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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인삼) [12월호] 만족을 모르는 선수, KGC 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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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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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은 없다

변준형은 센세이셔널한 선수다. 한국의 농구 문화 속에서 변준형 같은 테크니션이 프로에 등장하고, 이렇게 정상급 선수로 활약하는 일은 흔치 않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어도 독특한 건 독특한 거다. 변준형의 드리블과 기술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그리고 그의 플레이는 곧 승리로 연결된다. 데뷔 4년차. 변준형은 이미 두 차례의 챔피언결정전과 한 번의 우승을 경험한 엘리트 레벨의 선수다.

탄탄대로만 걸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마 시절부터 변준형은 물론 남다른 선수였다. 청소년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고 또래 중 최고 수준의 유망주로 명성이 자자했다. 하지만 변준형이 농구를 시작한 계기는 '웃프게도' 다이어트였다.

"그때 살이 좀 많이 쪘었어요.(웃음) 제가 다른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그때 단구초등학교 농구부 감독님이 우리 학교에 농구할 아이를 스카우트하러 오신 거예요. 제가 그때 반에서 제일 컸거든요. 그래서 저한테 제의를 하셨는데 어머니께서 그 애기를 듣더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그때 살이 좀 많이 쪄 있었고, 부모님은 제가 운동을 좀 했으면 하는 마음이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살도 뺄 겸 농구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농구가 재밌는 거예요. 제가 원래 구기 종목을 좋아해서 축구, 농구, 야구 이런 거를 동네서 친구들이랑 많이 했었거든요. 그래서 신나서 막 농구를 했어요. 그때 제가 팀에서 제일 키가 커서 주전 센터로 뛰다 보니까 재밌어서 농구를 계속하게 됐죠."

농구의 어떤 매력이 변준형을 끌어당긴 걸까.

"솔직히 그때는 무슨 플레이를 한다고 할 게 없었어요. 거의 골밑에서 잡아서 넣고 열심히 뛰어서 놓고 그랬죠.(웃음) 그냥 지금 생각하면 아쉬운 건 있어요. 그때 드리블 같은 걸 열심히, 많이 연습했더라면 지금보다 더 잘하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이 들어요."

실제로 변준형은 제물포고에 다닐 당시 인터뷰에서 자신의 약점을 드리블로 꼽았던 바 있다. '카이리 준형'이라고 불리는 변준형의 테크닉을 생각하면 다소 뜻밖의 과거다.

"그때까지만 해도 센터는 리바운드를 하고 포워드는 돌아다니면서 슛하고 가드들은 볼 운반을 하고 이런 식으로 농구를 했어요. 훈련도 그걸 위한 걸 많이 했죠. 그래서 저는 어릴 때 드리블 훈련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제가 드리블이 약점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지금도 강점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죠. 그래서 어렸을 때는 진짜 심한 약점이라고 생각해서 나중에는 드리블 연습을 진짜 많이 했었어요. 솔직히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드리블을 약점이라고 생각하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고등학교에 올라오고 점점 포지션이 센터였다가 포워드, 가드로 가면서 드리블이 너무 약한 게 느껴지더라고요. 공격할 때 제가 수비수를 뚫을 방법이 아예 없었어요. 그래서 야간에 혼자 드리블 연습을 많이 했죠."

"대학교 고학년쯤 되니까 이제 어느 정도 괜찮아지더라고요. 수비수를 뚫을 정도요? 그 정도는 아니고 뺏기지 않을 정도는 됐던 것 같아요."

아차. 이건 아니다 싶었다. 1대1 능력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동국대 변준형을 농구 팬이라면 모두가 아는데. 본인의 기술을 너무 과소평가 하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

"제가 사실 저 자신에 대한 기대치가 좀 높아요."

운동선수에게 만족은 곧 도태로 이어진다. 자신의 플레이에 만족하고, 자신의 농구에 만족하는 순간, 그 선수는 도태된다. 변준형이 데뷔 후 어린 나이에 리그 정상급 팀 KGC인삼공사에서 뛰면서도 안주하지 않고 계속 성장을 거듭했던 이유. 그건 본인에 대한 높은 기준점이었다.

"저의 플레이에 대한 만족감은 지금도 한 20%나 30%? 밖에 못 줄 것 같아요." 변준형이 미소가 사라진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예를 들어서 이런 거예요. 오늘 경기를 했는데 마음에 안 든 게 있잖아요? 그러면 그걸 계속 되새겨요. 화가 나요. 사실 오늘도 어제 경기(삼성전) 때문에 화가 좀 많이 났었어요. 오늘 쉬는 날인데 아침 7시부터 눈이 떠지더니 갑자기 화가 정말 많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7시부터 혼자 계속 그러고 있었어요."

"졌다고 해서 모든 경기에 그런 건 아니에요. 제가 경기를 하면서 저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으면 이러는 것 같아요. 어제 경기는 좀 많이 느꼈거든요. 어제 같은 경우는 제 수비도 아쉬웠고, 포인트가드로서 운영도 잘못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 계속 기분이 다운된 상태로 다음날을 보내는 거죠."

자신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만들었기 때문일까? 지금 변준형의 눈에 과거의 자신은 "허세가 심하고 어깨에 힘이 들어갔던 선수"로 보인다고 한다.

"제가 원래 고등학교 3학년 때 어깨에 힘도 많이 들어가고 뽕(?)도 많이 차올랐었거든요. 나밖에 모르고, 내가 최고고 막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허세도 심했고 이것저것 의식하는 것도 많았고요. 그게 빠지는 데 시간이 걸렸어요. 대학교 올라가면서부터였던 것 같아요. 대학 3학년쯤 지나니까 그게 사라지더라고요."

"고등학교 때까지 제가 최고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최고인줄 알았는데 대학교 올라가고 한 3, 4학년 때부터는 제가 저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가 좀 낮아졌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보다 드리블도 잘 못하고 슛도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패스는 많이 부족했고요. 경기를 할 때 그 부분에 대해서 만족스러운 플레이가 그래도 나와야 하는데 만족을 못하니까 제가 저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져버리더라고요."

"노력을 안 한 건 아니에요. 사실 많이 노력했어요. 그런데 선수들은 저 빼고 원래 노력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이만큼 노력하면, 또 다른 선수들도 이만큼 노력하니까 결국 똑같아지고 그러니까 힘들었어요."

https://sports.news.naver.com/news?oid=398&aid=000006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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