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읽다가 흥미로운 것 같아서. 대체로 ㅇㅂㅇ 내용인데 BL 언급도 조금씩 있고 벨방에 요시나가 후미쌤 아는 덬들도 많을 것 같아서 올려봄.
남녀가 뒤바뀐 도쿠가와 가문과 오오쿠의 흥망성쇠를 다룬 '오오쿠', 남자들만 일하는 디저트 가게에서의 이야기 '서양골동양과자점', 게이 커플의 일상을 그린 '어제 뭐 먹었어?" 등 수 많은 히트작을 지닌 만화가 요시나가 후미.
여성이 남성을 대신해 집권하는 설정이나 청년만화지에서 게이 커플의 이야기를 연재하는 등 다양성 넘치는 작가 활동을 해온 그녀지만, 본인이 말하길 "내가 읽고 싶은 것을 그릴 뿐"이라고 한다.
7월 26일에 발매된 인터뷰 서적 '일이든 일이 아니든 만화와 요시나가 후미'에는 그녀의 어렸을 적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궤적이 상세히 다뤄져 있다. 자유롭게 그리고 있다고 하면서도 어딘가 사회성을 띤 작품들은 어떻게 태어난 것일까?
──남녀에 관한 젠더 역할을 초월하는 작품을 많이 그리고 계십니다만, 그에 있어 고집하는 게 있으시나요?
요시나가 후미(이하 요시나가): 딱히 의식한 적은 없네요. 저는 늘 '내가 읽고 싶은 이야기'를 그려왔을 뿐이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우연히 그런 설정이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작품을 다양성이라는 단어로 받아들여 주시게 된 것도 최근 5년 사이의 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LGBTQ라는 개념이 보급되고 여성이 평생 일하는 것이 평범해지는 등 다양한 사회의 움직임이 있었으니까요.
진지하게 받아들여 주시는 분이 계신다면 그건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고 기쁩니다.
──요시나가 씨는 원래 '슬램덩크'의 동인지를 만드시기도 했고 BL지에서의 활약으로도 이름을 떨치셨습니다만, 그곳에 이르기까지는 어떠한 경위가 있었던 건가요?
요시나가: 어렸을 때부터 '파타리로!'를 무척 좋아했기 때문에 남성 간의 이야기를 즐겁게 읽어 왔습니다. 당시엔 동성애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요. 그 밖에도 '바람과 나무의 시'나 '해 뜨는 곳의 천자' 등을 애독했습니다.
동인지는 중학교 1학년 때 친구가 '캡틴 츠바사'의 휴우가 코지로와 와카시마즈 켄의 작품을 빌려준 것이 첫 만남이었습니다. 굉장히 중후한 스토리여서 충격을 받았죠. 그 왕도 스포츠 만화에서 이런 스토리를 떠올리다니! 하고(웃음).
하지만 중학생 때는 이지메가 사회 문제였던 시기라, 눈에 띄면 이지메를 당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오타쿠라는 것을 들키지 않도록 열심히 숨겼습니다. 일단은 친구들과 대화하기 위해 유명한 인기 만화를 읽기는 했지만, 정말 제가 좋아하는 만화에 대한 이야기는 가능한 한 앞에서는 안 하도록 했었죠.
──'캡틴 츠바사'의 동인지를 빌려주는 친구도 있었는데 숨을 죽이셨던 건가요?
요시나가: 그렇습니다. 오타쿠 친구도 있었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니 저 뿐 아니라 다들 분위기 파악을 해서 '의태'해 있었죠. 최대한 오타쿠로 보이지 않는 차림을 하고, 만화 동아리에는 들어가지 않는. 동인 이벤트에는 가는데 말이죠(웃음).
──잠복 키리시탄(* 가톨릭이 탄압 받던 에도 시대에 몰래 신앙 생활을 했던 크리스천) 같네요.
