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누운 서한열을 빤히 보다가 상체를 기울였다. 이내 백상희의 이마가 서한열의 뒷덜미에 닿았다. 뜻밖의 접촉에 서한열이 지레 움찔했다.
🐶 항상 이랬어?
🐱 가라고.
🐶 나랑 슈장본 읽을 때마다 이렇게 힘들었는지 묻잖아.
🐱 글쎄, 그만 귀찮게 하고…!
기어이 서한열의 목소리가 뒤집힌다. 발끈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또 지끈거렸다. 서한열은 입술을 물면서 두 눈을 감았다. 이젠 정말 가 줬으면 좋겠다. 그런 추레한 꼴은 더 보이고 싶지 않았다.
🐶 몰랐네.
나지막이 중얼거리는 소리가 나른하게 들려왔다. 그러고도 백상희는 한참 자리를 뜨지 않았다. 등 뒤에서 지그시 내려앉는 시선도 여전했다. 도통 신경이 쓰여서 마음 편히 앓지도 못할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