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훈은 “후회와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았는데 막상 결정하니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한 기대가 크다. 선수는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그동안 티를 내지 않았지만,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 특별한 부상이 있었던 건 아니다. D리그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1군은 차이가 크다. 스스로 자신감이나 농구 감각이 떨어진 것 같아 결정을 내렸다. 시원섭섭하다”라고 말했다.
다른 팀에서 명예를 회복하는 것에 대한 고민은 없었을까. 유병훈은 이에 대해 묻자 “없진 않았다. 고민했지만, 다른 부분을 준비하는 게 멀리 내다봤을 때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은퇴)결정이 어렵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진가를 발휘한 시절도 있었다. 2012-2013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창원 LG에 지명됐던 유병훈은 2013-2014시즌에 김시래의 백업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고비마다 3점슛도 터뜨리는 등 식스맨으로 존재감을 발휘해 LG의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유병훈은 LG 소속으로는 2002-2003시즌 박규현 이후 처음으로 식스맨상을 수상했다.
유병훈 역시 “신예 시절 (김)종규가 팀에 합류해 정규리그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또한 선수라면 누구나 우승에 대한 열망이 클 것이다. 내가 실질적으로 코트에 있었던 건 아니지만, 지난 시즌 KCC가 우승한 것도 잊지 못할 선물이었다”라고 선수 생활을 돌아봤다.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운 건 아니지만, 유병훈의 목표는 지도자다. 유병훈이 주위의 만류에도 미련 없이 은퇴를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동료나 형들이 특히 아쉬워했지만, 지인들에게서 조언을 구했다. 은사님들을 찾아가 여쭤보기도 했다. 어린 나이가 아닌 만큼, 세상을 넓게 봐야 하니 (선수 생활에)얽매이지 말라는 얘기도 들었다. 결국 선택은 내가 해야 했다. 아쉬워하는 선수들의 마음은 감사하지만, 내 생각은 지도자 쪽으로 기울었다.” 유병훈의 말이다.
유병훈은 또한 “은퇴 직후여서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건 아니다. 지도자에 대한 고민은 2년 전부터 했다. 이전까지는 아예 생각이 없었는데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새로운 패턴을 보고 공부하는 것에 대한 재미가 생겼다. 힘든 부분도 있겠지만, 공부를 조금씩 하다 보니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자리가 생기는 건 아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공백기 동안 공부를 많이 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갑작스럽게 은퇴를 택한 만큼, 팬들을 향해선 “죄송하다”라는 말을 전했다. 유병훈은 “경기력이 좋을 때 많이 응원해 주신 것은 물론, 어려운 상황일 때도 잊지 않고 소셜미디어나 체육관에서 따뜻한 한마디를 해주셨다. 그게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감사하기도, 한편으로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다. 그래도 농구와 관련된 일을 계속하겠다고 결심한 만큼, 받은 부분을 돌려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라며 작별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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