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을 너무나도 오래 좋아한 국
안이 결혼 하고나서 자신의 마음을 아는 다솜 때문에 안에게 연락한 적이 없음
매일 매일이 지옥임
글도 잘 안 써지고 머리엔 안 생각만 가득함
국이 오랜만에 용기내서 안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걸림
국의 마음은 복잡하기 짝이없는데 안은 예전처럼 자기를 맞아줌
얼굴만 봐도 좋았는데 안이 이혼했다고 하니 국은 좋아 죽을 지경
좋은 분위기에 그대로 술자리까지 이어짐
안이 안주도 먹여주고, 뭔가 예전 생각이 나지만 예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임
국은 그런 안을 보며 조금 용기 냄
안이 잘 때 시계 채워줌
그 시계를 풀지 않는 안을 보며 국은 혼란스럽기 짝이 없음
집에 가려는데 안이 집에 데려다 준다고 함
우리 사이에 뭘 데려다 줘 같은 말은 입 밖에 내지 않음
너 뭐야...? 내 마음 알아?
같은 말을 꺼내고 싶어지니까
그런 복잡한 국을 모르고 안은 헤드락을 걸며 스킨쉽을 계속 함
국은 자기 마음을 꺼낼 생각이 조금도 없었지만 안의 행동에 겉잡을 수 없어짐
슬프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일말의 희망을 가진채로 마음을 꺼내 보임.
순간 우린 끝일거란 두려움이 올라왔지만 이겨냄
하지만 국이 안을 힘껏 끌어 안은 순간에도 안은 마주잡지 않음
국은 사랑의 종말을 느끼고 상처를 안은 채 뒤돌아 감
그런데 안이 부름
국은 혼란스럽게 안에게 다가감
하지만 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음
거절하는 말도, 응하는 말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거리를 좁히지도 벌리지도 않음
안의 두 손은 매정하게 주머니 안에만 있을 뿐임
국은 안을 끊어내기로 함
폰 통째로 아무 전화번호도 옮기지 않은 채로 안의 흔적을 지워감
글도 열심히 쓰고 열심히 살았음
힘들었지만, 그래도 살아졌음.
안은 고민에 휩쌓였음
이 감정 뭐지? 넌, 뭐지?
우린 친구잖아, 너 왜 그래?
그리고 난 왜 이러지?
왜 네가 나한테 키스하려 할 때, 날 끌어안았을 때 널 뿌리치지 않았지?
고민은 수많았지만 답은 정해져 있었음
수없이 고민하다 안은 국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없는 번호라고 연결되지 않았음
안은 당황스럽지 않았음
안과 국은 오래된 사이고 찾고자 한다면 언제든 찾을 수 있을테니까
만날 수 있을테니까
그 동안 마음을 확실하게 정하기로 했음
안은 국과의 재회를 그려봤음
우리 지인이 꽤 겹치니까 경조사에서 우연히 보겠지?
넌 그럼 날 깜작 놀라겠지
그리고 웃겠지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음
그럼 자연스레 번호를 다시 받고
약속을 잡고
그리고 내 마음을 말해야지
안은 그렇게 생각했음
그런데,
국을 다시 만나게 됐을 땐 국은 이 세상에 없었음
널 다시 만나면 이제 내 마음을 말 하려고 했는데 넌 왜 없지?
그 누군가의 경조사일거라고 생각했지
그게 너의 장례식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안은 한참 영정사진을 바라봐도 믿기질 않았음
연락 없던 어제처럼,
넌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믿기질 않으니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았음
안 국을 아는 지인들은 너희들 친하지 않았어? 라고 물어오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음
왜냐면, 우린 다시 만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