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도 잘 안나오는데 겨우겨우 이어가고 있는 세화의 말들이
네가 날 얼마나 상처줬는지에 대한거라는데서 얼마나 닫힌 마음이 굳건한지도 알겠고
내가 버렸다고? 너를?
기태정 입장에선 세화가 자길 떠난거니까 무슨 말이지 싶을텐데
이제 그런건 상관없다는 듯 두드리고 또 더 쌓이는 벽을 막아보려는 처절함
그럼에도 열리지 않음을 실감하는 착잡함
신발 보고서 세화가 넌 여전히 하나도 모르네 하면서 약간의 틈을 보이니까
맞아 그러니까 네가 가르쳐 줘 고칠게 하고 그것마저 붙잡는 절절함
세화는 기태정이 행동과 말이 다를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걸
진작에 겪었으니 이제 말에는 쉽게 움직이지 않는데
신발에 난 결이 눈에 들어와 버려 흔들리는 스스로에 대한 자조와
내가 나가서 잘테니까 쉬라고 자리 비켜주니까 크게 터져버린 오열이..
파국은 맞는데 이제 좀 숨구멍 트이는 느낌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