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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과몰입 오타쿠의 쏘날개님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긴 후기 (스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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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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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본편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권이랑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두권에 재판되면서 새로 나온 짧은 외전 [그리고 어느 보통의 일상] 이렇게 여섯권으로 구성되어 있어. 미리보기 보고 애매하다 싶으면 본편만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은데 나는 물론 전권 강추야. 다 존잼이었음.

본편은 고3때 사귀다가 어떤 사건 때문에 서로에게 배신당했다고 믿고 증오하면서 헤어진 커플이 12년 뒤에 연예인 매니저와 그 매니저가 일하는 연예기획사 대표로 다시 만나서 재결합하기까지의 우여곡절을 그리고 있음. 그래서 1권은 공수가 재회하는 걸로 시작 +공수 고등학생 시절+다시 현재 시점 이렇게 시간이 왔다갔다 해. 

얘네 고딩 때 이야기가 호불호가 좀 극명한 편인데 일단 공인 권무진이 시종일관 강압적인데다가 수를 자주 때리고 큰 잘못을 하나 해서 욕을 먹음. (최근에 벨방에서 유행하는 폭력공 좋아하는 덬들이 기대할만한 수위의 폭력은 아니야.) 반면 수인 여승재는 주눅이 들어서 그렇게 제멋대로 구는 권무진한테 반항을 제대로 못함. 재력이든 또래사회에서의 입지든 육체적 힘이든 모든 면에서 공보다 약해서 그런 것도 있는데, 그것보단 나는 얘가 권무진을 너무 좋아해서 받아준거라고 봤음. 그리고 나중에 밝혀지지만 과거 서술에서 여승재의 기억이 온전하지 않아. 


1권 후반부터는 계속 현재 시점인데, 서로 미워죽으려고 하는 와중에도 권무진이 계속 접근해오고 여승재는 약점까지 잡혀서 계속 엮이게 됨. 고등학생 때나 현재 시점이나 여전히 여승재가  훨씬 약자인데 권무진이 계략 꾸미고 이런 스타일은 아니라서 입이랑 몸으로만 싸우는데 그래서 얘네 싸울때 참 볼만함. 아주 막싸움인데 주먹질하고 뺨때리고 뭐 집어던지고 바닥에 머리 박게 하고 식칼 들고 이렇게 개같이 싸우면서 벗고 벗기고 키스하고 지랄염병을 하다가 떡으로 이어지는게 나한텐 아주 재미난 관전 포인트였음. 오 잘 싸우는데 하면서 보다 보면 어느새 떡을 치고 있음. 그래서 아 이제 다 싸웠니? 싶으면 떡을 다 친 다음에 또 싸움. 프랑스영화가 러닝타임 내내 그렇게 싸우고 ㅅㅅ하고 싸우고 ㅅㅅ하고 한다던데 얘네 싸움이 딱 그짝이야. 리뷰를 몇개 보니까 싸워도 정도껏 싸워야지 너무 싸워서 하차했다, 싸우던가 떡을 치던가 하나만 하라는 말도 있더라. 

근데 까놓고 말하면 얘네 둘이 이렇게 싸울 수 있는 레벨 차이가 아니야. 어릴때도 그랬는데 성인되서는 더하지 덜하겠어? 수가 그만큼 독을 품어서 앞뒤 안 가리고 덤비는 거고 공은 적당히 봐줘가면서 싸우는 거. (자기 기준에 따라 이게 봐주는 거야? 싶을 수 있음 주의) 애초에 여기 공은 수를 원망하면서도 잊을수가 없어서 다시 나타난거라. 어쨌든 계속 그런 식으로 어영부영 관계를 이어가다가 3권 초중반에 오해가 풀리면서 제대로 된 커플이 되서 본편은 끝남. 외전은 주로 둘이 닭털 날리는 내용+12년 전에 둘이 서로 오해하게 만든 원흉에 대한 복수+얘네 관계를 공 아버지에게 인정받는 과정이 나오는데, 난 본편만큼 좋았어. 

섭공 있는 거 지뢰포인트로 많이 뽑던데, '나는 섭공의 존재조차도 용서할 수 없다' 이런 정도가 아니라면 괜찮을 거라고 봐. 일단 분량이 매우 적고, 수가 섭공한테 애정을 가졌던 건 맞지만 그게 확실히 성애의 대상으로서 연모하는 감정은 아니야. 다만 그 정도의 감정임에도 불구하고 성적인 접촉이 조금 있으니까 그 부분은 주의를 요함. 권무진이 서른 살 넘게 처먹고 하도 개차반이어서 열살이나 어린데도 의젓하고 다정해보이는 섭공한테 마음주는 덬들이 있던데, 읽다보면 권무진이 왜 자기가 여승재 짝일 수밖에 없는지 섭공을 관에 처넣고 뚜껑에 못 박는 수준으로 확실하게 보여줌.

