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넘은 노묘라 심장신장관절 다 안좋은데 잘 버티다가
흉수 한 번 차기 시작하니까 순식간에 나빠지더라
며칠전부터는 밥도 안 먹어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더라고
오전에 병원 갔다와서 내내 산소방 안에 누워있었어
잠도 안오는지 눈 뜨고 숨만 힘들게 쉬고
그러다가 입으로 숨 크게 힘들게 몇 번 쉬면서 다리 떨고 고개 흔들고 하더니 그대로 가버렸어
옆에서 허둥지둥하고 가족들 불러오느라 잘가라고 인사도 못했어
내일 오후 장례식장 예약하고 계속 얘 쓰다듬고 부비고 있어
내가 제대로 못해준게 너무너무 많아
새끼때 바쁘다고 잘 못 놀아줬어
화장실도 진작에 큰 걸로 바꿔줄걸
병원도 더 자주 갔어야했어
나하고 만나고 살아줘서 정말 고마워
다음생엔 더 좋은 집사 만나야해