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
날숨을 뱉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무의식적으로 입술이 달싹여진 것뿐이었다. 그 찰나, 미처 다 말리지 못한 머리끝에서 물방울이 뚝 하고 떨어졌다. 젖은 목덜미에 은근한 소름이 돋았다.
🌸 네가 슈장본?
확신을 품고 재차 물었지만, 그 책은 별반 대꾸가 없었다. 그저 그 핑크빛 표지를 뽐내며 슈블단 앞에 떡하니 놓여 있을 따름이었다. 짐작이 맞았다. 슈블단의 짐작과 아주 비슷했다. 은은하게 빛나는 핑크빛 표지에, 고급스러운 필기체로 쓰여진 'Sugar Blues'. 꿈에서도 그리던 슈장본이 틀림없었다. 그 옆을 차지하고 있는 예쁜 책갈피까지... 슬그머니 입꼬리가 당겨졌다. 묘한 희열감이 들었다.
🌸 맞구나? 슈가 블루스 소장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