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찾아 삼만리 하며 백화점 돌고 올리브영에서 에이딕트 블랑드블룸과 보이드우드 킁카킁카 하고 온 어느 날...
븉방에서 향수 후기 보고 있었는데 에이딕트 웜 애프터눈 체험 이벤트를 하고 있지 뭐야!!
Top : 325 Fig leaf
Middle : 402 Wild flower
Base : 103 Musk
노트를 보니 내가 원하는 향에 가까울 것 같아서 바로 신청을 했고~~ 당첨이 되어 버렸어!!
먼저 내 취향을 말하자면 시트러스/그린 - 은은한 플라워 - 머스크로 마무리되는 향을 좋아해! 너무 대놓고 화려한 꽃 향이나 강한 무화과 향은 안 좋아하고.
오매불망 기다리다 드디어 택배가 왔어! 개봉했는데 패키지가 너무 예쁘지 뭐야~! 원래 에이딕트의 향조 숫자 크게 써진 패키지가 힙하고 예뻐서 좋아했는데, 바뀐 보틀도 예쁘더라고! 좀 더 호텔 어매니티에 어울리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바뀐 것 같아.
에이딕트 향수는 알콜이 안 들어간 워터 향수라 층이 나눠져 있다고 하는데, 아랫쪽은 수색이 뽀얗고, 위쪽은 약간 연두빛이 돌고 노랗더라구! 이걸 잘 흔들어 섞어 뿌려야 한대서 열심히 쉐킷 해줬어!
섞으니까 진짜 뽀송뽀송하고 포근한 오후 그 자체의 느낌이 되었다!
흔들고 나서 조금 있으면 수층이 다시 분리되기 시작하는데, 뽀글뽀글 하는게 인어 비늘같기도 하고 예쁘길래 찍어봤어 ㅎㅎㅎ
드디어 향에 대한 후기로 넘어가자면, 결론적으로 나는 너무 호야!! 크게 호불호 갈릴만 한 독특한 노트가 없어서 누구나 쉽게 쓸 수 있을 법 한 향인 것 같아.
첫 향 노트는 무화과 잎인데, 민트처럼 아주 프레쉬한 그린 노트라기 보다는 약간 우디향에 가까운 것 같아. 그런데 1분 정도 지나니까 묘하게 무거운 나무 느낌이 지나가고 푸릇한 풀 향이 나더라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니까 꽃 향이 느껴지는데, 화려한 꽃다발 느낌보다는 허브밸리의 카페에서 날 법 한 들꽃 무더기 같은 잔잔한 향이었어. 너무 화려하고 여성스러운 꽃 향이 아니라 부담이 없어서 좋았어.
잔향은 딱 포근한 머스크가 잔잔하게 남는 느낌이었어. 밖에 나가지는 않고 집에 있었는데, 손을 좀 자주 씻었지만 4시간 뒤에도 잔향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어!
전체적인 느낌은 딱 빨간머리 앤 애니메이션에서 가을에 포근한 햇살을 맞으면서 숲 속을 뛰어 다니는 느낌이랄까? 따뜻한 오후 느낌이라 이름을 참 잘 지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ㅎㅎ
봄겨울에도 좋겠지만 나에게는 딱 가을 향으로 느껴져서 다가오는 가을에 시트러스 계열 향수랑 레이어드해서 데일리하게 잘 쓸 것 같아! 알다시피 시트러스 계열은 지속력이 정말 꽝인데, 웜 애프터눈의 무화과잎-야생화-머스크로 이어지는 향조에 맨 앞에 시트러스를 추가해 주면 딱 내가 원하는 느낌이 될 것 같지 뭐야~!
잘 때도 침구에 뿌리고 자 봤는데, 코를 너무 찌르지 않고 폭닥해서 잘 자고 일어났어! 가을에 단풍 든 수목원 펜션에서 자고 일어난 것 같은 느낌이라 너무 좋았어!
매번 올리브영 가서 블랑드블룸을 들었다 놨다 킁카킁카 하다 왔는데 에이딕트 향수가 생겨서 너무 좋아!! 어떻게 마무리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럼 안녕 ㅎㅎㅎ
(에이딕트로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