요시나가: 바로 그거죠. 그래서 제가 대학에서 만화 동아리에 들어갔을 때 친구들이 "괜찮겠어?", "학교 생활 할 수 있겠어?" 하고 걱정했습니다. 저 개인으로서는 대학은 반도 없으니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고, 만화 이야기를 누군가와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기 때문에 만동에 들어간 것에 후회는 없습니다.
대학교 3학년 때였을까요……. 친구가 추천해줘서 읽은 게 '슬램덩크'였고, 권준호와 정대만을 보고 '아!' 하는 생각이 들어서(웃음). 안절부절 못하게 돼서 '동인지를 내자' 하고 결심을 했습니다.
이후, 2차 창작 이외에는 손에 잡히지 않게 되어, 1초라도 오래 동인 활동을 하고 싶어서 대학원에까지 갔고 그동안 BL지가 부흥해 다양한 잡지가 태어났습니다. 동인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친구가 '하나오토'라는 BL지의 편집자가 되었는데, 연재 제안을 받아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반대 안 하셨나요? 대학원까지 가셨는데.
요시나가: 반대는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먹고 살 수 있겠어?"라고 걱정은 하셨지만.
──동인 활동의 연장선상으로 BL 만화가로서의 커리어가 시작된 셈입니다만, 어려움을 느끼시거나 숨기는 게 좋겠다는 마음이 드신 적은 없으셨나요?
요시나가: 10대 때 느꼈던 갑갑함은 느끼지 않았습니다. 제가 데뷔했던 시기는 'BL'이라는 단어가 생겨나고 시장 전체도 조금씩 활기를 띄어가는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당시엔 성인 여성을 위한 포르노라는 위치였기 때문에 에로 만화를 그리고 있다는 의미에서는 부끄러움은 있었습니다만, 남성 간의 연애물을 그리고 있다는 것에 대해 특별한 의식은 없었습니다.
──남녀의 연애를 그리지 않으셨던 것은 어째서인가요?
요시나가: 그리지 않았다고 할까…… 그리지 못하거든요. 고등학생 때 한 번 그렸던 게 처음이자 마지막. 읽으면서 제가 재미가 없었습니다.
──어째서인가요?
요시나가: 아마 저 스스로가 연애에 대해 관심이 옅은 편이고 온도가 낮은 부분이 있어서라고 생각합니다. '동지'나 '주종 관계' 같은 관계성, 우정이 너무 불타오른 결과 연애가 되는…… 이런 것은 망상이 점점 발전합니다만. BL 작가로서 데뷔는 했어도 많은 연애의 배리에이션을 그리는 것은 저에게 있어서는 험난한 길이었습니다.
──동인지를 그리셨었는데도요?
요시나가: BL을 그려도 러브는 러브. 당시의 BL은 기본적으로 단편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매번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를 반복하죠. 결국엔 연애 이야기가 되어서 고민했습니다. 잡지의 방침으로서는 섹스신도 반드시 넣어야 한다는 제약도 있어서 저에게 있어서 난도가 높았죠. 그래서 얼른 일반지로 옮겨가려 했습니다.
──여성의 삶의 고단함에 포커스를 맞춘 '사랑해야 하는 딸들'은 제작하시는 데 있어 어떤 의도가 있으셨나요?
요시나가: 처음엔 가벼운 러브 코미디 같은 것을 그리려고 했습니다만 그려가다 보니 전혀 다른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머니의 재혼을 축하하지 못하는 딸이나 누구와도 연애 하지 못하는 여성,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외모를 지적 당해 컴플렉스를 지니게 된 여성…… 각자의 감정이 '겉치레'에 담기지 않고 생생하게 그려졌습니다.
요시나가: 그렇죠. 부모로부터의 억압이나 '연애 하지 않아도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분 등, 어렸을 적부터 생각해왔던 감정이 직설적으로 나와버렸습니다. 만화를 저의 사상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는 삼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이야기를 만드는 데 있어서는 그 부분을 다루지 않을 수 없다는 갈등이 있어 고생했습니다.
