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근처에 친한 길냥이가 있어 아침에 만나서 인사하고 점심 때 올 테니 기다려달라고 했어
알아들은 건지 점심 때도 있더라 저 멀리서 동그마니 앉아있는 뒷모습 보고 얼른 다가가는데 왠 백발 할저씨가 지 와이프랑 지나가다 말고 바로 옆에서 일부러 발 쾅 굴러서 놀래키고 가는 거야
걔 진짜 아무것도 안했어 길 한가운데도 아니고 가장자리에 얌전히 앉아있었다고 근데 그걸 굳이 가서 발을 굴러서 놀라게 해?
머리 백발인 거 보니 나이 자실 만큼 자셨고 허리 꼿꼿한 거 보니 치매도 아닐 텐데 뭐 저딴 인간이 다 있지
너무 빡쳐서 나이를 어디로 먹은 거야 왜 동물한테 난리야! 하고 소리지르니까 쪽팔린 건 아는지 빠르게 걸어가더라
맘같아선 쫓아가서 따지고 싶은데 그 인성으로 나중에 냥이한테 해코지할까봐 못했어
혼비백산 놀랐던 애가 나 발견하더니 서럽게 울면서 다가오더라 마음 아파 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