눈치 빠르게도 속으로 하고 있는 생각을 바로 읽는다.
§ 가벼운 더티토크에도 면역이 없는 한기자님ㅠㅠ
"저기, 혹시 나한테 뭐 화난 거 있어요?"
"내가? 아닌데. 처음으로 질투해 줬는데 내가 왜요."
"......그럼 왜 자꾸 심한 말만 해요."
"심한 말?"
"처음엔 안 그랬잖아요."
"그야...... 처음부터 그랬으면 도망갔을 거 아니에요. 내숭 떨어야지."
"......지금도 좀 떨어 봐요, 제발."
§ 한기자에게 한약 지어준 윤태성
난 원래 그런 걸 먹으면 더 입맛이 떨어지는 사람이라 고3 때 우리 엄마가 사 왔던 것도 먹지 않았다. 설득을 시도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럼 지금이라도 먹어 봐요' 라는 간단한 말이 전부였다.
§ 대구 취재 갔다가 올라올 땐 자기 차 타라고 하는 윤태성
갈 때는 서정욱의 차를 얻어 타고 가지만, 올 때는 따로 오겠다니, 무슨 핑계를 대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애인이랑 만나기로 했다고 그래요.
"......걘 그럼 따라오겠다고 할걸요."
-서 기자님 그렇게 눈치 없는 사람이에요?
"가뜩이나 사진도 안 보여 준다고 뭐라고 하는데......"
그래도 한번 노력해 보겠다는 내 말에도 '노력을 하지 말고 그냥 내 차 타요' 라는 자비 없는 대답만 돌아온다.
§ 윤태성 어릴 때 사진
흔히 볼 수 없을 사진에 대한 소장 욕구가 생겼다. 어떻게 하면 이걸 내 핸드폰으로 전송을 시킬 수 있을까. 윤태성은 내 수상쩍은 행동을 눈치챘다. 얼른 핸드폰을 낚아채더니, 내 팔이 닿지 않도록 대시보드의 구석으로 숨긴다.
"사진 보내 주면 안 돼요?"
"이런 거 가져서 뭐 하게요."
"뭐 하긴. 그냥 보고 싶을 때 보는 거죠."
"'지원아' 라고 부르게 해 주면요."
"......예?"
"그렇게 부르게 해 주면 보내 줄게요."
"혹시 박신우한테 '신우야' 라고 불러요?"
"미쳤어요? 쳐맞으려고."
"나, 동창인데...... 박신우하고."
"알아요. 저번에 말해 줬잖아요."
당황스러워 화를 내거나 싫다고 강하게 어필을 하는 것도 잊었다.
§ 콜라 끊게 만들려는 윤태성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찼는지, 현관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윤태성은 양치를 하라며 사람을 볶아 댔다.
"콜라 마시고 바로 양치하면 안 좋대요. 탄산 때문에."
"잘됐네. 그럼 먹지 마요, 아예."
나의 음료 취향이 그렇게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 건가. 얌전히 내가 쓰던 칫솔을 꺼내서 이를 닦을 수밖에 없었다. 삐죽거리며 양치를 하는 동안 윤태성도 욕실로 들어왔다.
"왜 심통 났어요."
칫솔을 입에 물며 남는 한 손으로 내 뒷머리를 쓸기 시작했다.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콜라 먹는다고 구박해서 심술 났다고 솔직히 말하기에는, 나는 이제 한 살 더 먹었다.
§ 애인에게 반지 사주고 싶어서 떼쓰는 한지원씨(34세)
쓰린 눈가를 손으로 비비며 고개를 들었다. 눈치가 빠른 사람은 이미 침대 옆에 있던 티슈를 뽑아 들고 얼굴을 정리해 주기 시작했다. 뺨에 묻어 있는 눈물을 닦던 티슈를 그대로 코에 갖다 댄다. '흥'이라며 기가 찬 소리를 하는 윤태성을 지그시 봤다. 시선의 의도를 읽었는지 티슈는 이내 거둬졌다.
"......반지 사도 돼?"
이래 봬도 집안의 늦둥이 막내아들로 자랐다. 의지의 한국인은 고집을 부리며 원하는 것을 얻어 내던 어릴 때 기질을 발휘했다.
"아니. 그건 안 돼요."
여기 의지의 한국인이 하나 더 있었다. 나이를 서른넷이나 먹은 제 애인이 울기까지 했는데도 굽히지 않는 대쪽 같은 소신이다.
"그런 거 안 해 줘도 나 어디 도망 안 가는 거 알잖아요."
"꼭 그런 건 아니고, 나도 뭐 하나는 사 주고 싶어서......"
"이런 거 말고 그냥 우리 집에 들어와서 살아요, 그럼."
.... 그래서 동거 외전 언제 나와요..? 이렇게 떡밥 깔아놓고 동거 외전 없다는게 말이 됩니까 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