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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인터미션 감상 후기 (장문, 인생작 등극 주접 다량), (스포, 발췌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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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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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미션 후기를 남기고 싶었는데 과몰입 상태라 진정이 안 돼서 못 썻어. n번째 재탕하고, 생전 안하던 형광펜 책갈피까지 덕지덕지 칠하고나서야 적어봐. 벨테기가 중간에 몇 년씩 있긴 했지만, 한번 꽂히면 장편도 밤새워서 다 읽고 가리는 키워드도 없어서 비엘을 미친 듯이 읽어댔거든. 그런데 인생작이나 인생캐릭터 같은 건 없었는데 드디어 생겼어. 


-오해와 착각에서 원앤온리 찐사로

인터미션은 주인공간의 오해와 착각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야. 오해와 착각이 더해져 절정으로 치닫기 위한 장치는 1권부터 차곡차곡 빌드업 돼. 이렇게 적립된 오해와 착각으로 3권 후반에서 균열이 생기고, 4권에서 감정이 폭발하고, 5권에서는 사건이 터지고, 감정을 확인하지. 6권에서는 사건이 정리되고, 두 사람의 이야기가 그려져.

초반부에 짭근친플레이에서 공감성수치를 느끼긴 했는데, 줄거리를 알고난 후에는 오히려 좋았어. 이 부분이 장벽이라 스포를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모르고 읽는 편이 더 재미있긴 해. 떡밥 회수가 충실한 작품이라 의아함을 느끼게 했던 부분들이 읽으면 나중에 딱딱 맞아 떨어지거든. 여러겹의 오해와 착각이 쌓이는 과정이 탄탄하게 그려진 오해착각 맛집이야.

최수겸은 초반부에 윤이채에게 쉽게 홀렸어. 그런데 윤이채가 언제부터 최수겸에게 진짜로 빠졌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어. 하지만 윤이채가 최수겸에게 관심을 갖고, 관심이 성적인 흥미와 욕망으로 변하고, 애정이 더해지며 집착하고 불안해하는 과정은 분명하게 보여. 최수겸이 윤이채를 좋아하게 되고, 그래서 자괴감과 비참함을 느끼고, 기대와 오해가 더해져 자기혐오로 치닫고, 그러면서도 끝까지 윤이채를 싫어하지 못하고 직진하는 모습도. 

윤이채와 최수겸은 서로를 파악하고, 이해하고, 공감하고, 연민하며 감정을 깨달아. 그리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서로에게 '하나뿐인 내 편'이 돼. 윤이채의 의심병과 인간혐오, 최수겸의 깎여나간 자존감과 자기혐오적 성향, 가족으로 인한 결핍과 외로움, 동종업계 종사자만이 알 수 있는 공허함과 상실감까지. 읽고나서 '얘네는 그럴 수 밖에 없겠구나'라고 납득했어. 


-변화하는, 곱씹어 볼 여지가 많은 감정선

비엘은 주인공 감정선에 중점을 두고 읽어. 인터미션의 윤이채와 최수겸의 감정은 '첫 눈에 반해서 빰빰!', '극적인 사건을 계기로 파바박!' 이렇게 확실하지 않아. 처음부터 명확하고, 변화없이 단순하고, 분명한 감정선으로만 진행되는 이야기는 아니야. 

그리고 서술도 주인공의 감정이 이러해서 이러했다고 줄줄 설명해주지 않아. 사건이 벌어진 상황에서 대화와 인물의 행동을 통해 감정을 보여주는 편이야. 사건과 감정이 얽혀있다보니 다소 복잡해. 쉽게 이해되지 않을수도 있어. 하지만 이렇게 차곡차곡 쌓여간 감정선이 상황과 인물에 입체감을 더해줘. 

최수겸 "살아 있는 저에게는 의미가 없나요?"
윤이채 “내가 원하는 건 너야….”

이 말을 듣고 확인하기까지 감정선을 곱씹어볼 여지가 많아서 좋았어. 재탕할 때마다 새로운 부분들이 보였거든. 개인적으로 꽉 닫힌 해피엔딩, 원앤온리 찐사는 주인공이 이어진 후로 긴장감이 사그라든다고 느껴질 때가 많아. 여운이 남는다는 의미에서 몰살엔딩, 오픈엔딩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런데 얘네는 이어진 후에도 이야기가 궁금해. 윤이채와 최수겸의 결이 다른 불안함으로 인한 관계성 때문인지, 윤이채의 불여우짓이 더 보고 싶어서 그런지, 입체적인 캐릭터가 매력적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살아있는 섹텐, 만족스러운 씬

비엘에서 씬은 중요해(★) 씬은 별로인데 스토리가 재밌어서 넘기고 보는 경우도 있는데 인터미션은 씬도 좋았어. 1권부터 6권까지 여러번의 19금이 등장하는데도 지루하지 않아. 등장하는 19장면마다 각기 다른 포인트가 있어서 똑같은 장면의 반복이라는 느낌이 없어. 감정선만큼이나 섹텐이 좋아서 씬도 재탕 많이 했어. 이렇게 씬이 좋았던 소설은 정말 오랜만이야.