공수 캐릭터에 대해 얘기를 좀 하고 싶은데 리디 공 키워드 보니까 #강공 #능글공 #재벌공 #순정공 이렇게만 되어 있더라. 여기에 정규 키워드로는 #후회공 #초딩공 #양아치공 #개아가공 들어가야 하고, 내가 막 넣을 수 있다면 #개초딩공 #양아치를 넘어선 시정잡배공 #진짜 개새끼공 #막무가내불도저공 #수절공 등을 넣겠음. 왜냐면 권무진은 그냥 초딩이라 하면 초딩한테 미안한데다가 그냥 양아치라 하기엔 너무 잡스럽고ㅋㅋㅋ 개아가라고 하면 벨세계의 싸가지없고 수한테 함부로 대하는 그런 류만 생각할 수 있는데 얘는 그게 전부가 아니라 진짜 DOG같은 놈이기 때문에... 읽다보면 작가님이 얘가 말하거나 화낼 때 컹컹 짖었다, 왈왈댔다, 으르렁거렸다 등등의 단어를 사용해서 지속적으로 개, 특히 사냥개나 투견의 이미지를 불어넣고 계신게 느껴질거야. 추가로 여승재 물빨핥(정말 말그대로 물빨핥함)하는거나 ㅅㅅ할때도 보면 참 개같고 인간이 원체 야만/야생적임. 얘가 여승재한테 나쁜 짓을 특히 고딩때 많이 해서 고딩 때 서술만 보고 욕할 수도 있는데 이후에 보면 여승재에 대한 마음만은 정말 진심이고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게 보여서 미워할 수가 없었음. 읽을 때마다 뭔가 아이구 이 화상아 하면서 등짝스매싱하고 싶은 충동과 아이구 내새끼 엄마품이 그리워쪄요? 하면서 안아주고 싶은 충동이 번갈아 일어나. 그런 식으로 모성애 자극하는 타입임. 

여승재는 아마 쏘날개님 세계관 최고 미인수이지 않을까 싶은데ㅋㅋ  작중 묘사로는 그냥 곱상한 남자 정도가 아니라 남녀 구분 없이 존나 예쁜 수준인 것 같음. 얘 시그니처 표정이 눈 내려깔면서 시선 피하는 건데 이거 한번 시전해주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잠깐씩 스턴 걸리는 묘사가 나와. 오죽하면 얘가 일하는 연예기획사 모델 출신 여배우가 얘 보고 '우리 회사 최고 미인'이라고 부름. 어릴 때는 그렇게 예쁜 얼굴로 가진 거 하나 없이 태어나서 이제 막 몸만 다 큰 어린 짐승같은 권무진한테 콱 물려가지고 박복하게 살았는데 그때는 얘가 조련사로서의 레벨이 낮아서였던 것 같고, 성인되서는 권무진 다룰 수 있는 건 여승재 밖에 없어짐. 동물 조련사들 보면 동물이 아직 야생성을 주체하지 못할 때 사람에게 익숙해지면서 경험 쌓는 동안 조련사 본인도 조금씩 다쳐가면서 길들이는데, 얘가 권무진 만나서 고생하고 지지고 볶고 싸우는 건 그 과정이라고 보면 될 것 같음. 

여승재도 키워드에 #호구수 들어가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객관적으로 봤을때 '얘네 관계에서 왜 여승재가 이 정도로 죄책감을 느끼지?' 싶기 때문이야. 12년 전에 얘네 둘이 서로를 오해하게 된 건 그렇게 만든 새끼가 있기 때문이지만 그 계기를 제공한 건 누가 봐도 권무진이고 본인도 인정하는 부분임. 그런데도 여승재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후회하는데 그 부분이 처음엔 의아했다가 본편이랑 외전들 보면서 납득이 갔어. 얘네 관계는 서로가 서로에게 부모같은 관계거든. 여승재도 권무진이 잘못한 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새끼가 그저 불쌍하고 애틋하고 아까워서 보듬어주고 싶은 그런 어머니 같은 마음인거야. 반면 권무진이는 과거 일도 미안하고 죄책감도 당연히 느끼지만 여승재에 비하면 좀더 미래지향적이고 얘는 나보다 약한 새끼, 내가 죽을때까지 온 몸 다 바쳐 지킬 내새끼, 내 새끼 건드리는 놈은 가만 안 둬 이런 느낌이라 굳이 따지자면 이쪽은 부성애에 가깝지 않나 싶음. (노파심에 말하자면 내가 말하는 부성애 모성애는 약간 전통적인 의미로 쓴거야. 모성애는 이런거고 부성애는 이런거다 하고 싶은 건 아냐.) 

난 이 책 판중된 직후에 1차벨 입덬하고 작년 한 11월쯤에 쏘날개님 처돌이 되서 이 책 존재를 알게 된 이후로 재판될때까지 정말 고통스러워하면서 기다렸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는 책이었음. 대충 줄거리만 듣고도 아 이거 내 인생작 되겠구나 싶었는데 그렇게 되었구여... 후기를 이렇게 길게 쓰다니 어지간히 과몰입했구나 싶어서 지금 엄청 부끄러워ㅠㅠㅠㅠㅠㅠ 스포를 가능한 피하고 싶어서 나름 에둘러 썼는데 그래도 여전히 많아서 미안하고(그래도 외전 스포는 거의 안했어 그러니까 전권 사서 외전까지 봐라), 대신 지뢰될 만한 포인트는 꽤 짚어둔 것 같으니까 이 작품에 관심있는 덬들한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음. 

긴 후기 읽어줘서 고맙고, 마지막으로 쏘날개님은 내 부인이라는 점을 못 박으면서 그불 후기를 마칠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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