──스스로 겪어오신 일도 상당히 많이 담겨 있다고 인터뷰 서적에서 말씀하셨죠.
요시나가: 네. 예를 들어 '어머니가 재혼하는 것이 괴롭다'라고 느끼는 사람에 대해 "기뻐해드려야지"라는 사람의 인생 상담을 보고 '그런가…' 하고 생각한 일 등. 부모의 성적인 부분을 보게 되는 것은 설령 어른이라 할지라도 자식에게는 괴로운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머니의 인생은 어머니의 것이니 재혼하는 것은 자유라 생각하지만 '축복은 못 할 수도 있지 않아?' 하고.
──재혼은 축복하지 않아도 탄탄한 관계는 쌓을 수 있으니까요.
요시나가: 평범하게 관계는 이어 가지만 전면적으로 찬성하지 않아도 되고, 겉치레 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만화에 나왔습니다.
──주인공 친구 중 누구에 대해서도 연애 감정을 갖지 못하는 사야코의 존재에는 놀랐습니다.
요시나가: 그렇죠. 사야코는 요즘 말로 하자면 '에이섹슈얼(무성애)'입니다만, 당시엔 그런 이름도 몰랐습니다. 이름이 생겨 인지되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 더 살기 편해진 사람들도 많지 않을까요.
──누구와도 연애 하지 못하는 '사에코'는 어떤 경위로 태어난 건가요?
요시나가: 예전에 친구가 "세금도 내고 있고 쓰레기 수거일도 지키고 있고 잘 살고 있는데 단지 연애만 안 하고 있다고 해서 왜 세상으로부터 혼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야 하는 걸까"라고 얘기해줬던 것이 계기입니다.
저도 학창시절부터 연애에 대해 열정적이 되지 못해 불편했기 때문에 그녀의 발언에는 깊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남을 사랑한 적 없는 사람은 불쌍해'라는 분위기에 맞춘다고 할까. 저는 남을 사랑하는 것이 최상의 선이라는 것에는 회의적이거든요……. "남자친구는 필요 없어"라고 하면 "센 척 하네~" 같은 말을 듣기 때문에, '남자친구를 원하는 척'을 해야 하는 게 귀찮았고(웃음). 사는 동안 계속 거짓으로 꾸미고 있다는 감각이 있었습니다.
──연애만이 인생에 색채를 더해주는 건 아니니까요.
요시나가: 옛날엔 여자가 혼자 일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결심으로 될 문제가 아니라 사실로서도 굉장히 힘든 일이었기 때문에 결혼을 선택하게 되는 측면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굶어 죽어버리는 세상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그런 절박한 상황도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혼이나 연애에 집착하지 않아도 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결혼 제도에 회의적인 것은 아니고, 저는 '결혼한 상대가 형편 없는 사람이었을 때 헤어질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을 지닐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막연하게 '평생 일하고 싶다'라고 어렸을 적부터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어렸을 적엔 기본적으로는 '결혼하고, 일 관두고, 주부가 되는' 여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시대였기 때문에, 저의 본심은 친구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었죠.
──어째서였나요?
요시나가: '평생 일하는 것'을 좋게 생각한다는 것은 '결혼해서 주부가 되고 싶어하는 친구'뿐 아니라 '그런 선택을 한 자신의 어머니조차 부정하는 것인가'라는 이야기로도 들릴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가치관이 저와는 다르다 하더라도 친구는 좋아하고 친하게 지내고 싶고 싸우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에 제 본심과 어떻게 마주할지 무척 고민했습니다.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부정적인 뉘앙스로 들리지 않게 하고 싶었죠.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굉장히 바뀌었으니까요. 이런 발언도 하기 쉬워졌습니다. '사랑해야 하는 딸들'은 발매 당시에는 '엔터테인먼트로서 팔리지 않을 것을 만들어버렸다' 하고 초조해 했지만, 지금은 내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게이분들은 '어제 뭐 먹었어?'뿐 아니라 다양한 작품에 등장합니다. '서양골동양과자점'의 오노는 '마성의 게이'로서 존재감을 발했습니다만, 인터뷰 서적에서는 오노의 묘사에 대해 "'이거 괜찮은가' 하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씀하셔서 본인 안에서 변화가 있으셨던 건가 했습니다.
