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관계자는 이번 재정위원회 결과에 대해 "마레이가 재정위원회에 자필서면을 통해 소명을 했다. 선수 본인은 고의성이 없었다는 걸 강조했다. 그러나 과도한 행위는 맞기에 90만원의 제재금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마레이의 케이스를 '유니폼을 찢은 행위'에 초점을 맞추면 다소 의문이 남는다. KBL이 재정위원회에서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과정에 있어 과거 비슷했던 케이스를 기준으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유니폼을 찢은 행위로 징계를 받았던 케이스는 8년 전으로 시계가 돌아간다. 당시 원주 DB 소속이었던 로드 벤슨이 경기 중 판정에 대한 불만을 품어 유니폼을 찢었고, KBL은 무려 5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던 바 있다.
당시 KBL은 벤슨 건을 포함해 재정위원회에서 총 3건에 대해 징계를 내렸다. 팔꿈치로 상대 선수의 안면을 가격한 하승진에게 100만원, 심판 판정에 항의했던 김승기 전 감독에게 200만원, 그리고 유니폼을 찢은 벤슨에게 500만원이었다. 당시 DB 선수단과 이상범 전 감독은 총 350만원을 모아 벤슨에게 전달, 사실상 500만원의 제재금이라는 징계 결과는 과하다는 표현을 했다.
이에 KBL은 "선수가 경기장에서 유니폼을 찢는 건 리그와 구단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이며, 프로 선수가 갖춰야 할 덕목을 저버린 것으로 중징계가 필요하다. 향후 이와 유사한 행위 발생 시 선수 자격을 제한하는 등 제재 규정을 강화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8년 전 KBL은 유니폼을 찢는 행위에 대해 엄격했다. 몇몇 농구 관계자들은 벤슨이 다수의 테크니컬 파울을 범한 전적이 있어 가중처벌이 됐을 거라는 해석도 있었지만, 해당 시즌에 벤슨보다 더 많은 테크니컬 파울을 범한 찰스 로드도 최대 2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받았었다.
또 하나의 비슷한 사례로, 게이지 프림은 KBL 입성 첫해였던 2022년 통영 컵대회에서 경기 종료 직후 유니폼을 찢었다. 그러나 정규리그가 아닌 컵대회였기 때문이었는지, 경기 종료 후라는 시점 때문이었는지 프림은 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리그와 구단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결국 출범 29년의 역사 속에서 KBL은 아직까지도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데에 있어 정확한 잣대를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KBL의 재정위원회는 현재 회원사들의 총재사 순환이 이루어지기 전부터 새로운 총재가 부임할 때마다 새롭게 구성원을 꾸려왔다. 몇 년마다 징계를 결정하는 구성원이 달라진다는 건데, 그렇다고 해서 같은 행위에 대한 다른 징계 결과를 "8년 전 KBL과 지금의 KBL은 다르다"라고 설명한다면 분명한 모순이다. 결국 모두 한국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결정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KBL은 지난 8년 동안 유니폼을 찢는 행위와 유사한 케이스에 대해 제재 규정을 강화하지도 않았다. 강화됐다면, 이번 마레이에 대한 징계가 90만원 제재금에서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출범 30주년에 가까워진 KBL이 조금 더 질서 있는 리그가 되고자 한다면 구성원들에게 내미는 회초리도 분명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https://m.sports.naver.com/basketball/article/398/0000095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