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의 이러한 고공 행진에는 숨겨진 이유가 있었다. 외국 선수 숀 롱이 팀에 녹아들려는 노력을 보였기 때문.
사실 롱은 기량으로만 놓고 보면 KBL에서 손꼽히는 선수이다. 하지만 과거 현대모비스 시절 롱은 자신에게 공격 롤이 주어지지 않으면 수비를 등한시 하는 등 기복있는 모습을 보였다. 롱의 이러한 모습을 금쪽이에 빗대어 '롱쪽이'라는 기분 나쁜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KCC에서 롱은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신에게 공이 오지 않더라도 스크린을 걸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며 공격 리바운드에도 철저히 가담하고 있다. 그 결과 롱은 이번 시즌 평균 12.3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으며 5.8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다.
두 부문 모두 개인 커리어 하이 기록이며 리바운드는 아셈 마레이에 이은 리그 전체 2위, 공격 리바운드는 전체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과거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짙었던 롱은 최근 크리스마스를 맞아 고가의 시계를 직접 구매해 팀원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NBA에서만 볼 수 있었던 문화를 롱이 KBL에도 전파한 것.
롱의 선물을 받은 KCC의 신인 윤기찬은 "프로에 와서 맞이하는 첫 크리스마스인데 이렇게 선물도 받으니 정말 기분이 좋고 팀에 대한 소속감도 더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나중에 저도 고참이 되면 후배들에게 이러한 관행을 이어가고 싶다"라고 기뻐했다.
사실 롱이 이렇게 달라진 데에는 숨은 조력자가 있었다. 바로 2옵션 외국 선수 드완 에르난데스가 모범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
평소 낙천적이고 활발한 성격의 에르난데스가 팀원들과 잘 어우러지자 롱 역시 어떠한 감정의 변화를 느꼈을 것.
이러한 와중 에르난데스에 대한 미담도 이어졌다. 곧 득녀를 앞둔 KCC의 한 구단 직원에게 에르난데스가 다량의 기저귀를 선물한 것이다. 화려한 포장이나 멋진 선물은 아니었지만 에르난데스의 살뜰한 마음에 깊은 감동을 느꼈다고.
KCC 관계자는 "포장은 투박할 수 있지만 에르난데스가 저를 얼마나 축하하는지 충분히 느꼈다. 제가 입사한 이래로 외국 선수에게 이러한 선물을 받은 적이 처음인 것 같은데 너무나 행복하고 롱과 에르난데스가 부상 없이 시즌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라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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