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그냥 끄적끄적해봤다가, 일이 너무 없어서 써본 일태 기억상실 썰
태의는.... 굴러야 제맛😋😋😋
스위트 컴플릿웤 이후 어느 시점 >
T&R 업무 중에 일레이가 나서야 할 일이 생겼는데 그 일이 위험도가 좀 높은 편이라 태의는 베를린에 두고 T&R에서 일하고 있던 크리스랑 업무차 리야드로 떠남.
한달정도 걸릴거라 예상하고 떠났는데 생각보다 일이 더 까다로워서 한달 보름쯤 됐을 시점에 일이 마무리 되는 순간 사고가 생겼고 일레이 기준 가벼운 외상-남들이 볼때는 중상-이 생겨서 간단히 처치하고 크리스랑 같이 베를린으로 돌아옴.
공항에서 크리스는 일레이가 당연히 카일 집으로 갈거라 생각하고
"릭, 바로 카일 집으로 갈거지?" 하고 물었으나 일레이는 짜증을 팍 내는거지.
"거길 왜 가?! 업무처리 완료 됐단건 이미 형도 알고 있을걸. 회사에도 들어가기 싫어서 미리 제임스 통해서 전달했는데 집엘 왜 가?!"
크리스는 뭔가 기묘한 느낌이 들었으나 정태의랑 또 어디 휴양지에 놀러가기로 했나보다 생각하고 다시 물어봄.
"태이랑 휴양지라도 가기로 했나보지? 그럼 공항에서 만나기로 한건가?"
"무슨 헛소리야. 태이가 누구지? …아아, 정재이 길상천? 그게 왜."
태이가 누구냐 묻는걸로도 모자라 정재이 길상천이라 칭하는 일레이의 표정과 눈빛은 평소 정태의 이야기를 하던 일레이가 아니라 리그로우였던거지. 크리스는 그제야 뭔가 이상하다는걸 깨닫고 정태의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묻는데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거야.
일레이는 그 사고로 UNHRDO에서 정태의를 만났던 일들조차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기동대 시절 이후 기억은 모두 지워진거지. 크리스랑 업무수행중이었으니 일레이는 당연히 크리스와 기동대 업무차 같이 있었던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이질감이 없었던거지.
크리스는 내심 쾌재를 부르면서도 이놈을 어떻게 하나 고민하다가 카일한테 전화해서 업무 수행 중에 작은-큰-사고가 있었는데 릭의 기억에 문제가 생긴것 같다, 기동대 업무차 리야드에 갔던거라고 생각한다 전하고 일단 어떻게해서든 본가로 보내달라고 하는데 절대 본가엔 가지 않겠다해서 일단 회사에라도 들어오라고 불러들임.
셋이 마주앉아 이야기를 하는데 카일이랑 크리스 눈 앞에는 누구도 제어하지 못하던 리그로우가 눈 앞에 앉아있는거지.
눈앞에서 카일이랑 크리스가 계속 정태의, 정태이 하니까 어렴풋이 어릴때 전화통화 했던 정태의가 기억이 났고, 그래도 지금 형이랑 크리스가 본인을 붙잡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를 도통 모르겠어서 슬슬 짜증이 올라오는 일레이였지.
"아아, 그러고보니 예전에 전화 통화를 한번 했던적이 있었지. 그런데 그 길상천이 뭐가 어쨌다는거야?"
냉랭한 얼굴로 말하는 일레이를 보면서 암담해진 카일은 그래도 정태의를 보면 어느정도 기억이 나지 않을까 싶어서 억지로 끌고 집으로 들어감. 혹시 몰라서 크리스도 같이.
페터 도와서 정원 보수작업 하고있던 정태의가 거의 두달만에 돌아온 일레이를 보고 쪼르르 달려나감.
"일레이, 왔어?"
어, 크리스도 같이 왔네? 오랜만이…다 라고 이야기 하려는 정태의를 서슬퍼런 눈빛으로 쳐다보고 움직이려는 찰나에 크리스가 사이를 막아서서 정태의를 돌려세워 들어감.
영문 모르는 정태의는 계속 뒤돌아보면서 일레이 한번, 크리스 한번, 번갈아보면서 왜그러냐며 크리스한테 밀려 들어가고 카일은 일레이한테 몇 년째 같이 살고 있는데 정말 기억이 전혀 안나느냐고 묻고, 옆에서 페터는 암담하게 정태의 뒷모습만 바라보고 있음.
영문도 모르고 방으로 들어온 정태의는 일레이 뒤에 서있던 카일의 표정도 이상했고, 크리스도 무작정 본인을 밀고 들어오니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걸 직감함.
"릭에게 사고가 좀 있었어."
"사고? 무슨 사고? 많이 다쳤어?"