요시나가: BL을 시작으로 저의 작품은 게이분들도 읽어주고 계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그렸습니다. 그래서 게이분들이 읽으셨을 때 '이건 아냐'라고 생각하셔도 좋지만 자신들의 존재를 부정당한다고는 느끼시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리얼리티가 없는 것은 그나마 괜찮다고 쳐도, 말도 안 되는 인상을 줄 수 있는 묘사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오노만은 캐릭터로서 달려나가 버렸습니다. 웃긴 것으로 만들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만, 그를 재미있게 그려버려서 게이분들에 대해 잘못된 인상을 심어버렸다면 죄송합니다.
──그 마음이 드러난 것이 '사랑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의 A도군과의 대화죠.
요시나가: 그렇죠. 제 작품을 읽어주고 있는 게이 친구가 있어서. 그에게 "오노가 이렇게 되어버려서 미안합니다"라고 사과했더니 "그딴 일로 일일이 화 내다간 게이는 살 수 없다"라고 해서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때는 굉장히 반성했죠. 계속 중요시 해왔던 관점이었기 때문에. 그 이후로도 이 자세는 무너뜨리지 않도록 유의하고 있습니다. 게이의 묘사에 관해서는 리얼한지 아닌지는 별로 의식하고 있지 않습니다.
애초에 남녀의 연애물도 리얼한 드라마를 그린 것은 적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라거나 '이렇게 된다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하며 읽는 게 즐겁기도 하고요.
──'어제 뭐 먹었어?'는 게이 커플의 일상이 짙게 드러나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건 어떤 의도가 있으셨나요?
요시나가: '어제 뭐 먹었어?'는 게이의 연애물이라기보다도 요리 만화라는 의식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사회파라는 말을 들을 때도 있습니다만, 제가 사랑하는 중년 남성의 일상을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서(웃음).
일이 있고, 누군가와 사는 것에 대한 힘듦과 고민……(웃음), '어제 뭐 먹었어?'는 공동 생활의 힘듦에 포커스 한 측면도 강합니다. 자신의 생활 습관을 누군가와 맞춘다는 것은 그게 설령 좋아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어려운 일이니까요.
──많은 사람이 지니고 있는 고민이죠. 게이분들뿐 아니라.
요시나가: 그렇습니다. 연애지상주의가 아닌 게이의 이야기를 제가 읽고 싶었거든요.
──청년지 '모닝'에서 연재하시게 된 것도 무척 화제가 되었습니다.
요시나가: 처음엔 BL 잡지의 편집자분께 기획을 설명했습니다만, 별로 반응이 좋지 않았습니다. BL의 문맥으로 말하자면 '두 사람은 이미 이어져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재미가 덜하다고 할까……. 섹스 묘사도 없고 두 사람이 거리를 좁혀가는 묘사도 없죠. 평소에 BL을 자주 읽으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읽고 싶은 부분'이 아예 없는 것입니다.
저로서는 큰 의미 없이 "이런 신작을 그리고 싶다"라고 다양한 편집자분께 얘기했었는데 "그럼 저희 잡지에서"라며 '모닝'의 편집자분이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당시엔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만 연재가 시작된 후에 영향력을 알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모닝'은 파트너가 산 것을 여성이 읽는 패턴도 많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요리 만화로서 잘 정착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던 게 전부입니다.
감사하게도 첫 연재 때는 권두 컬러에 표지까지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생각하면서도, 켄지와 시로 두 사람을 그렸습니다만 그 반향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소름이 돋으셨다고요?
