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달 전, 핫게에 '겨드랑이에 클렌징오일을 쓰면 냄새가 안난다!' 라는 게시물을 보게 되었다. 그 순간, 쟁임박스에 쓰지 않는 클렌징 오일이 있지 않나 생각하게 되었고 여러번 뒤적인 끝에 원래는 하얀색이었을 아이보리빛 클렌징오일 통을 찾아내고야 말았다.
하지만 클렌징오일은 이미 전성기였을 구매기한을 지나 사용기한마저 지나버린 상황.
마치 기름이 스민 듯 누래진 겉 케이스는 쳐박아 둘거면 날 왜 샀나며 온 몸으로 항의하는 것 같았다.
유래 없는 더위에 맞서 이제라도 돼지에서 사람으로 살겠다며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나덬의 폭포수같은 육수에 토렴을 반복적으로 당했던 겨드랑이는 한시도 촉촉함이 마를 새가 없었고 결국 버티지 못한 채 고약한 냄새를 몸 밖으로 뿜어내기에 이르게 되었다. 그래서, 무슨 기름이더라도 써봐야겠다는 절박한 생각이 들었다.
샘 방지용 목초커를 제거한 클렌징오일은 자극적인 음식으로 절여진 리디광공x 진짜광공ㅇ팀장님의 입냄새 처럼 광적인 쩌든 내를 뿜어내고 있었고 나덬은 냄새를 맡은 순간 아무리 그래도 겨드랑이에 이걸 바르는 게 괜찮은 선택일까 살짝 고민했다.
기안84의 마음가짐으로 산 지 n년차, 가위로 머리카락을 자르고 유통기한 임박 ~ 2년 지난 마스크팩 ~ 3년 지난 마스크팩 순으로 마스크팩 모양의 역사를 체험하며 유통기한과 거리 두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생각에 빠진지 몇 초 만에 무리가 없겠다 판단, 겨드랑이에 유통기한 3년 지난 클렌징오일을 쳐바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달이 지난 지금!
놀랍게도 겨 냄새가 안난다.
팔을 힘껏 들어올려 만세운동을 했다면 퍼져나가는 냄새 때문에 같은 편에게 잡혀 트롤러라는 명목으로 수감됐을 법한 시거운 겨드랑이를 가지고 있었는데
하루 2번 1시간 39분 59초씩 운동하고 나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
(1시간 40분이 되면 00:00으로 리셋이 돼서 99:59로 해야 운동뽕이 찬다)
엄마에게도 건강해지고 있는 효자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운동 후 비를 맞은 듯 육수로 흠뻑 젖은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처벅처벅 가까이 다가가 겨드랑이를 열고 엄마 냄새 안나지! 라고 물어봤다. 비록 저리가라는 말과 함께 제발 겨드랑이 뜯어질 정도로 헤졌으면 옷좀 버리고 새로 사라는 말을 들었지만 (환경운동가로서 귓등으로 넘겨야 할 모욕적인 말이었다) 겨드랑이 냄새나 라는 소리는 듣지 않았으니 내 겨드랑이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형성되는 느낌이었다.
방법이라면 하루의 끝에 일과를 마치고 목욕탕에 가서 마른 몸에 클렌징 오일을 발라 살이 덕지덕지 붙은 겨드랑이를 마사지해주고, 물을 살짝 뿌려 유화시킨 후에 샤워를 마저 하는 것이다. 이것도 매일 하다가 최근엔 이삼일에 한 번으로 줄였는데 그래도 겨드랑이가 시큼해지지는 않았다.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줄지 않는 클렌징오일 덕에 다른 부위도 해보고 있다.
부작용이라면 욕실 바닥이 미끄러워지는 점인데, 침팬치가 아닌 지성체를 가진 인간인만큼 머문 자리는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이 당연하므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사실 마무리마저 하지 않으면 같이 화장실을 쓰는 메이트를 골로 보내는 효로자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커뮤식 3줄 요약
1. 날짜 두ㅣ진 클렌징 오일을 겨드랑이에 ㅊㅕ발하고 유화 후 목욕 ㄱ
2. 겨내 안나고 색소침착이 줄음(마사지)
3. 바닥 안 치우면 뒷사람 골로감 ㅇㅈ?
방구석 관우들아 사회에서 냄새 지적받고 커뮤에 글쓰면서 울지 말고 나처럼 클렌징 오일을 겨드랑이에 발라라! (흑흑 내 얘기아님 암튼 아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