초반부는 윤이채가 최수겸을 건드리기 위해 펼치는 수작질이 흥미로워. 공감성수치를 불러일으키는 짭근친플도 그 일환인데, 다 읽고나서 1권을 다시 보면 감회가 새로워. 윤이채가 새삼 가증스럽고 요망하달까. 비엘판 10년차가 넘었지만 이렇게 개수작 다양하고 참신하게하는 공은 못 본 거 같아. 이름처럼 진짜 다채로워.

중반 이후에는 최수겸과 윤이채의 감정이 변화하고 고조되는 모습이 씬을 통해 그려져. 비엘을 많이 보면 씬이 다 그게 그거 같아서 스킵하게 될 때가 있어. 주인공 사이의 관계에서 오는 텐션이 없으면 씬이라는 건 사실 비슷한 과정의 반복이잖아. 그래서 씬에서 텐션을 주는 요소가 바로 감정선이라고 생각하는데, 인터미션은 그런 의미에서 섹텐이 살아있어. 

후반부에는 윤이채의 여우짓(진짜 불여우새끼!)과 적극적인 최수겸이 기억에 남아. 그루님이 포타에서 풀어준 제복썰처럼 얘네는 더 많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외전이 필요해.

좋았던 포인트들
공이 수 몰아붙여서 울리고 좋아함. 자극에 예민한 신체를 가진 수. 다정하지만 은근히 강압적이고 지 맘대로 하는 공. 둘 다 미인이지만 공수 체격차+근력차 확실함. 천박한 더티토크 너무 자연스럽게 내뱉는 공. 짭근친플, 임신드립 등 다양한 설정하는 공. 욕하면서도 변태적인 요구에 순순히 따르는 수. 같이 있으면 수시로 물빨핥 하는 공. 


-다양한 주변인물과 K-피폐(?)

주변인물이 여러명 등장하는데 각자 특징이 있어. 악인이든 호인이든 캐릭터마다 성격이 분명하고, 관계에 개연성이 있어. 현실에서 있을법한 주변인물이라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이고, 관계와 사건에서 생동감을 부여해. 

그 중 주인공 가족들이 피폐도를 높여. 윤이채네 집안은 무당에 미친 소름끼치는 집구석이고, 최수겸네 형은 아픈걸 무기로 히스테리 부리는 진상이지. 하지만 마냥 피폐하고, 어둡고, 침잠하는 분위기는 아니야.

주인공의 성격이 피폐도를 상쇄시켜. 가정사만 보면 정말 불쌍하고 안쓰러운데, 윤이채는 자기연민에 빠져있는 캐릭터가 아니야. 현실적이고 이성적이지. 집안에서 원하는대로 적당히 따라주고 있지만, 그건 어머니가 살아있는 동안은 참고 기다리고 있는 것에 가까워. 최수겸도 호구라서 휘둘리는 게 아니야. 자기가 놔버리면 죽을지도 모르는 짐덩어리라 버리지 못했던 거지. 그래서 이식 수술하고 생명줄 붙여놓은 후에는 단호하게 끊어 내.

가족 말고 박호 감독, 우승현 실장, 연정 누나, 김정우 같은 인물은 짜증나지만 증오스럽진 않아. 주위에 있을법한 이기적이고, 계산적으로 행동하는 인물들이지. 반대로 진영이나 은형 매니저 같은 경우는 해맑아서 호감이야. 봉원이는 수겸이가 답답할 때 찾을 수 있는 좋은 친구고. 

기억에 남는 장면들
박호를 찾아가서 조근조근 말로 밟아대는 윤이채. 갑님 윤이채를 이기지 못하고 개소리를 전달하는 진영 매니저. 우아하게 빡침을 표현하는 박시아. 괜히 최수겸 트집잡다가 연기력에 감탄한 후 180도 태도 전환하는 박호. 전화통화 등에서 느껴지는 우승현의 사회생활 짬밥.



인생작이라 윤이채랑 최수겸의 감정선은 발췌랑 같이 자세하게 따로 정리하고 싶어. 그래서 이번엔 줄거리랑 스포일러는 최대한 줄이고 감상평 위주로 적었어. 그런데 지웠다가 다시 적었는데도 엄청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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