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정다윤 기자] 최근 자유투를 방해하는 영상이 뜨거운 화제가 됐다.
요즘 소셜미디어 피드를 보면 농구장에서 날아드는 가래떡같이(?) 생긴 기다란 소품과 눈이 빙글빙글 어지러울 정도로 회전하는 응원 도구가 눈길을 끈다. KT 치어리더와 팬들이 자유투 순간 상대 선수의 집중을 흐트러뜨리기 위해 준비한 장면이다.
해당 영상은 이미 조회 수 760만 회를 넘어섰고, 다른 플랫폼에서도 150만 회 이상 확산되며 알고리즘을 타고 번지고 있다. 공중파 뉴스에서도 다루어질 만큼 화제가 커지자, 농구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 “농구 왜 이렇게 재밌냐”며 영상을 소비하고 있다.

자유투 방해는 어느새 하나의 응원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 시작은 KT의 ‘하윤기 헐크 풍선’이었다. 거대한 초록색 풍선이 흔들릴 때마다 선수의 집중력이 흔들리고 관중석에서는 폭소가 터져 나온다. 소노는 ‘ㅋㅋㅋ’가 반복된 플래카드로 맞불을 놨고, 상대 최준용(KCC)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혀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서도 마스코트가 대머리 공격(?)을 하거나, 팬들이 클래퍼를 흔들며 각자의 방식으로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화제의 영상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이 정도면 선 넘은 것 아니냐”는 비판과 “농구장을 즐기는 새로운 문화일 뿐”이라는 옹호가 공존한다.
농구를 자주 보지 않는 일반 관객이라면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신체적 접촉이나 물리적 피해가 없는 한, 이 정도의 응원은 경기장의 흥을 살리는 장치가 될 수도 있다. 구단이 팬과 함께 만드는 이러한 연출은 농구를 ‘관람형’에서 ‘경험형’으로 확장시키며 직관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자유투 방해는 농구가 관중과의 소통 방식을 새롭게 실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그래서 궁금했다. 실제 자유투 라인 앞에 선 선수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소노 선수들에게 직접 물었다.

네이던 나이트
그것 또한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홈 코트 어드밴티지’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그런 요소들이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 어떤 선수는 그런 게 방해가 되고, 어떤 선수는 전혀 신경 안 쓴다. 그건 알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팬들이 나와서 우리 팀의 ‘여섯 번째 선수’가 되어주는 걸 감사하게 생각한다. 자유투 라인에 서 있는 실제 수비수처럼 느껴지기도 하니까. 정말 멋지다.
그런 게 경기를 더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팬들과 우리 선수들이 서로 교감할 수 있게 한다. 작은 요소들이 경기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것 같다. 그 에너지와 분위기가 정말 중요하다.
정희재
좋은 거 같다. 홈 팀의 이점이다. 이런 문화가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다. 안 들어가면 통한 거고 들어가면 아무 소용이 없는 건데 단 1%라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이번 시즌에 수원에 가진 않았지만 예전 하윤기 선수 헐크 풍선이 약간 신경쓰이긴 하더라. 그냥 안 보면 된다(웃음). 그런 문화는 팀만의 상징이다. NBA에서는 더 심하기도 하다. 농구장만의 재밌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그런 거 하나 하나가 팬들을 유입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 물리적으로 가하는 게 아니지 않나. 그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방해 요소다.
이정현
재밌다. 실제로 방해가 된다(웃음). 자유투 라인에 서면 옆에서 뭔가 움직이는 게 느껴지니까. 안 보려고 하지만 흐릿하게 보인다. 이런 문화가 앞으로 계속 발전하고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우리 팀도 그런 게 있고, 요즘은 다른 팀들도 계속 하고 있다. 최근 KT 영상도 봤는데 좋고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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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정말 효과가 있을까. 아쉽게도 대부분의 선수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다만, 이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윤기(KT)는 “솔직히 아직은 잘 모르겠다(웃음). 경기 중에는 진짜 정신이 없다. 그래서 아무 생각하지 않고 자유투를 쏘는 것 같다. 상황이 급박하니까 사소한 걸 신경 쓰기 힘들다. 선수마다 다를 것 같지만, 난 그런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김선형(KT)은 “크게는 신경 쓰이지 않는 것 같다. 경기에 몰입하면 시야에 림 말고 다른 건 잘 안 들어온다. 어떨 때는 너무 집중해 지인을 초대해 놓고 그냥 집에 가는 경우도 있다. 그 정도로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면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기상(LG)도 “개인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난 경기 중에 사실 잘 모르겠다(웃음). 시야에 들어오지 않을 때가 있다”고 했다.
‘조선의 슈터’ 역시 비슷한 의견이었다. 조성민 tvN SPORTS 해설위원은 “순간 나오는 상황들이 선수들을 힘들게 하는 거다. 그냥 자유투를 던질 때는 큰 영향은 없다. 던질 때 시야는 보통 림에 고정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크게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경은 감독은 자신감과 연결돼 있다고 바라봤다.
“보통 자유투 성공률이 낮은 선수들이 신경 쓸 것 같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성공률이 낮은 선수들은 시도할 때 온갖 생각을 다 한다. 림만 보여야 하는데 뺑글뺑글 도는 게 보이니까. 이게 자신감이 떨어져서 주위가 막 보이는 것이다”라는 게 그의 견해였다.
‘최고령 챔피언결정전 MVP’ 허일영(LG)의 말에서도 알 수 있었다. “자유투 방해요? 전 그거 하는지도 몰라요(웃음). 신경을 안 쓰니까. 굳이 말릴 필요도 없고요. 전 뭐 이미 긍지를 넘어섰죠.”
자유투 라인 위에서 영향을 받는 건 외적인 요소가 아닌,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점프볼 홍성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