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그렇게 되어버린것이다.
그는 결혼을 했고 공식적인 유부남, 사회적으로는 안정된 가정을 꾸릴 사람이 된것이다. 결혼식을 보고도 나는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내게 매질하는 채찍같았다. 그애는 갔어. 포기해, 용기도 못 내는 너따위가 뭘 해.
자꾸만 눈물이 그칠줄 모르고 주륵주륵 흘렀고
그 눈물 자욱이 밖에 내리는 빗소리마저 삼켜먹고
시끄럽게도 슬픔을 토해내고 있었다. 용기못낸 인간의 처절함이였다.
그 이후 내가 그 애를 다시 본건 어느 작은 장례식이였다.
그애는 내 손을 기웃거렸다. 그 모습이 퍽이나 귀여워보였다.
너... 갔잖아..
...왔잖아.
그걸로 우리의 이야기는 다시 도돌이표를 적어가며 시작되었다.
그 도돌이표가 어떤 소용돌이로 우리를 몰아넣어갈지,
나조차도 그애를 위해 내가 칼날같이 벼려질지,
그때는 사실 알지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