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의 밤 이후 (이때도 하선우가 강주한을 밀어냄) 하선우는 강주한에게 연락처를 묻고 강주한은 직통 번호가 아닌 연결 가능 번호를 주지 그래서 하선우는 순식간에 멀어진 거리감을 직감하지만 이 낙차를 느낀다는 건 홍콩에서도, 서울에서도, 울산에서도 강주한이 먼저 선우가 가까이 올 수 있는 개방성을 보여줬다는 뜻이기도 함
그리고 무엇보다 사귄 후에도 먼저 전화를 하는 쪽도 문자를 하는 쪽도 받지 않은 하선우를 찾아 헤매며 여러통의 부재중 통화를 남기는 것도 강주한임
강주한은 단 한개의 부재중 통화로도 (시간이 지나) 회신 전화를
받을 수 있을 사람임. 그건 아마 하선우이게도 마찬가지일거야
고민할지언정 도저히 답신을 안 할 수 없는 번호고 사람이지
그런 그가 중복되는 여러통의 부재중 통화를 남긴다?
그 횟수는 아마 부재중 - 행선지를 정해 출발 - 목동에서의 부재 - 행선지 재설정 등 하선우가 있을 곳을 탐색하며 가능성을 소거하고 수정할 때마다의 전화라는 걸 쉬 추측할 수 있음
회사로 찾아갔을 때의 부재중 전화가 공간을 헤매는 시간이라면
삼자대면의 부재중 통화는 기다림을 헤매는 시간임
자신에 대한 평가 지표를 온갖 통계와 수치로 해온 사람이
값비싼 선물이나 우리집의 꼭대기 층수 투자 유치의 금액이 아닌
부재중 통화의 숫자들로 애가 끓는 시간을 남겨둔다는게 너무 좋음
그래서 그 라꾸라꾸 곁에서 보고 싶어서도
그 주차장에서의 화가 났다는 말도 농축된 진심이라고 봐
하선우를 봐주고 말고 할 여유가 없는 순간인거지
하선우 구간헐적씹탑에 담백한 관계를 추구한 인간이라
오히려 강주한의 직구를 투명하게 받아들이는 (다른 의도가 없이 그도 하선우에 한해 감정적이라는 진실) 것에 서툰거지
과연 둘 중에 달콤한 집착을하고 있는게 누구? (◔‸◔ )
그러니 3박 4일 지하실에 갇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