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비 엔딩 스포주의)
결혼식 이후 연락이 끊어진 채 살아가던 인국과 재현.
그들은 10년만에 장례식장에서 재회한다.
소설작가가 된 인국과 디자인 회사에 근무 중인 재현은 10년 전에 끊어졌던 인연을 다시 이어가며 부쩍 함께 지내게 된다.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가도, 자국만 남긴 채 없어진 약지의 결혼반지라던가 가끔 마감 관련하여 전화를 받는 서로의 모습이 현실을 일깨워주는 듯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혼 후 미루고 있던 이사를 끝내고 가진 재현의 집들이에서 술을 마시던 두 사람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다시 연락이 닿지 않던 어느 날 재현은 인국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된다.
남은 것은 그의 손목 시계와 뒤늦게 사무치는 방향잃은 감정 뿐.
아니. 이대로는 못보낸다. 깨달은 마음을 풀기도 전에 잃어버린 목적지를 되찾을 수만 있다면...
그 마음이 통한 걸까. 재현은 홀연히 장례식장에서 다시 눈을 뜬다.
인국의 장례식장이 아니라, 그를 다시 만났던 어느 날의 장례식장으로.
* * *
영정 사진 앞에 선 얼굴이 초췌하다.
뒤늦은 감정으로 사무친 눈이 잔뜩 날 서있다.
속도 모르고 편안히 웃고 있는 얼굴이 지독하게 얄밉다.
얄밉다가, 그리웠다.
"...잔인한 새끼"
이렇게 갈 거면 안아봐도 되냐는, 사람 심란하게 만들던 그딴 소리는 하지 말지. 거칠어진 얼굴을 쓸어내리는 손이 버석하다.
손길을 따라 떨어지는 원망 어린 시야 속으로 불쑥 손목시계가 보인다.
깨진 채로 넘어와 멋대로 고쳐 쓰고 있는 것이었다.
째, 깍. 째, 깍.
손목 시계에서 나는 초침 소리가 원래 이토록 컸었나.
이상한 기분에 눈을 꾹 감았다. 그리고 다시 떠올린 순간.
10년만에 그를 재회했던 장례식장으로 다시 돌아가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