하면서 다시 나가려는 정태의 눌러 앉힌 크리스가 자초지종을 설명함. 기동대 시절 이후의 모든 기억이 사라져서 정태의와의 모든 일들을 기억하지 못한다는걸.
그제서야 크리스한테 밀려서 들어오기 직전에 본 일레이 표정을 떠올랐지. 본인을 바라보던 눈빛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일레이의 얼굴이 떠오른 정태의는 애써 웃어보이면서 얘기했지.
"저놈 나 지옥 끝까지라도 쫓아온다고 했던 놈인데 설마 이대로 잊어버리겠어?"
"그냥 나한테 오라니까. 지금이 릭에게서 벗어날 기회야 태이."
이제는 제법 웃는게 자연스러워진 크리스가 본인만의 방법으로 하는 어설픈 위로라는걸 아는 정태의는 설핏 웃고말지.
카일이 서재로 일레이를 데리고 가서 그 간의 일들을 모두 이야기 해주지만 일레이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을 이용해 T&R 사업상의 이득을 위해 무언가 일을 꾸미고 있는거라고 생각해 계속 집에서 나가려고만 해서 리타한테 당분간 일레이한테 잔소리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일레이 겨우 붙들어 앉혀놓음.
"일……, 리타가 아침 식사하래."
계속 집에서 마주치는 정태의가 저도 모르게 계속 일레이를 부를뻔 할 때마다 일레이 눈빛에 살기가 한층씩 더해지고, 깊은 곳 어딘가에서 알 수 없는 불완전한 파장이 계속 느껴져서 불쾌해지는 일레이.
정태의는 정태의대로 드레스덴에서처럼 릭이라 부르면 되지만 왠지 이번에는 릭, 리그로우, 라고 불러버리면 정말 일레이와 본인 사이에 아무것도 없는게 되어버릴 것 같아서 부를 일을 만들지 않으려고 피해버리는거지.
매 끼니 식사도 일레이가 내려오기 전에 먼저 후다닥 대충 먹고 방으로 도망가버리고, 일레이가 씻을 때라거나 잘 때 잠깐씩 카일의 서재에 가서 읽고 싶은 책 여러권을 빼들고 방에 틀어박혀버리는거지.
이쯤되니까 식사시간에 정태의를 붙잡아 앉혀놓으려던 리타도 초췌해져가는 정태의가 못내 안쓰러워서 중간중간 먹을거 챙겨서 방으로 가져다주고, 정태의는 그게 또 미안하기도 하면서 이렇게까지 베를린에 눌러앉아 있는게 과연 저 녀석한테 좋은 일이 맞는걸까 고민하게 되는거야.
재의형이 있는 곳으로 갈까, 생각하다가 그 남자가 본인을 어떤 도구쯤으로 생각하는지 떠올린 정태의는 그냥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서 살아야할까, 한국으로 간다면 어디로 가서 뭘하고 살아야하지,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말라가는거지.
그렇게 한달쯤 지나니까 일레이는 처음 집에 들어섰을때, 일레이 왔어? 하며 웃으면서 쪼르르 왔던 놈이 처음 며칠은 슬슬 자신의 눈치를 보면서 슬쩍 불러보고, 이야기 하려고 해서 거슬리게 하더니, 점점 아예 노골적으로 마주치지 않으려고 도망다니는게 못내 거슬리는거야.
그러다가 이젠 아예 흔적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동선이며 생활패턴이 어긋난게 훤히 보이는데 그러면 신경이 쓰이지 않아야 하는데 어딘지 모르게 계속 신경이 갉작거리면서 긁혀서 폭발해버리는거지.
결국 일레이는 정태의라는 남자가 같은 집에 있으면서 눈 앞에 왔다갔다 하는것도 거슬리고, 눈에 띄지 않으려고 눈에 띄게 피해다니는게 보이는것도 거슬리고, 아예 흔적조차 보이지 않을만큼 숨어있는것도 거슬려서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져서 본인이 집을 나가버려.
그때 쯤엔 정태의도 가라앉을대로 가라앉아서 카일에게 잠시 한국에 다녀오겠다하고 집을 나서려는데 카일은 느낌이 좋지 않아서 어떻게든 정태의를 붙잡아 앉히려고함. 페터와 리타까지 나서서 조금만 더 기다려보라고 자신을 말리니 일단은 주저앉았는데 밤에 혼자 방에 누워있으려니 갑자기 너무 서글프고 힘든거야.
이제는 일레이의 흔적이 모두 사라진 방에서 정태의는 도저히 더는 버틸 수가 없을것만 같아서 동이 트기도 전에 몰래 가방하나 둘러메고 카일의 집을 나서. 잠시 한국에 다녀오겠다는 메모를 카일의 서재 책상위에 남겨놓고서.
뒷 이야기는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