요시나가: 친구로부터 "평소랑 똑같은데 괜찮겠어?", "이거 '모닝'에 실어도 되는 거야?"라는 문자가 잔뜩 와서……. 게이 잡지 편집장분으로부터도 정중한 연락이 와서 "모닝이라는 청년지에 이런 이야기가 실린다는 건 획기적인 일이니 뭔가 있으시다면 부디 무엇이든 말씀해주세요"라고.
저는 BL지에 싣는 것과 큰 차이가 없었고 제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렸을 뿐이었기 때문에, 객관적인 의견에 자세를 고쳐 앉게 되었고 오싹해지기도 했습니다.
──반향으로 인해 내용을 바꾸기도 하셨나요?
요시나가: 연재를 시작한 단계에서 이야기의 플롯도 결정해뒀었고, 어느 정도 그려뒀었기 때문에 바꿀 수 없었습니다. 그런 재주가 없어 묵묵히 그릴 뿐이었죠.
바꾼 점이라면 독자분으로부터 "작품에 등장한 딸기잼을 만들어 봤습니다"라는 엽서가 온 것을 보고 레시피나 분량을 제대로 그리게 된 점입니다. 요리 만화로서의 조절은 할 수 있었지만 게이 커플이라는 설정 자체는 딱히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해 그대로 이어갔죠. 그런데 2권을 냈을 무렵 모닝의 편집장이 바뀌어서 인사를 드렸을 때 "모닝은 보수적인 아저씨 잡지입니다"라고 알려주셔서 놀랐습니다.
──과거에도 많은 사람이 보는 곳에서의 표현에 불안을 느꼈다고 얘기하셨죠.
요시나가: 그렇습니다. 동인지는 읽고 싶은 사람이 읽는다는 심플한 것입니다만 상업지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처음엔 불안했습니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지도 모른다는 갈등도 있었다고 하셨죠. 하지만 아무도 상처 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너무 사로잡히면 아무것도 그릴 수 없게 될 것 같습니다.
요시나가: 매번 기싸움입니다. 젊었을 적 편집자분께 "하여튼 눈에 띄지 않는 만화를 그리고 싶다"라고 말씀 드렸더니 "그래서는 재미있는 작품이 되지 않습니다"라고 타일러진 적이 있습니다(웃음). 구체적인 표현이 있는 한 반드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죠. 그래서 그 점은 포기했다……라는 부분은 있습니다.
──계기가 있었나요?
요시나가: 클래식 음악가분께서 "클래식은 아무리 감정을 담아도 가사가 없는 추상적인 표현이라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셔서, 그걸 들은 순간 포기하게 됐습니다. 구체적인 표현은 반드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겠구나 하고.
──어떻게 마음을 다잡고 계신 건가요?
요시나가: 지금도 다잡지는 못했습니다. 아마 집필 중에 일종의 트랜스 상태에 빠져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읽고 싶었던 것을 아웃풋 해서 제가 읽고 있는 것이니 아드레날린이 굉장히 많이 나오죠. 그런 쾌감이 있기에 계속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배려는 잊어서는 안 되겠지만 '이건 분명 재밌을 거야, 그리고 싶어'라는 기세 없이는 이야기 한 편을 그리는 것은 어렵습니다.
──PC에 대해서도 의식하고 계시다고요.
요시나가: PC는 이야기의 재미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대 사회는 배려를 과도하게 원하다 보니 '표현하기가 어려워졌다'라는 말도 듣고 있습니다.
요시나가: 저는 오히려 그릴 수 있는 내용의 폭도 넓어졌다고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BL도, 반드시 섹스가 있어야 하는 연애물이 아닌, 천천히 시간을 들여 사랑을 키워가는 이야기를 그릴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남에게 잘 따지는 여자가 매력적으로 그려지는 만화도 인기가 있죠. 연애를 그리지 않는 이야기도 무척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독자로서는 연애물도 좋아합니다.
저로서는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만화의 범위가 늘어나 예전보다 더욱 만화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독자로서는 앞으로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