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모도 참. 우리 할머니가 불쌍하면 세상천지에 안 불쌍한 사람이 어딨다고.
🍁 어이구. 김슈블, 네 눈에나 그렇게 보였던 거겠지. 네가 어려서, 뭘 잘 몰랐으니까.
🌷 모르긴 뭘 몰라요. 우리 할머니, 알아주는 슈블단이었다면서.
🍁 슈블단?
🌷 내 이름도 거기서 따오신거잖아요.
고종사촌 중 하나가 성가신 얼굴로 “슈블을 사랑하는 단체. 슈가블루스단, 뭐 그런 거.” 하고 부연했다. 뒤이어 김슈블이 술술 제 말을 이었다.
🌷 애초에 덕질DNA를 가지고 나고 자랐고, 증조할머니부터가 신여성이라 그 시절에 대만으로 웹툰 유학까지 다녀왔다면서요. 평생 BL계에서 자유롭게 덕질하고 즐길 것도 다 즐기다 가셨는데 그게 불쌍한가?
🌷 특히 <슈가블루스>라는 작품에는 온 영혼을 바칠 만큼 빠져 계셨었다던데. 같이 즐겨 놀던 슈블단이라는 사람들과 하루 종일 꺄르르거리며 백상희, 서한열 이야기만 몇 년을 했대요. 그리고 그렇게 존버하던 슈장본을 손에 넣으셨을 땐, 정말 하늘을 나는 기분이라고 하셨다죠? 그거 할머니 관에 같이 묻히기까지 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