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의견을 듣기 위해 익명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A선수는 “운동이 끝나고 하는 거라 솔직히 말하면 피곤하다. 그렇지만 해야 되는 이유는 당연한 게 있다. 팬을 위해서. 어떻게 보면 팬과 선수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개인 소셜미디어와 구단 채널도 있지만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팬과 더 많이 소통할 수 있게 됐다. 냉정하게 팬들이 올스타게임 아니면 언제 선수들이 재밌고 망가지는 모습을 보겠나. 그래서 프로 선수라면 당연히 해야 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솔직히 말했다.
A선수의 말은 한 번 더 핵심을 건드린다. “우리가 항상 하는 얘기가 있지 않나. ‘찾아와주신 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말. 경기 많이 찾아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게 감사하다. 그러니 팬들이 좋아하는 것에 우리도 맞추려고 해야 한다. 당연히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라고 했다.
이어 “어떤 콘텐츠를 찍을 때, 그 주어진 상황(게임 같은)을 잘하는 걸 팬들이 원하는 게 아니다. 그냥 우리가 이걸 몰입해서 하는 걸 재밌게 봐주시는 거다. 농구만 하는 사람들이 다른 걸 하는 게 흥미로운 부분이다. 그러나 선수마다 성향 차이가 있다. 즐겨하는 선수와 부담스러워하는 선수는 분명히 있다. 그래도 이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선수의 성향 차이는 분명히 존중받아야 한다. 다만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라는 타이틀에는 책임이 따라붙는다. 공중파와 대형 노출을 경험한 스타 선수일수록 연맹 혹은 구단 채널을 작게 보는 순간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본업이 농구 선수라면 리그의 토양을 가볍게 밟아서는 안 된다. 작은 채널이 아니라 리그의 입구이자, 새 팬이 들어오는 문일 수 있다.
A선수는 이 현상에 대해 “사실 공중파 나오다가 다시 리그에서 촬영하는 게 다소 시시한 느낌일 수는 있다. 그렇지만 우리의 본업은 농구 선수다. 이거에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방해를 받는다 싶으면 정중하게 거절을 해야지, 무시하고 짜증스러운 말투로 하면 안된다. PD들도 사람이다”며 말했다.
여기에는 균형의 원칙이 있다. 당연히 그렇겠지만 제작진도 선수의 경기력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해야한다. 선수도 제작진의 노력과 팬의 기대를 가볍게 보지 않아야 한다. 미디어는 갑과 을이 아니라 공생에 가깝다. 서로가 서로의 성장을 돕는 구조가 되어야 발전하지 않을까.
A선수는 또 이렇게 짚었다. “‘팬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는 말이 있지만 막상 하면 귀찮고 힘드니까 잘 안 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사실 앞뒤가 다른 거다. 개인적으로 아쉽지만, 욕을 먹을 행동을 한 거다. 정말 어디가 안 좋아서 빠진다고 하던가 못 하겠으면 정중하게 말하는 것도 방법이었다. 해당 선수가 촬영 자체를 거부한 건 아니지만 이왕 할 거면 열심히 했으면 좋았을 상황이다. ‘아쉽다’는 표현이 가장 알맞은 것 같다”고 바라봤다.
‘팬을 위한다’는 말이 빈 껍데기가 되지 않으려면 약속을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
https://m.sports.naver.com/basketball/article/065/0000290936
솔직하게 들으려고 익명으로 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말 되게 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